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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영화제/10회(2008) 영화제

<4.17> [감독과의 인터뷰] 거위의 꿈, 그녀는 이제 날개를 달았다.

[감독과의 인터뷰] 거위의 꿈, 그녀는 이제 날개를 달았다.
- <인형계단>의 서정민 감독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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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앳된 모습이다. 영화 <인형계단>에서 입시에 희생당하는 여고생들을 그린 감독 서정민 감독의 첫인상이다. 제1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걸즈 온 필름’ 섹션 중 ‘소녀들의 크레이지 카메라(Girl's Crazy Camera)’에서 그녀의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소녀들의 크레이지 카메라’는 10대 감독들이 제작한 작품과 미디어 Daum과 함께 진행한 ‘소녀들의 크레이지 카메라‘ 이벤트를 통해 선별된 UCC 작품을 소개하는 것.

영화에서 보여주고자 했던 고등학교 입시란.
- 2008년도 입시부터 등급제로 바뀌었다. 0.1점으로 반 학급 학생들의 등급이 좌지우지했다. 한 번의 수능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아니라 8번의 입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내신의 비중이 높아졌다. 그래서 노트를 숨기거나 찢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개인적으로는 예술고등학교를 나와서 그렇게 피부에 와 닿지는 않았지만, 이런 기사들을 보고 영화를 제작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등학생 때부터 영화 제작에 관심이 있었나.
- 원래는 예고를 진학하려던 목적이 연기를 하기 위함이였다. 그래서 당연히 연극과를 지원하려고 했는데, 친한 친구가 같이 영화를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해 영화 제작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영화를 시작한 건 호기심에 시작했지만, 자신이 연출한 작품이 스크린에 걸리고 그럴 때마다 주위 사람들이 칭찬을 아끼지 않아서 계속 영화제작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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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에는 미련이 없는지.

- 전혀 없다. 영화 제작하는 게 훨씬 좋다.

고등학교 재학 중에 영화 제작을 했는데, 제작비 충당은 어떻게 했는가.
- 투자자 없이 100% 자비로 영화를 제작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선생님과 학생들은 그 당시 다니던 실제 학교 선생님과 학생들이여서 노개런티로 촬영했다. 하지만 문제는 밥값! 40여 명의 학생들과 몇 분의 선생님들, 그리고 제작 스태프까지 총 60 여명이 이 작품에 참여했다. 학교생활 중에 영화를 제작했기 때문에 단편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제작기간이 1주일이나 소요됐다. 그래서 감독님의 표현을 그대로 빌자면, ‘밥값’이 어마어마하게 들었다고 한다.

인형을 소재로 영화를 만든 이유는.
- 인형은 수동적인 존재다. 사람의 조정에 의해 움직이는 사물이라는 점이 현재 고등학생들의 모습을 가장 잘 대변에 줄 수 있어서였다. 크게 보면 현대인들이 사회를 살아가면서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의해 끌려 다니고 있다. 결국 인간은 사회의 경쟁사회에서 수동적으로 살아가는 현대인을 표현하고자 인형이란 소재를 택하게 되었다.

이번 영화제에서 본 다른 영화가 있다면.
- <세 여자의 양탄자>를 관람했다. 이 영화는 학과 영상학회 동료들과 함께 영화제에 와서 봤다. 우리나라 사회와 이란 사회가 문화적으로는 다르지만 딸 세대의 이야기를 보면서 동시에 공감대도 형성되었다. 다른 남성과의 작은 접촉에도 돌로 죽이겠다는 딸에 대한 아버지의 교육철학은 우리사회를 빗대어 봤을 때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이런 억압에서 일탈하려는 이란 여학생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학생들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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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작품 계획은.

- 주제를 한정해서 제작하려는 생각은 없다. 열려있는 사고를 하면서 찍고 싶은 주제가 생기면 구체화하면서 작품구상을 할 생각이다. 앞으로는 여성뿐 만 아니라 남성의 모습도 카메라에 담고 싶다. 아버지의 가슴앓이를 번지점프로 표현하고도 싶을 정도로 현대 아버지의 표상을 자녀의 입장에 서서 표현하고 싶다.  

여성영화제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 기사를 통해서도 접했지만, 점점 남성감독에게도 영화제가 확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회가 거듭할수록, 다양한 주제와 인물군들을 위한 영화제가 되었으면 한다. 개인적으로 처음 생긴 ‘소녀들의 크레이지 카메라’처럼 영상을 배우려는 어린 학생들에게 등용문이 될 수 있는 통로가 생겨 기뻤다.                          


웹데일리 자원활동가 신동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