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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영화제/14회(2012) 영화제

어느덧 5월

어느덧 5월이다. 이 말은 즉 제1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막을 내렸다는 말이다. 여성영화제는 물론 다른 영화제도 다녀온 적이 한번도 없는 나의 첫 직장은 여성영화제다. 영화제의 영자도 모르던 나인데, 전공은 현대무용이고 영화라고는 복수전공으로 영화를 접해보던 나인데, 영화에 대한 관심만으로 나는 여성영화제를 시작하였다.

 

 

여성영화제에서 내가 맡은 업무는 옥외홍보담당.

영화제가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르는데 옥외홍보를 어찌 알고 들어왔으리. 처음엔 꽤나 덤벙댔다. 생각을 해보라! 영화제라는 곳을 관객으로도 접해보지도 못한 영화제를 스텝으로 처음 들어와 옥외홍보를 담당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실수투성이였는지 안 봐도 비디오 아니겠는가? (처음엔 옥외홍보가 뭐지? 했을 정도이니…)

옥외홍보는 말 그대로 옥외에 홍보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다.

현수막과 배너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런 옥외홍보물을 담당하면서 내가 제일 좋았다고 느꼈던 부분은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일하다 보면 우리 팀원끼리는 친해지기 쉬워도 다른 팀원과 친해지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나 같은 경우는 각 팀에서 필요한 옥외홍보물이 나에게 오기 때문에 다른 팀원들과도 많이 접촉할 수 기회였고, 친해질 수 있는 기회였다. 또한 현수막 관련한 외부 사람들과도 새로운 만남도 빼놓을 수 없다. 처음 옥외홍보물업무를 맡은 나에게 큰 힘이 되었던 사람들이었고, 나의 크고 작은 실수들을 많이 감싸주었던 사람들이기도 하다. 수많은 실수들을 했는데, 그 중에 어처구니없게 가로세로 사이즈를 바꿔서 디자이너한테 전달을 하곤 했다. 그러고도 틀린 줄 모르고 당당한 나였지만 꼼꼼한 참새언니(현수막 디자이너^^)덕분에 현수막이 잘못 나오는 상황이 오지 않았다. (속으로 얼마나 답답하셨을까) 사이즈의 오타 때문에 여러 번 그림을 그려 설명을 해주셨던 기억이 난다. 추후에 안 사실이지만 나는 현수막 모양을 그려서 설명해 주는 게 그녀의 작업스타일인줄 알았는데, 답답하셔서 그림으로 설명을 해주셨던 거라고 했다. 전에 이랬던 적이 없었다며ㅎㅎ

 

영화제 시작인 개막식까지는 쉬지 않고 달려온 기분이었다. 팀장님께선 누누이 개막식만 지나면 영화제가 끝난다고 하셨는데, 설마 했었다.

개막식 날은 아트레온 갔다가 이화여대 갔다가 개막식 끝나고 철거하고 다시 CGV송파 갔다가 정신 없이 뛰어다니니 시간이 금방 갔다. 그리고 영화제가 끝났다. 정말 팀장님 말씀대로 개막식이 시작되니 어느새 폐막식이 오고 영화제가 끝나버렸다. 영화제가 시작되니 막상 나의 할 일이 사라진 기분이었다. 영화제 스텝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부분이겠지만, 영화를 즐길 수도 없는 것이 스텝이라는 것이 아쉬웠지만, 대신 기념품을 팔아주기도 하고, 안내데스크에 있다가 외국인이 말을 걸어와 버벅거리기도 하고 포토월에서 한껏 사진도 찍고 영화제의 영화를 즐기지는 못했지만, 너무 즐거웠던 영화제였다. 힘들었던 만큼 더 기억에 남는 영화제. 여성영화제 감사합니다^^

 

 

 

 

제1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옥외홍보담당 최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