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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공식데일리

[PREVIEW] 자유노조의 잊혀진 전사들 Solidarity according to Women

<자유노조의 잊혀진 전사들>

 

‘자유노조’는 폴란드에서 1980년에 설립된 민주적 독립 노동조합으로 ‘연대(Solidarity)’라고도 불리며 민주화와 자유를 향한 폴란드 시민들의 투쟁을 상징한다. 그러나 체제의 탄압에 맞선 저항과 연대의 승리는 언제나 남성들의 이미지와 서사로만 기억되어왔다. 여전히 학교에서도 미디어에서도, 자유노조의 역사 속에서 다양한 역할을 했던 여성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남성 지도자들이 용감한 모습으로 명예롭게 기념될 때, 여성들의 이름과 이야기는 왜 보이지조차 않는 것일까. 이들의 역할은 무엇이었으며 잊혀진 역사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마르타 지도와 피오트로 실리보프스키가 공동 연출한 <자유노조의 잊혀진 전사들>은 자유노조의 설립을 비롯해 폴란드의 저항과 혁명의 역사에서 지워진 여성 활동가, 혁명가, 전사들을 찾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특히 1981년 출생으로, 누락된 여성들에 대한 의문을 자신의 삶으로 확장해 이해하려는 마르타 지도가 인터뷰어의 역할을 수행하며 영화를 이끌어간다.

 

잊혀진 여성들을 찾는 작업은 그 자체로 역사서술과 기억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이 된다. 단지 사라진 퍼즐 조각을 찾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림 전체를 다시 보기를 요청하는 것이다. 승리의 역사로 기억되는 그단스크 조선소 파업의 뒷면에는, 파업을 철회하려는 움직임에 맞서 연대 파업을 선언하고 결속을 다진 여성들이 있었다. 1981년 계엄령이 선포되고 무차별적 체포와 감금이 이루어지던 때, 여성들은 지하운동을 조직하고 라디오 방송을 통해 반정부 싸움을 이어나갔다. 그 결과 그녀들은 오랜 도피 생활을 하거나 빈곤에 쫓겨 이민을 결심하기에 이르기도 했다. 영화는 그 모든 사건이 일어났던 역사적 장소의 현재 모습과 옛 기록을 끊임없이 교차시키며 기억의 의미를 묻고, 잊혔던 여성들의 이름과 얼굴을 관객들에게 각인시킨다.

 

 

자유노조의 잊혀진 전사들 Solidarity according to Women
폴란드 여성영화의 힘|마르타 지도, 피오트르 실리보프스키|폴란드|2014|107분|15세 이상|DCP|컬러·흑백|다큐멘터리

206 2019-08-31 | 10:30 - 12:17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8관 
416 2019-09-02 | 17:00 - 18:47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7관 GV

*마르타 지도, 피오트르 슬리보브스키 감독 인터뷰 보기

 

글 손시내(리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