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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영화제/10회(2008) 영화제

이주여성 영화제작 워크숍 서문


'이주여성 영화제작 워크숍'은 2007년 제 9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이주여성 특별전: 우리는 이곳에 살고 있다’ 부문과 관련하여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지원으로 처음 진행되었다. 2008년에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최하고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주관하는 이주여성 영화제작 워크숍이 강원도 횡성에서 진행되었고, 이 결과물이 제 1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공간을 통해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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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특히 서울 이외의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영화제작 워크숍은 몇 가지 중요한 목적에 기반하고 있다. 무엇보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이주’라는 조건을 전제하기 전에 ‘여성’으로서 이주여성에 주목하면서 피부색, 언어, 문화, 그리고 경제라는 광범위한 기준에서 소수자의 위치에 존재하는 동시대 여성의 문제에 영상을 통해 개입, 그 삶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자 했다.
두 번째, 이주여성이 한국의 문화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대상이 아니라 문화 형성의 능동적 주체로서 직접 개입할 수 있도록 현재 문화의 주요 언어인 영상언어를 학습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다. 세 번째, 미디어 치유를 통해 다양한 억압과 마주하고 있는 이주여성들에게 해소의 순간 및 새로운 소통의 수단을 경험토록 하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이주여성의 문제를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여성의 문제로 인식할 기회가 부족했거나, 공감은 있으되 기회가 부족했던 이외의 여성들을 위한 교육자료 제작에 그 목적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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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언제나 교육 과정은 기획자의 의도와 달리 그 자체로 생명을 얻기 마련이고, 그것이 바로 이주여성 영화제작 워크숍의 진정한 의미일 터이다. 2007년 당진 지역의 이주여성으로 대상으로 진행되었던 교육은 미디어를 통한 치유의 의미가 가장 컸었다면, 2008년의 교육은 치유와 함께 한국사회의 골 깊은 가부장제에 직접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영상운동으로도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워크숍을 통해 횡성의 이주여성들은 남편과의 불평등한 관계에 문제를 제기하고, 자신을 한국에 데려와 한국 남성과의 결혼을 강요한 종교 단체를 고발하거나, 자신과 같은 입장에 있는 다른 이주여성의 삶에 카메라를 들이대기도 한다.
이주여성 영화제작 워크숍을 통해 교육에 참여했던 여성들은 언어의 장벽에 갇혀 자신을 표현할 충분히 기회를 갖지 못했던 답답함을 해소하고, 동시에 잃어버렸던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 기회를 통해 지역사회에서 이주여성의 문제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영화제작 워크숍은 단기간의 사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교육 후 사업으로까지 그 과정이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이 작은 변화의 시작에 기대를 걸어본다.


프로그래머 손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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