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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장편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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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NT]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폐막식 현장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9월 5일(목)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성황리에 폐막식을 마쳤다. 폐막식은 정용실 아나운서와 추상미 배우의 공동사회로 8일 동안 영화제를 찾은 5만여 명의 관객에 감사 인사를 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번 영화제는 ‘20+1, 벽을 깨는 얼굴들’이라는 슬로건으로 총 31개국 119편의 영화가 상영됐고 관객과의 대화(GV)를 비롯한 스페셜토크, 쟁점포럼, 감독 대 감독 등 80여 개의 스페셜 이벤트가 열렸다. 먼저 여성영화를 발굴하고 제작을 지원하는 ‘피치&캐치’ 수상작이 발표되었다. 심사위원 정재은 감독은 “심사를 하며 여성영화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했다”며 “수상작들이 변화한 환경에 직면한 여성을 그리는 상상력 넘치는 작품들로 만들어져 관객들과 만나길 기원한다”라고 심사평..
[PREVIEW] 도리엔 B의 베스트앨범 The Best of Dorien B. 벨기에 감독 안케 블론데의 장편 데뷔작 은 인생에서 결코 ‘베스트’라고는 할 수 없는 한 시기를 겪는 여성의 이야기를 코미디 드라마의 화법으로 담아낸 영화다. 젊은 나이에 학계에서 성공한 남편, 산만하지만 활기찬 두 아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동물병원까지 가진 수의사 도리엔은 분주한 날들 속에 가정과 직장에서의 역할을 바쁘게 수행하며 살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삶의 모든 것들을 돌아보게 만들 사건이 찾아온다. 도리엔의 왼쪽 가슴에서 악성으로 추측되는 멍울이 발견된 것. X선 촬영 사진을 유심히 보던 그녀는 조직검사를 하자는 의사의 말에 일단 도망치고 본다. 멍울의 정체 대신 도리엔은 지금까지 그녀의 삶을 둘러싸고 있던 문제들을 직면할 시간을 만난다. 매일 아무렇지 않은 듯 사는 사람들 모두, 누군가 ..
[INTERVIEW] 세상의 모든 알리스에게, 루치아 키알라 첫 장편 로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찾은 루치아 키알라(Lucia CHIARLA) 감독을 만났다. 주인공 알리스 리델은 서른아홉의 싱글 여성이자 무직자로, 실업수당을 받으며 끊임없는 구직활동에 매달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혼란스럽고 불행해진다. 난방비를 낼 수 없고, 원하는 음식을 마음껏 먹지 못하며, 부모에게 거짓말을 하고, 친구들과 교류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영화는 이 인물을 뒤쫓으면서 자본과 노동, 세대, 섹슈얼리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어느 순간 알리스는 깨닫는다. 그동안의 이력은 값어치 없으며, 구직은 무의미한 시간의 반복임을. 영화가 끝난 후, 어떤 관객은 자문할 지도 모른다. 이제 알리스는 어떻게 살 것인가. 알리스가 알리스로만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독일에서 시작하여 영..
[PREVIEW] 누수 Leakage 이란에 거주하는 중년 여성 푸지예는 여러모로 곤란한 상황에 처해있다. 국영 석유회사에서 일하던 남편은 갑자기 자취를 감췄고, 그녀는 경제적인 어려움 속에 답답하고 괴로운 시간을 보내는 듯하다. 언니와 함께 지내는 집은 불현듯 흔들리더니 천정이 무너져 내리기에 이른다. 그녀의 딸은 더는 살아가기도, 일하기도 어려운 이 나라를 떠나겠다며 이민을 알아보고 있다. 이게 다가 아니다. 언제부터인가 그녀의 몸에서 검은 석유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란의 현실을 둘러싼 경제적이고 사회적인 곤란이 의 배경을 이룬다면, 푸지예가 겪는 기이한 현상은 영화 안에서 이야기를 작동시키고 인물들을 행동하게 만든다. 보수적인 성별 관념과 경제적 문제가 개인의 삶을 옥죄는 이곳에서, 석유가 나오는 몸을 가진 여자는 어떤 가능성과 ..
[INTERVIEW] 국제장편경쟁 심사위원, 사라 켈러 심미적 쇼트를 찾아서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지난해 20주년을 맞아 국제장편경쟁 부문을 신설했다. 신진 여성영화감독들의 장편 극영화를 소개하며 영화산업의 불평등을 비판하고 여성주의적 영화 만들기를 함께 고민하는 장이다. 올해는 8편의 작품이 본선에 올랐다. 영화제에선 올봄 우리 곁을 떠난 아녜스 바르다와 바바라 해머의 추모전 또한 열린다. 추모전과 함께 그들의 영화 세계를 조명하고 영화사에 남긴 흔적을 돌아보는 강연도 준비되어 있다. 국제장편경쟁 심사위원이자, 스페셜 강연 ‘법도 지붕도 없이: 영화예술의 이단아, 아녜스 바르다와 바바라 해머’의 강연자인 사라 켈러(Sarah Keller)를 만났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찾은 적이 있었나. 한국에 처음 방문했다. 바바라 해머가 생전에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몇 차..
[PREVIEW] 나를 데려가줘 Take Me Somewhere Nice 보스니아 출신의 알마는 현재 네덜란드에서 엄마랑 살고 있다. 아빠는 어릴 적 향수병에 걸려 보스니아로 돌아가 버렸다. 알마는 어느 날 아빠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빠를 만나기 위해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보스니아에 가기로 한다. 보스니아에 도착해서 사촌 에미르와 에미르의 친구 데니스를 만나지만 아빠에게 가는 길은 순탄치 않다. 는 육체적으론 성인과 다름없지만, 아직은 성인이 되지 못한 10대 소녀 알마와 그와 동행하는 또래 소년들의 여정을 따라간다. 이들은 4:3의 꽉 짜인 프레임에 갇혀 있고, 영화 내내 프레임 안으로는 들어와도 좀처럼 프레임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 탈출하고 싶은 욕망과 그 욕망을 거세하는 현실 사이에서 아이들은 감정의 변화에 몸과 마음을 맡긴 채 부유한..
[PREVIEW] 레이디월드 Ladyworld 굉음, 진동, 비명을 동반한 어둠이 물러서자 살아남은 소녀가 하나 둘 나타난다. 생일파티를 위해 모인 8인의 소녀들은 의문의 재난으로 인해 내부에 고립되었다. 잔해에 파묻힌 채 출구는 폐쇄되었고 전파는 닿지 않으며 구조하러 오는 어른 하나 없다. 이미 모두 죽어버린 것은 아닐까. 세계는 이미 멸망했는지도 모른다. 불안과 의혹 속에서 소녀들은 정체불명의 존재가 그녀들을 세뇌시키고 최면에 빠뜨리며 지배하려 한다는 편집증에 빠져들어 간다. 틴에이저 심리물 는 초자연적 우화답다. 영화는 분명 윌리엄 골딩의 소설 『파리 대왕」을 10대 소녀 버전으로 각색한 것이 분명하다. 아직은 미성숙하고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한 소녀들은 점차 퇴폐적이며 사악한 광기에 휩싸여 간다. 골딩의 소설에서 보이지 않는 ‘짐승’에 대한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