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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영화제/10회(2008) 영화제

<4.12> [감독과의 대화] <틱 톡 룰라바이>의 리사 고닉 감독

[감독과의 대화] <틱 톡 룰라바이>의 리사 고닉 감독

“내 안에 숨어 있는 엄마가 되고자 하는 욕구를 영화에 반영하고 싶었다.”


레즈비언 커플의 풀리지 않는 딜레마인 ‘임신’을 재기발랄하게 풀어낸 영화 <틱 톡 룰라바이>의 리사 고닉 감독이 관객들과 직접 만나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리사 고닉 감독은 답변이 길어지자 “감독과의 대화가 끝난 후 극장 밖에 나가서 더 이야기해보자”고 말하는 등 관객들의 질문에 성의있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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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 톡 룰라바이>는 ‘퀴어 레인보우’ 섹션의 상영작으로 레즈비언 커플의 임신에 대해 다룬 로맨틱 코미디다. 아이를 갖고 싶은 레즈비언 샤샤와 마야의 이야기가 유쾌하게 그려졌다. 만화가 샤샤와 애인 마야는 오랜 고민 끝에 아이를 가지기로 결심하고 그들의 프로젝트에 동참할 남자를 찾아 나선다. 이 과정에서 샤샤는 엄마가 되는 것에 대해 깊이 사유하고, 여기서 나온 복잡한 생각들을 토대로 만화를 그린다. 영화 중간중간 샤샤가 그리는 만화 속 커플들의 이야기가 삽입되면서 그녀의 고민은 깊이를 더해간다. 이 작품에서 리사 고닉 감독은 연출과 주연은 물론 만화까지 직접 그리는 등 멀티플레이어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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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은 아이디어를 얻게 된 과정, 커플과 자매로 관계를 설정한 이유 등 영화 내용에 관계된 것부터 리사 고닉의 임신에 대한 견해까지 다양하게 이어졌다. 한 관객은 “레즈비언이 아이를 갖고 싶어한다는 내용이 신선하다.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었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리사 고닉은 “나는 엄마가 될 것인지에 대해 아직도 갈등하고 있다”며 “내가 실제 겪고 있는 갈등, 고민들을 담아내고 더불어 일반 이성애자의 임신에 대한 심리도 다루고자 했다”고 말했다.

주인공인 레즈비언 커플 마야와 샤샤가 인공수정이 아닌 자연수정을 택한 이유에 대해 궁금하다는 관객도 있었다. 리사 고닉은 “내 이야기를 담았기에 영화에 감정적인 측면이 많다”며 “내가 받게 된 정자에 대해 그 주인은 어떤 사람인지, 그의 어머니, 할머니는 누구인지 등 제대로 알고 싶은 마음에 자연수정을 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감독에게 임신이란 어떤 의미를 갖느냐는 질문에 그는 “임신은 끔찍하게 무서운 것으로 인식된다”며 “동물이 나오는 장면과 여성 출산 장면을 오버랩한 것도 고통을 나타내고자 했던 의도”였다고 답했다.


감독과의 대화가 끝난 후 리사 고닉 감독은 해남에서 올라 온 진보적 여성단체 ‘여성의 소리’ 회원들과 함께 사진촬영을 하기도 했다. ‘여성의 소리’ 회원인 이의영(41)씨는 “성적다양성을 인정하라고 강하게 요구하기 보다는 레즈비언 커플의 자연스러운 일상과 고민을 무겁지 않게 담아냈다는 점이 좋았다”며 “여성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여성영화제의 취지에 적합한 영화였다”고 말했다.                           


웹데일리 자원활동가 김경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