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이 시작된 지 거의 한 달이 되어가지만,
음력으로는 이제 막 2016년이 끝났기에 뒤늦은 아카이브 보라 2016년 결산을 해보려 합니다.
대여 횟수가 가장 많았던 영화들을 공개하며,
‘아마존’의 추천 알고리즘에 뒤지지 않을 핸드메이드 연관 추천작을 제공합니다.
대여 횟수가 가장 많았던 영화는..... (두구두구두구) <페미니스트 창당 도전기>였습니다.
아무래도 ‘정치권’에서 뜨거운 사건들이 터진 해이다 보니 여성주의 정치의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듯 합니다.
<페미니스트 창당 도전기>는 세계 최초로 페미니스트 정당을 만든 스웨덴 여성들의 험난하지만 의미있는 과정을 그린 다큐멘터리로
자세한 리뷰는 아래 제목의 링크를 참조해주세요.
1위 <페미니스트 창당 도전기> 리브 베이스베리/2015/스웨덴/99분
2005년 봄, 스웨덴에 세계 최초의 페미니스트 정당 'F!'를 창당하기 위해 모인 다양한 집단의 여성들의 여정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이 영화를 좋아하셨고 감동받으셨던 분들에게는 다음 영화들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다음의 영화들은 페미니즘 운동의 한 획을 그은 인물이나 역사적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모두 아카이브 보라를 통해 대여 가능합니다.
<몬트리올 페미니즘 대학살> 제리 로저스/1990/ 캐나다/27분
여성혐오에 의한 여성살해 ‘페미사이드’(Femicide)의 전형을 보여주는 몬트리올 총기 난사 사건과 이를 변화시키려는 여성폭력 추방 운동 ‘로즈 캠페인’을 주제로 한다
<나는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플로랑스 티소,실비 티소/2015/프랑스/52분
페미니스트라는 단어가 낙인이 된 사회와 그럼에도 성평등을 꿈꾸었던 프랑스 여성들이 사용하던 문장을 출발점으로 프랑스 여성해방운동(MLF)의 핵심 인물로 활동해 온 크리스틴 델피의 일생을 담았다
<레즈비어니즘: 급진적 페미니즘> 미리앙 포제르/2012/캐나다/63분
1970년대 페미니즘 운동과 함께 피어오른 레즈비어니즘의 역사를 추적. 이성애 중심, 남성 중심적 가치를 전복할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여성들만의 실험적 공동체를 이룬 여성들을 인터뷰한다
<노래하는 여자, 노래하지 않는 여자> 아녜스 바르다/1976/프랑스, 벨기에, 베네수엘라/120분
이미 두 명 의 아이가 있어 임신 중인 아이를 부양할 수 없는 수잔에게 폴린이 (불법) 낙태 수술비를 빌려준다. 이후 낙태합법화 시위에서 만나 두 여성이 나누는 이야기로 우정과 재생산 권리에 대해 이야기 한다
<속도 무제한 페미니즘> 파로미타 보라/2002/ 인도/94분
‘다른 페미니스트들의 노력의 대가를 누리기만 해도 괜찮은가?’라는 질문으로 출발해 페미니즘을 쉽고 경쾌한 리듬으로 풀어냈다
그렇다면 2위는? 아카이브 보라의 스테디셀러 <할머니와 란제리>입니다.
2위 <할머니와 란제리> 베티나 오베를리/2006/ 스위스/89분
<할머니와 란제리>는 매해 대여횟수 1위를 놓치지 않았었는데 올해 <페미니스트 창당 도전기>의 인기에 그만 2위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스위스 시골 마을의 노인 여성들이 란제리 숍을 열며 벌어지는 코미디는 가부장제 억압에 대한 일침과 유쾌한 코미디를 선사합니다.
대중성과 교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덕택에 10년 넘게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또 다른 나이 든 여성들의 유쾌한 반란을 보고 싶다면 다음의 아카이브 영화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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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경이 멎음을 끝나는 느낌의 ‘폐경’이 아닌 ‘완경’으로 이야기하는 ‘바바야가 하우스’로 초대한다. 65세 이상의 여성들이 함께하는 이곳에서 노화란 ‘전한 자유의 시간’이다
<여전히 사랑하고 있습니다> 데이드레 피쉘/ 2004/ 미국/54분
노인이 무성적인 존재로 여겨지는 현실을 비판하며 완경기 이후 더욱 활발하게 성과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65세 이상의 여성들을 통해 고정관념 깨는 다큐멘터리
3위와 4위는 올해 아시아단편경쟁작, <아무 일도 없었다>와 <물물교환>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습니다.
3위 <아무 일도 없었다> 김민숙/2016/ 한국/24분
4위 <물물교환> 조세영/2015/ 한국/29분
혼자 사는 여성이 한 남성의 침입을 받으면서 겪게 되는 불안감과 공포를 밀도 있게 그린 <아무 일도 없었다>는
<살인의 추억>을 여성의 관점으로 그린 것 같은 단편 <그 후...>와 함께 보면 더 할 이야기가 많을 듯 합니다.
조세영 감독의 소수자들끼리 경쟁을 시키는 구조 속에서 연대와 복수의 우화를 들려주는 <물물교환>은
피라미드의 가장 밑에서 생존경쟁을 하는 기간제 선생님과 학생 간의 복잡한 심리묘사를 정교하게 그린 <알게 될 거야>와 함께 보시길 추천합니다.
귀갓길에 윤리선생님이 다쳤다는 이야기를 하는 낯선 남자에게 납치 위기를 겪은 평범한 여고생 은수. 불특정 다수에 대한 성범죄에 대한 공포를 이야기한 작품
<알게 될 거야> 2007/ 한국/ 김영제/ 22분
정규직이 되어야 하는 계약직 선생과 1점이라도 더 맞아야 하는 학생의 거래를 다룬 작품
공동 5위는 <나가요: ながよ>, <네 명의 청춘들>, <책 속의 소녀>, <콩나물>, <홍콩은 언제나 내일>, <버차이나 모놀로그>입니다.
공동 5위 <나가요: ながよ> 차정윤/2016/ 한국/29분
랩을 좋아하지만 생계를 위해 룸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다현의 이야기
공동 5위 <네 명의 청춘들> 에사 일리/2015/ 핀란드/ 90분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네 명의 10대 소녀들이 직접 만든 비디오 다이어리를 바탕으로 이야기
공동 5위 <책 속의 소녀> 마리아 콘/2015/ 미국/89분
언제나 아버지 친구, 밀란과의 사이에서 있었던 어린 시절의 사건 때문에 좌절하는 앨리스.
15 년의 시간이 흘러 묻어두었던 사건을 마주하게 되고, 이를 통해 스스로의 이야기를 쓰게 된다
공동 5위 <콩나물> 윤가은/2013/ 한국/20분
할아버지의 제삿날, 생애 첫 심부름으로 콩나물을 사러 가게 된 7살 소녀 보리의 이야기
공동 5위 <홍콩은 언제나 내일> 에밀리 팅/2015/ 홍콩, 미국/79분
홍콩을 처음 방문한 중국계 미국인 루비와 홍콩에 오래 거주한 미국인 조쉬의 로맨스를 담고 있다
공동 5위 <버차이나 모놀로그> 판 포포/2014/ 중국/29분
여성이 여성의 몸을 갖고 있다는 것으로 인해 겪는 경험, 즉 생리, 출산, 성폭력, 성희롱, 오르가즘, 동성애 등을
중국의 페미니스트와 ≪버차이나 모놀로그≫연극에 참여했던 배우들이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 가를 다룬다
순위권에 들진 못했지만,
올해 아카이브 보라에서 단 하나의 영화를 추천해야한다면 이 영화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여성감독이 연출한 최초의 DC 영화 <원더우먼>(패티 젠킨스, 2017년 6월 개봉예정)의 재미를 배가시켜줄 작품입니다.
* <원더우먼> 트레일러가 제목에 링크되어있습니다.
★올해의 아카이브 보라 추천작★
<원더우먼! 슈퍼 히로인> 크리스티 게바라-플래너건/2012/미국/62분
슈퍼 히어로가 넘쳐나는 시대에 파워풀한 여성 영웅 ‘원더우먼’의
매혹적인 역사와 유산을 추적한 다큐멘터리
마지막으로, 2017년 새해에 들려온 즐거운 소식을 전해드리면서 글을 맺을까 합니다! 바로 <내게 사랑은 너무 써>(2009)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시아단편경선 우수상을 수상한 전고운 감독님의 장편 제작소식입니다. 올해 가장 주목할 만한 장편 데뷔가 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제목은 <소공녀>로 이솜과 안재홍 배우가 출연한다고 합니다. 전고운 감독님의 단편 <내게 사랑은 너무 써>(2009)와 <배드신>(2011)을 아카이브 보라에서 보실 수 있으니 찾아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두 영화 모두 뛰어난 작품성과 날카로운 시선으로 섹슈얼리티와 폭력의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내게 사랑은 너무 써> 전고운/2008/한국/22분 고3 커플인 병희와 목련은 병희의 좁은 고시원 방에서 첫경험을 나누게 되는데… 섹스에 대한 사회의 보수적 관념 때문에 우울하고 힘든 첫경험을 하게 된 10대 여성의 가슴 먹먹한 이야기 <배드신> 전고운/2012/한국/18분 멋진 여배우가 되고 싶은 무명 배우 진홍에게 올누드 베드신의 초단역 콜걸 제의가 들어온다. 이것조차 잘해내고 싶은 진홍의 뒷이야기. 최근 이슈화된 '영화계 내 성폭력' 문제를 고민하게 하는 영화.
위 모든 영화는 아카이브 보라에서 대여 가능합니다. 대여 안내는 여기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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