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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영화제/11회(2009) 영화제

I-teens Day 2 김에진입니다~

 아이틴즈 활동 2일째 되는 날!, 첫날의 설렘과는 또 색다른 들뜬 기분으로 아트레온을 찾았다.
마침 오늘은 굵직한 거 두개를 보는 날이어서 부담도 없고! 좀 여유롭게 생각하면서 영화를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세리와 하르`와 `13살은 괴로워`
마침 예하가 `세리와 하르`에 대해서 썼으니 나는 '13살은 괴로워'에 더 포인트를 주면서~ 시작하고 싶다.

 내가 처음 이 영화를 시놉시스를 통해 접했을 때의 느낌은 이혼한 부모를 둔사춘기 소녀의 성장통을 그린 영화였다.
그래서 살짝은 진부한 느낌이 들지 않을까 하면서 봤던 것 같다. 영화 제목 역시 이 영화가 가벼울 거라고
추측하는 데에 큰 몫을 한 것 같다. 그러나, 이 영화. 보면 볼수록 내가 생각했던 것 만큼 진부하지도,
가볍지도 않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혼한 부모를 둔 13살 로자는 엄마와 함께 엄마의 새로운 남자친구의 집으로 이사를 간다.
한창 예민한 시기, 자신의 모든 것을 가장 친한 친구 에스더와 공유하며 친구에게 의존해나가는 시기에
로자는 친구와 떨어져 산다는 것이 견딜 수가 없다.
무엇보다 새로운 학교에서도 역시 같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가꾸지 않은 모습을
한심하다고 생각하는 여자애들로 인해
로자는 점점 자기 내면과 외부에서 조금씩 변화를 원하기 시작한다.
새로운 환경에 로자를 신경써주지 않는 새부모의 무관심 속에서
로자는 새로운 자아를 형성해 나간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꿈도 꾸지 못했을,
도박부터 피어싱, 심지어 물 빠지지 않는 빨간색 머리염색까지,
이렇게 변해가는 자신이 좋으면서도 싫고, 맘껏 엇나가고 싶으면서도 자신의 순수했던 모습에서
갈등하는 로자는, 결국 그래피티라는 자신의 숨겨진 끼를 발견하면서 자아의 중심을 잡아가기 시작한다. 
그래피티와 함께 자신의 혼란스러운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누에즈라는 소년도 덤으로,
더이상 미친 듯이 쿨한 자신의 모습도, 옛날의 말 잘듣는 공주도 원하지 않았다.
로자는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하고, 그렇게 14살을 맞는다.

 10대 관객심사단이라는 이름 하에 모여서 그런 것인지, 첫째날 영화들 대다수가 어떤 시사적인 멘트를 담고 있어서
계속 생각하게 만들었던 영화들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영화를 볼 때 좀 분석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었다. 세심한 장면 하나하나에 집착하게 되고,
그러나 이 영화를 봤을 때, 나는 분석적으로 영화를 본다기 보다는 같이 호흡하고 공감하면서 봤던
부분이 가장 컸던 것 같다. 내가 겪었던 과정이었다는 것이 공감의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사춘기를 그려낸 영화나 드라마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사춘기`를 소재로 한 것 중에 대다수가 사춘기르 무조건 예민하고 엇나가거나 기성세대에 대한 반항만을 추구하는 시기,
혹은 성적 호기심으로 가득찬 시기로만 비춰지는 영화나 드라마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을 볼 때마다 공감은 커녕 오히려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현실에서 사춘기란, 그렇게 어느 한 쪽만 발달하여 나타나지 않는다. 앞에서 언급했던 것은 오히려
부수적인 결과물일 뿐이고, 무엇보다 그 시기에 가장 지배하는 느낌은 옛날의 모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자아를 원하면서 하게되는 방황과 불안감, 마치 내 안테 두명이 존재하는 듯한 느낌에서 오는 괴리
같은 것들이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이러한 평범한 소녀의 결코 평범하지 않는 성장통을
관객들로 하여금 거부감이 들지 않는 자연스러운 이야기로 나타낸 것이다. 그래서 그 과정을 겪은 사람이라면
보면서 한번 쯤은 고개를 끄덕일 법한, 그런 이야기이다.
이 영화의, 너무 밝지도 너무 어둡지도 않은 배경은 그 시기의 분위기를 잘 나타내었다고 생각한다.
또, 로자가 스스로 답을 구하는 과정에서 활용된 톡톡튀는 환타지 장면들은 기발함으로 가벼운 웃음을 유도한다.
이야기 뿐 아니라 영화의 배경이 된 네덜란드의 아름다운 자연과
10대의 감성에 맞는 음악의 선곡까지, 모두 잘 조화를 이루었던 것 같다.
다만, 음악에서 좀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오버해서 오히려 극을 끌고 나가는 주도적인 입장이 되어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는 거 정도?!
참, 영화가 끝나고도 마음이 가벼웠던 것 같다.

 영화관람이 모두 끝난 뒤 토론을 했을 때, 서로의 감상을 들어보는 데 거의 모두다 비슷하게
공감 해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신선하고, 유쾌한. 다른 날과는 달리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애기했던 것 같다.
한 번쯤 그 시기로 돌아가고 싶다면 이영화를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다.

그럼 이쯤해서 아이틴즈 Day 2 마무리 하겟슴~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