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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공식데일리

[GV현장] 마르타 지도·피오르트 실리보프스키 감독 <우먼파워>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는 8일 동안 50회가 넘는 GV(관객과의 대화)가 열렸습니다. 

이 중 네 분의 GV 현장을 Q&A 형식으로 정리했습니다.  

 


폴란드 페미니스트들을 다룬 최초의 영화

마르타 지도·피오르트 실리보프스키 감독 <우먼파워> GV

 

'폴란드 여성영화의 힘'에서 소개된 <우먼파워>는 폴란드 초기 페미니스트들의 활동을 다룬 작품이다. 실제로 폴란드 여성운동가로 활약하고 있는 전문 배우들이 영화에 등장해 몰입도를 높였다. 마르타 지도 감독은 폴란드의 역사 수업에선 여성해방운동가들에 대해 자세히 다루지 않는다며 이 영화가 폴란드 페미니스트들을 다룬 최초의 영화라고 밝혔다. 피오르트 슬리보브스키 감독은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관련 활동 기록이 많이 파괴되어 소규모 스토리로 영화를 만들 수밖에 없었다며 당시 폴란드 역사와 연관 지어 설명하기도 했다

마르타 지도(좌) · 피오르트 실리보프스키(우) 감독

 

영화를 보며 한국의 현대 여성해방운동과 동질감을 많이 느꼈다. 현 상황에서 폴란드 여성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사안으로는 무엇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마르타 이 영화는 현재 폴란드 여성들에게도 상당한 영감을 주는 영화다. 나도 폴란드와 한국의 역사적 흐름이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폴란드는 독일, 오스트리아, 러시아의 점령기를 겪었었고 한국의 경우는 일제 강점기가 있었지 않나. 그래서 자유를 위한 투쟁의 역사를 두 국가가 공유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지금도 꾸준히 폴란드 여성들은 투쟁을 이어나가고 있다. 낙태 합법 찬성 운동, 남성들과의 동일 임금을 위한 운동 등 사회 여러 분야에서.  

 

피오르트 제가 중요하게 여기는 점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싶다. 우리 사회에는 남성과 여성의 차별이 존재한다. 그런데 우리 둘(마르타, 피오르트)만 봐도 여성과 남성이 함께 이 자리에 있지 않나. 다른 두 성별의 감독이 같이 일을 한다는 걸 통해 연대의 중요성, 성 평등의 중요성을 전달하고 싶었다.

 

 

영화를 제작할 때, 어떤 방식으로 협업했나?

마르타 스토리와 대본의 전반적인 부분을 공동작업한다. <우먼파워> 같은 경우 피오르트 감독은 촬영에, 저는 대본에 집중했다.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함께 작업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누가 무엇을 했다고 딱 구분 지어 말하기 어렵다.

 

피오르트 서로가 서로의 부족한 점을 도와주는 방식이다. 저는 엄격한 반면, 마르타 감독은 상냥한 편이다. 이런 식으로 서로의 다른 점을 보완해가며 일했다.

 

 

국가 위기 상황에서 폴란드 여성해방운동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하마터면 민족주의와 애국주의에 매몰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에 묻히지 않고 여성해방운동을 이루어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마르타 폴란드 여성해방운동이 여성 참정 운동과 연결될 수 밖에 없었던 게, 100년 전만 해도 폴란드란 나라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사람들이 폴란드 독립에 우선적으로 힘을 보태게 되었고, 그게 자연스레 여성참정권과 연결고리를 맺었다. 이런 흐름으로 여성운동이 나아갈 수 있었다.

 

피오르트 폴란드는 123년 동안 지도에서 사라졌었다. 나라가 없었던 거다. 그래서 폴란드 언어와 역사를 후손들에게 가르친 이들은 집안의 여성들뿐이었다. 남성들은 대부분 전쟁으로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이 없었다면 123년이라는 세월 동안 폴란드 전통은 보존되지 못했을 것이다.

 

 

 


대화를 마무리 할 무렵,  마르타 지도 감독은 어제 서울의 지하철역에서 여성들이 독립을 위해 싸우는 사진을 보았다"며 "과거 한국 독립을 위해 여성들이 투쟁했던 영화를 추천해 달라”고 부탁했다.  관객들이 <암살>, <항거: 유관순 이야기> 등을 언급하자 꼭 찾아보겠다며 영문 제목과 영화 정보를 따로 알아가기도 했다. 지리적 위치도 문화도 다르지만 폴란드와 닮아있는 우리나라 여성항거 역사에 대한 관심인 듯 했다.

 

*마르타 지도, 피오르트 실리보프스키 감독 인터뷰 보기

 

 

 

글  윤다은 자원활동가

사진  이상희 자원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