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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영화제/10회(2008) 영화제

걸즈 온 필름 서문


제 9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청소녀 특별전: 걸즈 온 필름’이 상설전으로 재정비되어 10회 여성영화제에서 소개된다. ‘걸즈 온 필름’은 성장의 과도기적 단계에 있는 ‘미’성년자 혹은 무성적 존재로만 인식되었던 10대 여성이 하나의 온전한 주체임을 주장, 지지하기 위해서 마련된 특별전이었다. 뿐만 아니라 이 부문을 통해 영상문화의 적극적인 생산 주체인 10대 여성에 주목하고자 했다. 10회 여성영화제는 ‘걸즈 온 필름’의 이러한 취지를 견지하면서 세계 각처에서 다양한 삶의 조건들을 대면하면서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10대 여성들에 대한/의한 영화를 상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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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상설전으로 진행되는 ‘걸즈 온 필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은 10대 감독들이 제작한 영화들을 모아놓은 ‘소녀들의 크레이지 카메라’이다 이 프로그램은 영상매체의 주체로서 자신이 몸담고 있는 사회와 현실을 고민하는 10대 여성들과 그들의 작품에 주목했다. <레즈비언 파이터>, <색안경을 벗어라>는 호모포비아 사회에 대한 도전을 영상에 담았고, <지수의 성에 대한 보고서>와 <널>은 가부장제 사회의 여성 차별을 직접 화법으로 이야기한다. <38호>는 과학기술에 대한 고민을 젠더 고정관념을 넘어 표현하며, <엄마, 울지마>는 ‘가장은 남성’이라는 주류 미디어의 고정된 이미지에 도전한다. 그들이 견지하고 있는 뚜렷한 여성주의적 시각은 매우 인상적이며, 광범위하고 다양한 주제들을 영상매체 안에서 적절히 다루어 내는 그들의 영화적 재능은 놀랍고 또 고무적이다. 더불어 ‘미디어 다음’과 함께 진행한 <소녀들의 크레이지 카메라> 이벤트를 통해 선별된 UCC를 함께 상영하면서 진부한 사회에 새로운 매체를 통해 활력을 주는 통통 튀는 시각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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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키드>와 <앨리스>, 그리고 <워터 릴리즈>는 10대 여성의 삶과 정체성이 그들의 몸과 분리되어 사고될 수 없다는 점을 드러내면서, ‘미숙한 몸’이 아니라 ‘변화하는 몸’으로서의 10대 여성의 몸에 주목하게 한다. 특히 <워터 릴리즈>의 경우에는 섹슈얼리티를 둘러싼 정체성의 문제가 처녀막이라는 신체적 조건으로 상징되는 ‘경계’의 도발을 통해 표현된다. 현실의 트라우마를 인터넷에서 치유하면서 현실 공간과 사이버 공간에 공존하는 10대 여성들을 다룬 <이모티콘>과 전쟁의 한 복판에서 음악을 통해 삶의 변화를 꿈꾸는 10대를 보여주는 <전장을 울리는 춤>, 그리고 자신이 근간을 두고 있는 두 개의 땅이 주는 혼란을 극복하고 정체성을 찾아가는 10대 이주여성을 다룬 <키드의 특별한 여름>은 자신이 존재하는 공간이 부여하는 다양한 조건들을 대면하게 되는 10대 여성들의 삶을 보여준다. 두 편의 한국 작품 <열 세살 수아>와 <도화지>는 현재 한국을 살아가는 10대 여성의 삶과 한 인간이자 여성으로서의 성장담을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달의 환상동화>와 <나는 10대 페미니스트였다>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10대 여성들에게 권하는 영화다.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꿈을 현재로 살고 있는 ‘문’을 보여주는 <달의 환상동화>와 21세기를 살아가는 여성으로서 ‘나를 위한 페미니즘’을 고민하는 <나는...>은 10대 여성들에게 이 사회를 살아감에 대한 새로운 비젼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프로그래머 손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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