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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2015 여성영화 베스트 5+




추운 날씨와 거리에 흘러나오는 캐롤에도 연말이 왔음을 실감하지 못했는데, 다양한 매체에서 올해의 베스트 영화 리스트를 발견하고는 비로소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실감한다. 2015년은 국내외 다양한 여성영화가 소개되었고, 지난 5월 27일부터 6월 3일까지, 8일간 메가박스 신촌에서 개최된 제1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통해서도 37개국 111편의 영화가 관객을 만났다. 

2015년을 제대로 마무리하고, 2016년을 산뜻하게 준비하기 위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스태프 페미니스타 김아중이 2015 여성영화 베스트 5를 선정했다. 득표수 또는 순위와 관계없이 올 한해 관객을 만난 여성영화를 정리하고, 작품을 소개하고자 5+ 목록 전체를 공개한다. 






<마이 스키니 시스터> (스웨덴, 2015, 95분, 극영화, 산나 렌켄 감독)

• 사춘기를 겪는 스텔라와 섭식장애를 겪는 피겨스케이터인 언니 카티야 사이의 미묘한 질투와 동경 그리고 우애를 다룬 성장영화. 영화는 자매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감정적 변화를 섬세하고 사려 깊게 포착한다. 그들만의 방식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자매의 우애를 되찾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이 두 소녀의 고민, 방황 그리고 자매애를 응원하고 싶은 마음을 자연스럽게 들게 한다.  프로그램 팀장 김지연

• 풋풋하고도 솔직한 성장 영화. 솔직함은 그냥 표현되지 않는다. 그것은 직접적인 경험과 그 경험으로부터의 진지한 성찰이 잘 조화될 때 가능하다. 산나 렌켄 감독은 스스로 식이장애를 경험했던 여성으로서 담담한 관찰적 거리를 통해 그것을 잘 이뤄냈다.  프로그래머 조혜영 

• 제1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작 / 아카이브 보라 작품 


 <와일드> (미국, 2014, 119분, 극영화, 장 마크 발레 감독)

• 리즈 위더스푼은 '금발이 너무해'로 우리나라에 친숙한 배우다. 화려하기만 할 줄 알았더니 이런 연기, 이런 분위기에도 녹아드는 반전을 보였다. 상처와 그리움을 덤덤하게 인정하고 묵묵한 걸음으로 내일을 향해 그야말로 '걸어가는' 셰릴을 보며 나도 여행을 준비하고 싶어졌다. 영화 외적으로, 여성 영화와 여배우들 활동 범위를 넓히려 노력 중인 리즈 위더스푼의 최근 행보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페미니스타 김아중

• 한 여성이 과거의 자신을 버리고 새로운 인생을 마주하기 위해 자신만의 고행으로 트레킹을 떠나면서 겪는 순간들을 사실적으로 그린 로드무비. ‘와일드’한 자연 속에서의 주인공에 겪는 외적/내적 경험을 관객 (특히 여성관객)이 공감하며 체험할 수 있는 영화. 리즈 위더스푼과 로라 던의 인상적인 연기와 더불어 리즈 위더스푼이 여성영화에 대한 목마름으로 스스로 설립한 영화사가 제작한 작품으로 영화산업의 성 불평등을 타파하고자 하는 리즈 위더스푼의 훌륭한 반격의 유효성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프로그램 팀장 김지연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미국, 2015, 120분, 극영화, 조지 밀러 감독)


• 퓨리오사 같은 여성 영웅이 필요한 시대! 총무회계 팀장 김윤정

•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에서 여성영웅을 중심으로 극을 전개해 나가고, 남/녀/노/소(맥스, 눅스, 젊은 브리더 무리와 부발리니 부족의 할머니들)를 막론하고 이들의 현명한 연대방식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액션 블록버스터에 요구되는 영화적 쾌감을 충실히 보여주면서도 살아(남아)나감에 대해 사유할 수 있는 거리를 던져주는 작품이다. 시리즈의 다음 편이 굉장히 기다려진다! 프로그램 팀장 김지연 

• 앞에서 달리는 전사와 뒤에서 엄호하는 엄마-소녀, 그리고 옆에서 지지하는 맥스. 가히 최고의 반전 캐릭터들이라 할 만한 이들의 로드무비가 액션블록버스터의 새로운 장을 연다. 아카이브 보라 담당 채희숙

• 어떤 말이 필요 있으랴. 퓨리오사와 여성들의 연대를 찬양하라. 프로그래머 조혜영 





<세컨드 마더> (브라질, 2015, 114분, 극영화, 안나 무이라에르트 감독) 

• 모녀관계와 계급문제를 첨예하게 다루면서도 유머와 감동을 잊지 않는 브라질에서 온 사랑스러운 수작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최진아 

• 엄마와 딸의 틀어진 관계와, 각각의 입장이 너무 이해가 잘되었고 공감이 되어 좋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쯤 물이 얼마 남지 않은 수영장에서 물장구를 치던 엄마의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어찌 보면 별 것 아닌 것 같은 행동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실린 의미가 컸던 것 같아요. 대외협력실 후원회원 담당 박솔지 

• 제1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상영작 / 아카이브 보라 작품











<거짓말> (한국, 2014, 97분, 극영화, 김동명 감독)  

• 끝도 없이 이어지는 거짓말에 결국엔 극단으로 치닫고 마는 주인공을 보며, 마치 내 안에 꽁꽁 숨겨 두었던 비밀을 들킨 듯한 느낌. 사람들 사이 미묘한 감정을 간담이 서늘해질 정도로 예리하게 포착해 내는 작품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최진아 

• 자본주의 세계에서 부정적 여성성이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유리날처럼 날카롭게 묘사한 수작 

   프로그래머 조혜영 

• 제1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상영작


<차이나 타운> (한국, 2014, 110분, 극영화, 한준희 감독) 

• 2002년작 <피도 눈물도 없이> (류승완) 이후 13년만에 등장한 여성 느와르. 김혜수 언니, 사랑합니다.  

  사무국장 허경 

• 이 영화는 어느모로 봐도 전혀 만족스럽지 않다. 장르적으로도, 만듦새로도, 혹은 여성주의적 관점에서도. 그런데도 이상하게 계속 생각나는 영화다. 생존경쟁의 시대에 모성은 어떻게 존재하는지, 왜 오늘날 모친살해가 일어나는지, 딸이 생존의 힘을 기를 수 있도록 신자유주의 어머니가 가르치는 교훈은 무엇인지, 모계는 어떻게 이어지고 가모장의 공동체는 어떻게 구성되는지, 사실 답은 없고 질문만 가득한 영화다. 그리고 그 질문은 이전 한국영화에서는 거의 던져지지 않았던 듯하다(봉준호 감독의 <마더>가 있었지만, 그 영화는 여전히 아들을 보호하려는 모성에 국한해 이야기한다). 그런 면에서 의의가 있고, 올해 좋았던 나만의 영화로 뽑고 싶은 영화 

  프로그래머 조혜영 

• 2015 최고의 여여케미! 단연 김혜수, 김고은! 대외협력실장 김태선 

 <레드 마리아 2> (한국, 2015, 120분, 다큐멘터리, 경순 감독) 

• 순수한 소녀와 매춘부, '지켜야 하는 여성'과 '보호받을 가치조차 없는 여성'이라는 뿌리깊은 이분법에 대한 차분한 문제제기. 올 하반기에 처음 선보인 이래 내년까지 뜨거운 논란을 촉발할 것으로 기대되는 작품
  
 사무국장 허경 


• 엄마와 여성, 성녀와 창녀, 위안부와 매춘부, 젠더와 노동 등이 빚어내는 간극과 공명 사이에서 우리사회가 품은 논쟁과 이야기 거리들을 게워놓는 용기  아카이브 보라 담당 채희숙

<밤을 걷는 뱀파이어 소녀> (미국, 2014, 104분, 극영화, 애나 릴리 아미푸르 감독)  

• 히잡을 쓰고 스케이트 보드를 타는 이란 뱀파이어 소녀를 주인공으로, 호러, 웨스턴 등 온갖 장르를 혼합하고 변주하는 가운데 느껴지는 기이한 페미니스트적 징후들이 묘하게 짜릿하다.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최진아 

<무스탕> (프랑스, 2015, 97분, 극영화, 데니즈 감제 에르구벤 감독) 

• 여성에 대한 폭력이 빈번하게 자행되는 터키의 어느 시골 마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더 예쁜 소녀들의 치열하고 가슴 짠한 생존기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최진아 

• 터키 한 시골의 다섯 자매가 가부장체제 속에서 각자의 삶을 위한 선택을 보여주는 작품. 여전히 철저한 가부장체제를 고수하고 있는 터키에서 결혼이 ‘여성’에게 최고의 덕목임을 강요하는 아버지에 대해 반항하는 다섯 자매 캐릭터들의 개성이 아름다운 촬영과 함께 돋보인다. 특히 막내딸의 자유를 향한 지칠 줄 모르는 도전과 탈출은 깊은 인상을 남긴다. 첫 장편을 만든 데니즈 감제 에르구벤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프로그램 팀장 김지연 
• 터키의 외딴 마을, 혼전순결을 중요시하는 가정에서 사랑과 성적 자유를 쟁취하려 분투하는 다섯 소녀들의 이야기를 완성도 있게 그려낸 수작 프로그래머 강바다 



<걸후드> (프랑스, 2014, 112분, 극영화, 셀린 시아마 감독) 

• 파리 외곽에 사는 흑인 여고생들의 우정을 다룬 영화. 네 명의 소녀들이 학교, 지하철역, 쇼핑센터 등을 무리를 지어 다니며 어울려 노는 이들의 ‘현재’를 보여주면서 동시에 파리 교외 빈민의 삶으로 힘들어하는 또 다른 ‘현실’도 동시에 보여준다. 특히 호텔에서 리한나의 <다이아몬드>를 따라 부르며 춤추는 장면은 이들이 자신들을 둘러싼 괴로움을 벗어던지고 반짝 빛나는 청춘의 ‘지금’을 즐기는 모습이 절대 잊을 수 없는 영화적 순간이다.

  프로그램 팀장 김지연

• 제1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상영작


<너는 착한 아이> (일본, 2015, 121분, 극영화, 오미보 감독)  

• 재일 한국인 오미보 감독의 네번째 장편, 나카와키 하쓰에의 동명의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 다양한 인물들의 관계 안에서 일상적인 문제들을 섬세하게 다룬 연출력이 굉장히 돋보인 작품  프로그래머 강바다 

<트윈스터> (미국한국영국, 2014, 89분, 다큐멘터리, 사만다 푸터먼, 라이언 미야모토 감독) 

• 각각 다른 국가로 입양되었던 쌍둥이 자매가 유튜브 동영상과 페이스북을 통해 우연히 만나게 되는 특별한 경험을 담은 사적 다큐멘터리. 근래 본 다큐멘터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프로그래머 강바다 



<내일을 위한 시간> (벨기에•프랑스•이탈리아, 2014, 95분, 극영화,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감독)   

• 동료의 복직이냐 보너스이냐를 두고 벌이게 될 투표에서 복직을 얻어내기 위해 주말 1박2일동안 16명의 동료를 빠짐없이 만나야만 하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통해, 글로벌 노동시장 안에서 익명으로 소모되고 있는 개인들을 들여다보게 하는 작품. '노동'과 '경제'라는 거창한 주제와 '개개인의 사정'이라는 사적인 이슈가 이렇게 한 작품 안에 공존할 수 있다는 것도 신기하지만, 감정의 과잉 없는 담담한 묘사로 벅찬 감정을 끌어내는 연출력이 놀랍다.  사무국장 허경 

<편지> (한국, 2014, 16분, 다큐멘터리, 이현정 감독) 



• 동남아에서 온 결혼 이주 여성을 대하는 한국사회의 냉혹함에 대해 덤덤하면서도 날카롭게 환기시킨다. 한국인 남편의 폭력으로 생을 마감한 젊은 베트남인 여성이 사건 발생 전에 남편에게 보낸 편지를 베트남어와 한국어로 반복해 낭독하는 단순한 형식을 통해 오히려 더 큰 안타까움과 반성을 자아내는 작품  사무국장 허경 

• 제1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상영작


 <스틸 플라워> (한국, 2015, 81분, 극영화, 박석영 감독) 


• 세상이라는 거친 파도에 용감히 맞서는 어린 소녀의 결기가 제대로 배우지 못한 탭막춤을 타고 흐른다. 정하담이라는 자유로운 배우를 만나는 기쁨은 덤  사무국장 허경 


<이다> (폴란드•덴마크, 2013, 82분, 극영화, 파벨 포리코브스키 감독) 


• 오프닝 시퀀스부터 전개 내내 위태로운 감정을 느꼈다. 흑백 영화의 절제된 연출이 상황의 안타까움을 더욱 극대화시켰다. 이 영화가 조금이라도 불편했다면 아마도 이다를 따라가며 마주해야할 과거와 현재의 굴레를 봤기 때문이 아닐지 생각이 든다. 아름다운 여백이 펼쳐진 수묵화를 본 것 같은 느낌이었고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어지는 작품이다. 페미니스타 김아중 


 <종이달> (일본, 2014, 126분, 극영화, 요시다 다이하치 감독) 


• 아이러니가 연속적인 이 영화를 관객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있었던 것은 감독과 배우의 합이 잘 맞았기 때문이다. 스릴러 영화로 시선을 가져가고 그 안에 커다란 그림을 펼친 요시다 다이하치 감독의 연출력이 무릎을 탁 치게 만든다. 미야자와 리에의 푸른빛 도는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감정의 진폭이 크지 않지만 그 얼굴과 대사에서 전달되는 톤은 배우로서 닮고 싶은 한 부분이었다. 페미니스타 김아중 


헝거게임 시리즈 (미국, 2012-2015, 극영화) 

<헝거게임 판엠의 불꽃> 게리 로스 감독 

<헝거게임 캣칭 파이어>,<헝거게임 모킹제이>, <헝거게임 더 파이널> 프란시스 로렌스 감독 


• 부패한 어른들의 권위 따위, 그리고 경쟁이 유일한 생존법칙이라는 강령 따위에 우아하게 화살을 날리고 스스로 길을 내어가는 소녀의 강단과 힘에 모킹제이(영화에서 소리를 흉내내는 새의 이름) 되기 아카이브 보라 담당 채희숙


<심경>  (한국, 2014, 2분, 애니메이션, 김승희 감독) 


• 스스로 자신의 마음의 거울을 들여다 본적이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 짧지만 진지한 긴 여운을 남긴다. 대외협력실 팀장 신지현

• 2분의 러닝타임 안에 자아, 몸, 노동, 꿈, 도전, 관계, 인생 등에 대한 복합적이고 촘촘한 마인드 팔라스가 음악과 풀벌레 소리, 리듬과 함축적인 이미지를 통해 펼쳐지는 인상적인 애니메이션, 미래가 몹시 기대되는 감독 

  프로그래머 강바다 

• 제1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상영작

<리허설> (스웨덴, 2008, 5분, 극영화, 마리아 엥 감독)


<옆집 소녀의 러브레터> (스웨덴, 2012, 15분, 애니메이션, 사샤 퓔스터 감독)  


• <리허설>과 <옆집 소녀의 러브레터> 두 작품 모두, 성과 젠더를 자연스럽게 경험하며 주체적으로 배워가는 모습이 매우 사랑스럽고 건강하다.  아카이브 보라 담당 채희숙

• 제1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상영작 / 아카이브 보라 작품



• 아카이브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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