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강유가람은 1990년대 후반의 대학 시절을 잠시 돌아본다. 그 때 세상을 달리 보게 한 활동이 있었다. 삶과 경험을 다르게 설명해줄 새로운 언어를 발견했다. 바로 페미니즘이라는 세계와의 첫 만남이 있었던 시기. 그로부터 시간이 흘렀다. 강유가람은 페미니스트이자 영화감독이 됐고, 한국의 페미니즘은 또 한 번 거대한 변혁의 시기를 맞았다. 강유가람은 궁금했다. 자신과 같이 90년대 후반을 함께 보낸 ‘영 페미니스트’는 지금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고 있는가. 또한 강유가람은 고민스러웠다. 지금의 페미니즘의 흐름 속에서 자신은 어떤 방식으로 살아갈 것이며, 이 변화의 흐름 속에서 자신의 영화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 그래서 강유가람은 그 시절 뜨겁게 페미니즘과 조우했던 페미니스트 친구들을 한 명씩 찾아가 만나보기로 한다.
여성주의 활동 상담원이었던 키라는 현재 정읍에서 수의사로 일하며 소싸움 반대 운동을 한다. 총여학생회 활동을 열심히 했던 써나는 8년 차 대기업 직장인이 됐고, 제주에 사는 짜투리는 윗세대 페미니스트와의 관계를 만들고 ‘영영 페미니스트’와의 연결고리를 고민한다. 여성주의협동조합 병원을 운영하는 어라,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이 된 오매, 음악 활동을 꾸준히 이어온 흐른까지. 활동의 강도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들은 여전히 각자의 방식으로, 각자의 일상에 페미니즘을 받아들인다. 강유가람을 포함해 그의 친구들이 전하는 페미니스트로서의 과거와 현재는 그 자체로 1990년대 후반부터 2019년 현재까지의 한국 페미니즘 운동의 한 흐름이 된다. 강유가람은 여전히 건재한 ‘여자들’에게서 힘을 얻어 다시 카메라를 든다. 그리고 ‘우리는 매일매일’이라는 노래를 만들어 고마움을 전하고, <우리는 매일매일>이라는 영화로 깊이 연대한다. 페미니즘과 영화는 그렇게 매일매일 계속된다는 듯이.
우리는 매일매일 Us, Day by Day
한국장편경쟁|강유가람|한국|2019|85분|12세 이상|DCP|컬러|다큐멘터리
225 2019-08-31 | 18:00 - 19:25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7관 GV
408 2019-09-02 | 14:00 - 15:25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4관 GV
글 정지혜(리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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