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피플]

집행위원의 눈 1 : 10년, 그 사랑이 끝나면 무엇을 할까?

Herstory에 연재될 글은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2008년 10주년을 맞아 제작했던 기념 백서 <<여성, 영화 그리고 축제!>>의 내용을 발췌한 것입니다. 기념 백서 <<여성, 영화 그리고 축제!>>는 총 3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_보다 _ Records>에서는 1회부터 10회까지 개/폐막식을 비롯한 국제포럼 등의 행사와 상영작들이 총 망라되어 있으며 <_말하다 _쓰다>는 여성영화제의 10년간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져있습니다. <_Perspectives _Herstory>는 <_말하다 _쓰다>의  영문버전입니다. 
Herstory는 여성영화제의 역사를 기록한
<_말하다_쓰다>에 있는 글을 지속적으로 연재할 예정입니다.

 

                            2회(1999년) 때 열린 뒤집어보기 포럼 - 판타스틱 <주제: 환상, 여성의 욕망과 쾌락의 새로운 정치학>

아이가 여섯 살이나 일곱 살쯤, 그 뒷모양을 보면 어떤 망설임이 보인다.
아마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어서이거나 엄마의 순수한 투사일지도 모른다.
특히 아이의 목 뒤쪽에 골이 파여 간다기 보다 목을 양쪽으로 가르는 선이 눈에 띄게 자리 잡는 시기에는
아직 솜털이 보송보송한 뒷목에 뾰쪽뾰쪽한 머리카락에 닿아있다.
아련하고 아름답고 고통스러운 유년의 성장통이 막 시작되는 그 때.
아이가 이제 열 살이 되었다.
생각해보라. 유년의 아이에게 보낸 사랑의 에너지를 어떻게 바꾸어야할지를.

나 스스로는 나이 들어가는 것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고 느낀다. 배워야한다고 생각한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아기일 때, 여섯 살이나 일곱 살일 때
나는 보다 명확한 어조로 소녀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안다고 확언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그 소녀가 자라 열 살이 되자 상황은 달라 보인다.

그 소녀의 성장에 무엇이 필요한가?


영화와 여성운동의 우정 어린 결합의 장으로서의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10회가 지나면서 다중, 생태운동과의 결합, 반자본운동과의 연대 등을 더욱 강력하게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만들어놓은 유형, 무형의 아카이브 속에 친밀감, 성애, 이해, 퀴어성을
손이 쉽게 닿을 수 있는 칸 위에 두어야할 것이다.


- 김소영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집행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