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여성이 성적 자유를 누리고 섹슈얼리티를 영위한다는 사고는 큰 금기이자 전 세계의 여성이 당면한 과제예요.” 여성할례(FGM·Female Genital Multilation) 생존자인 소말리아계 영국 여성 레일라 후세인의 이 말은 <#여성 쾌락> 전체를 관통한다. 인종과 종교, 국적이 모두 다른 다섯 여성이 각자가 속한 공동체 내부에서 공통적으로 자행되는 여성의 신체와 섹슈얼리티에 대한 폭력적인 통제를 고발한다. 다섯 여성과 각각 관련된 5대 종교 경전에서 발췌한 구절들은 여성혐오의 오랜 뿌리를 역설하고, 영화 초반 제시되는 동시대의 광고들은 성적 쾌락의 주체인 남성의 시선에 맞춰 여성이 재현, 소비되고 있음을 드러낸다.
출산과 양육의 도구이자 성적 쾌락의 수단으로 여성의 신체와 섹슈얼리티를 제한하고자 하는 가부장제 사회에서는 여성의 통제되지 않은 성적 욕망이야말로 가장 큰 금기다. <#여성 쾌락>의 용기 있는 다섯 여성은 이 금기에 도전한다. 수녀훈련원에서의 성폭력 경험을 고발하는 것에서부터 자신의 성기를 예술 작품으로 만들어 공개하는 행위에 이르기까지, 그녀들은 대상화된 여성의 신체와 섹슈얼리티를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되찾고자 투쟁한다.
가부장제를 보편종교로 믿는 5대 종교에서 여성은 신성하고 거룩하면서도 동시에 불결하고 위험한 것으로 묘사된다. 영화 속 다섯 여성들의 투쟁은 이런 모순적 묘사가 여성의 자율적인 성적 욕망의 발현에 대한 남성들의 두려움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인식을 가능케 한다. 전 세계의 여성이 당면한 과제 앞에서 영화는 다섯 여성의 투쟁을 한데 묶어 더 큰 연대를 촉구한다.
#여성 쾌락 #Female Pleasure
새로운 물결|바바라 밀러|스위스, 독일|2018|97분|15세 이상|DCP|컬러|다큐멘터리
102 2019-08-30 | 11:00 - 12:37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4관
511 2019-09-03 | 14:00 - 15:37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8관
글 김선명(리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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