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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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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일본의 감춰진 수치 Japan's Secret Shame 성폭력 피해자이자 생존자인 이토 시오리가 카메라 앞에 섰다. 시오리는 자신의 성폭력 피해 사실과 사건의 조사 과정, 그리고 기나긴 법정 싸움을 담담히 전한다. 그녀는 2015년 미국 뉴욕에서 유학 중에 당시 일본 TBS 방송국의 워싱턴지국장이던 야마구치 노리유키에게 성폭행을 당한다. 노리유키는 아베 신조의 측근이기도 하다. 시오리의 신고에 경찰 조사가 이뤄졌고 노리유키에게 체포 영장이 발부됐지만, 최종적으로 노리유키는 증거 불충분으로 영장 집행이 정지된다. 시오리는 형사 소송에서 패했고 이후 민사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의 성산업, 후쿠시마 지진과 원전 문제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만든 바 있는 에리카 젠킨이 연출을 맡았다. 감독은 시오리 사건과 그녀의 용기 있는 발언, 진실을 향한 기나긴 싸움을 묵묵히..
[INTERVIEW] <박강아름 결혼하다> 박강아름 감독·김문경 PD "홈비디오, 무시 마라" 는 지난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옥랑문화상(다큐멘터리 제작지원 프로그램) 선정작이며, 올해 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하는 작품이다. 전작 에서 외모지상주의와 전형화된 여성 이미지를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던 감독은, 결혼과 가족이라는 시스템 내에서 작용하는 성 역할 문제를 파고드는 두 번째 다큐멘터리로 돌아왔다. 박강아름은 영화 안에서 여성, 외국인, 학생, 감독, 가장, 아내, 엄마 등 여러 가지 정체성을 동시에 지닌다. 이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한다는 압박감과 곤경이 드러나기에, 영화는 한 개인 또는 특정 가족의 이야기로만 읽히지 않는다. 한국과 프랑스, 육아와 작업, 가족과 동료 사이에서 동분서주 하며 영화를 완성한 박강아름 감독과 든든하게 곁을 지키며 단단한 팀워크를 만..
[PREVIEW] 박강아름 결혼하다 Areum Married 감독 박강아름은 진보정당 활동가였던 성만과 연애하고 동거하다 결혼한다. 그리고 오랫동안 준비한 프랑스 유학을 함께 떠난다. 자신은 영화를 공부하고, 식당에서 일한 적 있는 성만은 요리를 배우면 좋겠다는 정도의 마음이었다. 하지만 둘에게 새로 주어진 현실은 만만치 않다. 넉넉지 않은 생활은 물론이고 프랑스에서 가사를 전담하게 된 성만은 우울해 한다. 박강아름은 그토록 원했던 아이를 얻지만 육아는 이들이 감당하기엔 버거운 짐이 된다. 이들은 주말에만 손님을 받는 ‘외길식당’을 운영해 보지만, 이러한 시도가 소원해진 아름과 성만의 삶에 돌파구가 돼주진 못한다. 는 감독의 결혼, 임신, 출산, 육아, 학업, 영화 제작의 과정이 담긴 자전적 다큐멘터리다. 박강아름은 결혼과 생활을 둘러싼 경험과 질문을 내레이션과 ..
[EVENT] 피치&캐치 10주년 라운드 테이블 대화가 필요해: 여성영화에 대해 우리가 말하고 싶은 것 21주년으로 어엿한 성인이 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그리고 열 살이 된 여성영화 제작 지원 프로그램 ‘피치&캐치’가 함께 손잡고 나아가기 위한 공론장이 열렸다. 9월 2일,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6관에서 개최된 은 피치&캐치 10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성과와 향후 지향점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영화 의 이수연 감독, 김보람 감독이 실제로 여성 창작자가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나눴고, 딥 포커스 안보영 대표,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프로젝트마켓 박세리 코디네이터, 전주국제영화제 프로젝트마켓 강사라 팀장은 영화제가 창작자들을 위해 무엇을 제공할 수 있는지를 논의했다. 영화 속 성평등, 관객들도 원한다 그 어느 때보다 영화 속 성평등이 강조되고 있는 요..
[PREVIEW] 우리는 매일매일 Us, Day by Day 감독 강유가람은 1990년대 후반의 대학 시절을 잠시 돌아본다. 그 때 세상을 달리 보게 한 활동이 있었다. 삶과 경험을 다르게 설명해줄 새로운 언어를 발견했다. 바로 페미니즘이라는 세계와의 첫 만남이 있었던 시기. 그로부터 시간이 흘렀다. 강유가람은 페미니스트이자 영화감독이 됐고, 한국의 페미니즘은 또 한 번 거대한 변혁의 시기를 맞았다. 강유가람은 궁금했다. 자신과 같이 90년대 후반을 함께 보낸 ‘영 페미니스트’는 지금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고 있는가. 또한 강유가람은 고민스러웠다. 지금의 페미니즘의 흐름 속에서 자신은 어떤 방식으로 살아갈 것이며, 이 변화의 흐름 속에서 자신의 영화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 그래서 강유가람은 그 시절 뜨겁게 페미니즘과 조우했던 페미니스트 친구들을 한 명씩 찾..
[PREVIEW] 자유노조의 잊혀진 전사들 Solidarity according to Women ‘자유노조’는 폴란드에서 1980년에 설립된 민주적 독립 노동조합으로 ‘연대(Solidarity)’라고도 불리며 민주화와 자유를 향한 폴란드 시민들의 투쟁을 상징한다. 그러나 체제의 탄압에 맞선 저항과 연대의 승리는 언제나 남성들의 이미지와 서사로만 기억되어왔다. 여전히 학교에서도 미디어에서도, 자유노조의 역사 속에서 다양한 역할을 했던 여성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남성 지도자들이 용감한 모습으로 명예롭게 기념될 때, 여성들의 이름과 이야기는 왜 보이지조차 않는 것일까. 이들의 역할은 무엇이었으며 잊혀진 역사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마르타 지도와 피오트로 실리보프스키가 공동 연출한 은 자유노조의 설립을 비롯해 폴란드의 저항과 혁명의 역사에서 지워진 여성 활동가, 혁명가, 전사들을 찾고 그들의 이야..
[PREVIEW] 에바를 찾아서 Searching Eva 애써 찾지 않아도 에바는 온라인상에 언제나 노출된 채다. SNS적 자기과시가 일상화된 세상에 프라이버시 따윈 중요치 않을지 모른다. 적어도 그녀에게 프라이버시란 과거의 유물이다. 모호한 경계를 가로지르며 살아가는 에바는 간성, 무남근, 양성애자다. 자폐증자이자 칩거 중인 중독자이고 아나키스트, 페미니스트다. 모델이자 베를린의 성노동자이며 방랑하는 아티스트다. 완고한 이탈리아의 시골에서 성장한 에바는 약물중독 어머니와 자율주의 노동주의자 아버지를 떠나 ‘무분별의 제국’을 향해 떠나기로 했다. 자본주의와 가부장주의에 강간당한 자신의 과거를 매장한 후 유동하고 흐르는 순간들이 구성하는 정체성에 자신의 현재를 맡기기로 했다. 그렇게 타인에게 부여된 이름을 버리고 스스로를 ‘에바’로 명명하며 블로그에 공사의 구분..
[PREVIEW] 델핀과 캐롤 Delphine & Carole 1970년대 초 프랑스, 비디오 아티스트 캐롤 루소풀로와 배우 델핀 세리그는 당시 새롭게 등장해 부상하고 있던 매체인 ‘비디오’를 매개로 서로를 만나 곧 동료가 된다. 이후 캐롤은 그들의 공동작업과 1990년에 세상을 떠난 델핀에 관한 영화 만들기에 착수했지만, 끝내 완성하지 못한 채 그녀 역시 2009년에 세상을 떠났다. 그 미완의 자리에서 시작하는 칼리스토 맥널티의 은 다양한 기록 영상과 푸티지를 통해 두 사람의 만남과 활동을, 당대 영화계와 현실 속에 약동하고 있던 페미니즘 운동을 보여준다. 여성의 섹슈얼리티와 재생산, 노동환경과 임금에 대해 발언하고 변화를 만들었던 현실의 운동은 영상 매체와도 긴밀한 영향을 주고받았다. 그중에서도 비디오가 보여준 가능성은 혁신적이었다. 델핀과 캐롤은 직접 휴대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