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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영화제/15회(2013) 영화제

반짝이는 박수소리로 말을 걸기를_이길보라 감독


제15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피치&캐치 다큐멘터리 부문 옥랑문화상 수상

<반짝이는 박수소리> 이길보라 감독


"관객들이 반짝이는 박수 소리와 함께 영화관을 나서면 좋겠어요"



                              사진 : 제15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폐막식에서 수상 후, 소감을 말하고 있는 이길보라 감독



Q. 어떻게 피치&캐치 프로젝트를 알고, 참여하게 되셨나요?


A. 몇 년 전에 학교 선배가 피치&캐치 프로젝트에 참여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 함께 준비하면서 옆에서 정보도 전해 듣고 피치&캐치 피칭 행사에도 찾아갔었어요. 

    그때는 다큐멘터리 판에도 이런 피칭 행사들이 조금씩 늘어나는구나, 생각하는 정도였는데 

    이번에 실질적으로 다큐 제작에 들어가면서 피치&캐치 프로젝트에 참여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사진 : 제15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피치&캐치 다큐멘터리 부문에서 피칭하고 있는 이길보라 감독



Q. 프레젠테이션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게 있으신가요?


A. 예선을 통과하고 본선 피칭 전까지 피치&캐치 LAB 과정을 함께 했어요. 

    다큐멘터리 기획안과 피칭에 대해 세 분의 멘토님들께 멘토링을 받았구요. 

    그리고 피칭개론부터 시작하여 실질적으로 모의피칭을 몇 번 준비하면서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했죠. 

    그 전에 한 번 다른 영화제의 피칭 행사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와 비교하면 이번 피칭을 준비하고 해내면서 프레젠테이션이 어떤 것이구나, 하고 감을 잡을 수 있었어요.


                              사진 : 제15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피치&캐치 다큐멘터리 부문 피칭. 이길보라 감독의 <반짝이는 박수소리>



Q. 피치&캐치를 준비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신가요?


A. 많은 조력자와 지지자를 얻은 것 같아요. 

    단순히 일회성으로 끝나는 행사가 아니라이 행사를 위해 극영화/다큐멘터리 영화 작업자들이 모여 

    각자의 영화가 발전되어나가는 과정을 지켜보고 코멘트 해주고 용기를 불어 넣어주고. 

    매주 모여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고 멘토를 만나 작업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는 일이 일정상 빡빡해 고되기도 했지만 

    그만큼 작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무엇보다 이 작업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구나, 그러니 좀 더 힘을 내야겠다, 하고 매번 생각하게 되었어요. 

    무엇보다 프레젠테이션 당일에 다큐 <반짝이는 박수 소리>의 주인공인 저의 엄마, 아빠가 행사장에 오셨었는데요. 

    그때 당시에 이렇게 피칭을 마무리했었어요. 





    "엄마, 아빠도 여러분의 마음을 느낄 수 있도록 박수 소리가 아닌, 반짝이는 박수 소리로 피칭을 마치고 싶어요"라고요. 

    그러자 극장에 있는 모든 관객 분들이 어색해하기도 하고 웃으시기도 하면서 손을 번쩍 들어주시더라고요. 

    그 모든 관객이 반짝이는 박수 소리를 손으로 표현하는데 앞에서 보고 있는 제가 괜히 더 감동해서 눈물이 찔끔 나더라고요. 

    그 장면을 보면서 아, 이런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야겠구나, 하고 다시금 깨달았어요. 

    피칭 행사 당일 극장에 앉아 계셨던 관객 모두가 이 다큐를 기대하고 아끼는구나, 하는 마음이 큰 지지가 되었어요.

 



   다양한 영화들이 관객들과 만나고 소통할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으로 다양하게 만날 수 있는 접점을 고민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아요. 



 


Q. 피치&캐치가 더 발전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더 많은 이들과 만날 수 있도록 홍보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사실 참여하기 전에는 저도 잘 몰랐는데 피치&캐치 참가자 뿐만 아니라 

    영화 관련 종사자들, 관객들이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날 수 있는

    좋은 자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요즘엔 일반인들도 텀블벅 같은 소셜펀딩 사이트를 통해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영화를 개봉/제작지원하기도 하잖아요. 



Q. 해당 작품을 어떤 영화로 만들고 싶으신가요?


A. <반짝이는 박수 소리>의 상영이 끝나면 

    극장 안에 있는 모든 관객들이 반짝이는 박수 소리와 함께 

    영화관을 나서면 좋겠어요. 

    그러니까 청각장애를 가진 엄마, 아빠가 반짝이는 박수 소리로 

    '들리는 세상'에게 말을 걸듯

    '들리는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저들에게 반짝이는 박수 소리로 말을 거는

     그 출발점에 서 있는 영화였으면 좋겠어요



Q.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 하고 싶은 말이나 바라는 점이 있다면?


A. 개인적으로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답니다. 

    1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걸즈온 섹션에서 제가 19살에 처음 만들었던 다큐멘터리 <로드스쿨러>를 상영한 적이 있어요. 



      사진 : 제1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상영된 이길보라 감독의 <로드스쿨러>



    그때 관객분들이 보여주었던 애정과 관심으로 다큐 작업을 계속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어요. 

    그리고 이번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피치&캐치 행사로 또 다시 지지를 얻었으니 홈그라운드에 돌아온 셈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아직 갈 길이 멀지만요. 

    더 열심히 꾸준히 겸손하게 하라는 뜻으로 받아 들이고 다큐 작업에 매진하고 있답니다.

    현재 서울과 경기도 안성, 대전을 오가며 다큐 제작중에 있구요. 내년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다시 만나기를 고대하고 있답니다. 

    분명히 그때까지의 시간들은 시리도록 아름답겠지요. 하하. 

    아, 저희 부모님이 수상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뻐하시던지. 

    아마 이 다큐의 완성을 기다리는 사람은 무엇보다 다큐의 주인공들이지 않을까요. 





 

피치&캐치 다큐멘터리 부문 옥랑문화상 수상작 <반짝이는 박수소리> : “고요하고 특별한 세상으로 초대합니다.”


                       사진 : <반짝이는 박수소리> 스틸컷


→ 입술 대신 손으로 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는 부부가 있다. 
    상국 씨는 들리지 않는 귀를 가졌지만 그 누구보다도 밝게 웃으며 가구를 만들고 그림을 그린다. 
    경희 씨 역시 들리지 않지만 활달한 성격으로 수화통역센터에서 일하며 보람을 얻는다. 
    그리고 이들에게는 수화가 모어(母語)지만, 건강한 귀를 가진 딸이자 감독인 보라 씨와 아들 광희 씨가 있다. 

→ 조용하고 충만한 세계에 사는 이 부부는 남들과 다르지 않은 꿈을 꾼다. 
    꽃이나 나무를 심을 수 있고 개와 오리를 키울 수 있는 전원주택에서 사는 것. 
    하지만 들리지 않음에서 오는, 도난과 침입에 대한 불안이 이들을 제한된 공간에 머무르게 한다.

→ 들리지 않는 이들에게 이 세상은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은 팔을 높이 들고 손가락을 펼친 채 소리 없이 손을 흔들며 사람들을 환영한다. 
    반짝, 반짝, 반짝이는 박수 소리는 모든 이들을 환영하는 가장 고요하고 경쾌한 몸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