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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영화제/13회(2011) 영화제

동성애가 뭐길래


 
사전제작 지원프로그램 <피치&캐치>에서 아트레온상을 받은 김조광수 감독의 <두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 이미지 사진


홍보팀장 깬양입니다.
일전에 제가 썼던 쩨쩨한 시선(http://iwffis.tistory.com/247)에 대한 사무국 내부의 지적질(?)이 좀 있었습니다.
이성애자임을 전제하고 '배려'라는 이야기를 하니 목구멍에 사과씨가 걸리듯 턱하니 걸린다는
이야기가 주입니다. 

이와 관련, 제가 사무실에 출근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한대목을 들려드리지요.

흔히 새로운 스텝이 들어오면 "남자친구 있어?"라는 질문을 사람들이 하곤 합니다.
술자리던가요 점심식사 시간이던가요 어느 날 서소 국장님이 "애인은 있어?"라고
질문을 좀 바꿔봄이 어떠하뇨, 란 이야기를 했을 때만해도
무슨 그런 구닥다리 같은 질문이 있느냐, 애인이라니! 닭살 돋는다
고 반발했더랍니다. 그럼 "사귀는 사람은 있느냐"는 질문으로 바꿔봄이 어떠하냐길래
사귀는 사람이나 남친이나 무슨 차이가 있단 말이오!

그런데 그거 큰 결례더이다. 결례? 아니죠. 이 보다 더한 것이더란 말입니다.
여자가 사귀는 사람은 무조건 '남자'로 지칭하는, 보편성이란 이름 아래 들이댄
폭력적 질문이더라 이 말입니다. 망발이었던 게지요. (흔히 말하는 개드립이라고나 할까요)
타인을 이성애라는 울타리에 한정지어 놓고 옴쭉달싹도 못하게 만드는 것이더란 말입니다.

하여 다음부터는 절대 "남자친구 있어?"라고 시작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친근감을 드높인다는 측면에서 몇살이예요, 어디 살아요, 사귀는 사람 있어요 등등의
질문 자체도 없어졌으면 하지만요.

야튼 이런저런 교육(?)의 효과로 참 많은 생각을 하였더랍니다.
그러면서 '배려'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된 것이지요만
그것 자체도 너무나 이성애스러운 사고라면 아직도 배우고 고칠 것이
많겠지요. 그래서 꾸준한 지적질은 정신을 살찌게 하는 자양분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많은 지도편달 부탁드리며.

이와 같은 맥락에서 동성애와 동성연애는 매우 다른 지점에 놓여있습니다.

먼저 동성연애는 연애에 있어서만 동성애를 한정시키는 단어입니다.
아시다시피 단어는 사회적인 맥락 안에서 효력이 발생하며 이 힘은
한 사람을 규정하는 잣대로써 엄청난 파워를 지니잖습니까.
해서 동성연애라 부르면 연애할때 같은 동성을 사랑할 수 있는 정도로
동성애를, 동성애자가 지닌 의미를 매우 축소시켜 버립니다.

동성애는 무엇입니까.

백과사전에는 [동성의 상대에게 감정적·사회적·성적인 이끌림을 느끼는 것으로, 동성애자는 이러한 감정을 받아들여 스스로 정체화한
사람을 뜻한다. 대개
여성동성애자는 레즈비언(lesbian)으로, 남성동성애자는 게이(gay)로 지칭되며, 흔히 트랜스젠더(transgender)와
혼동되기도 한다. 그러나 트랜스젠더는 자신의 육체적 성과 정신적 성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받아들이는 것으로, 이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동성이라는 점을 받아들이는 동성애자와 구별된다.
]

고 나와있습니다.
동성애는 연애에 한정된 부분이 아니라 한 사람의 정체성을 일컫는 단어입니다.

무리하게 확대해보면 연애를 못하는 여자는 여자도 아니라거나, 폐경이 지난 여자는 여자가 아니라는
여성을 연애의 대상, 아이를 낳는 사람으로만 해석했을 때 버럭하게 되는 것과 같은 게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많은 관객분들이 동성연애란 단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지요.

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심도깊은 이야기는 여러분들의 댓글이 채워주셨으면 합니다.

더불어 앞으로 스텝들이 쓰는 다양한 시각의 째째한 시선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