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역대 영화제/14회(2012) 영화제

영화보다 더 영화같았던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영화보다 더 영화같았던 서울국제여성영화제

 

8일여간의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막이 내리고 나의 인턴 생활도 막이 내렸다. 영화제 기간과 사전활동을 하는 동안 나의 영혼은 고이 접어 안드로메다로 보냈었기에 아직도 내 몸은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그만큼 여운은 길고, 본 것, 들은 것, 느낀 것이 많았던 시간들이라 생각된다.

 

제1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가능케 한 힘은 여러 가지 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성공적인 영화제를 만들기 위해 영화제 기간 전

에 노력해주신 사무국장님, 그리고 각 분야의 팀장님들과 스텝분들. 그리고 영화제 기간 동안 매끄러운 진행을 위해 도와주신 우리 자원활동가 분들의 노고에 대해선 내가 아무리 말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경북대학교 농업토목공학 전공인 나는 영화제라는 일이 너무 생소하고, 이런 활동을 한다는 자체가 엉뚱하기가 그지없다. 특히 공대 출신으로서 여성을 공감하기에는 쉽지 않았고, 여성분들이 갑이 되어 일을 하는데 적응하기에도 쉬운 일은 아녔다. 그래도 내가 이 여성영화제에 구태여 지원동기를 말하고자 한다면 단순히 영화광이라는 것과 남성주의적 공대사상을 한번쯤은 벗어나볼까 하는 정도이다. 영화제 경험도 없는 내가 단순히 영화를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활동하기에는 내 역량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나의 2%을 채울 수 있었던 것은 임희진 팀장님과 김수진 팀원님의 조언과 노하우, 그리고 우리 이벤트팀의 자원 활동가들의 센스와 재치가 있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수 있었다.

 

재미있는 점은 영화제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제 기간 동안 영화를 한편도 보지 못한 것이다, 오히려 개막식, 폐막식, 퀴어나잇, 공연보조 등 무대 지원이 많아 공연을 많이 보게 되었다. 영화를 볼 수는 없었지만, 공연을 통해 다른 방면으로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캐치프레이즈인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뽑자면 플레쉬 몹일 것이다. 광화문과 청계천 일대를 돌면서 거리공연과 홍보를 하였는데, 생각한 것 보다 많은 사람들이 호응해 주셨고, 여성 영화제에 관심을 가져주셨다. 그리고 마지막 날 폐막식의 스케치 영상은 나의 눈물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이 뿐만 아니라 퀴어나잇의 무대지원, 열린 무대의 1분 멘트와 영상보조, 아시아 여성 영화인의 밤의 게릴라 공연, 폐막식의 시상카드 전달 등은 내가 생각할 수 조차도 없던 일을 하게 되어 뜻밖에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토목 전공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될 영화제 일을 뜻 있게 보내게 되어 즐거웠으며, 인턴으로 채용해주신 임희진 팀장님과 저를 도와주신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많은 직원분들게 감사의 인사말을 드리고 싶다.

 

 

제1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이벤트팀 인턴 오학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