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842)
[INTERVIEW] <자유노조의 잊혀진 전사들> 마르타 지도, 피오트르 슬리보브스키 "남성에게만 허락된 역사의 훈장" 감독 마르타 지도와 피오트르 실리보프스키의 공동 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터부시되는 것들을 향한 그들의 관심은 2010년 다운 증후군을 다룬 다큐멘터리에서 시작해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여성 영웅을 소환하는 (2014)로 이어졌다. 연대(Solidarity)라고도 불리는 폴란드의 자유노조 운동은 1980년대 공산주의 정권에 맞서 최초의 합법 노조를 조직하고 결국 폴란드에 민주화를 가져온 사건이다. 그러나 이 기념비적인 승리의 역사에 여성들이 수행한 중요한 역할들은 기록되지 않았다. 그들은 묻는다. 왜 그녀들은 역사에 기록되지 못했을까. 왜 그녀들은 정권을 잡은 이후에도 사회‧정치 분야에 진출하지 못했는가. 여성의 자리는 사적인 공간에 한정되어야 한다는 뿌리 깊은 가부장적 사..
[21살 SIWFF, 그리고 나] “조금 망가져도 된다고 말하고 싶어요. 괜찮나요?”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데일리는 영화제를 찾은 전세계의 페미니스트들에게 질문합니다. 21살의 시우프(SIWFF)에게, 그리고 21살의 나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요. (편집자 주) 21살 때 당신은 어떤 사람이었나요? “그때 친구들이랑 서울여성영화제를 보러 갔었어요. 3회인가 4회인가, 정확히는 기억 안 나요. 동아리 선후배, 페미니스트 동료들이랑 놀러 갔던 거예요. 당시 동숭아트홀에는 마음껏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공간이 있었거든요. 그때는 금연 사회가 아니었기 때문에 함께 담배를 피우면서…(웃음) 약간 깡패처럼 돌아다녔어요. 되게 힘도 흘러넘쳤던 기억이 나네요.” 유다 님에게 여성영화제가 갖는 의미를 말해줄 수 있나요? “당시 문예 창작을 전공했는데 교수들이 되게 젠더 의식이 부족했거든요. 그래서..
[PREVIEW] 부엌의 전사들 The Heat: A Kitchen (R)evolution (2007)에서는 트랜스젠더 여성과 그녀의 가족을, (2013)에서는 여성 스포츠 선수가 이뤄내는 공동체적 발전을 조명했던 마야 갈루스 감독이 새 다큐멘터리로 돌아왔다. 의 원제는 'The Heat: A Kitchen (R)evolution'이다. 부엌의 진화는 곧 혁명이며, 이 열기 가득한 현장의 한복판에 7명의 여성 셰프가 있다. 영화는 찬란한 성공 신화를 쫓기에 급급하지 않다. 마야 갈루스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들이 얼마나 동시다발적 장벽에 마주해왔으며, 어떤 식으로 조직 문화와 싸워왔는지, 그를 통해 진정 바꾸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유구한 역사를 가진 뉴욕 레스토랑 Chumley's의 셰프 빅토리아 블레이미는 오프닝에서 다큐멘터리의 방향을 명확하게 설명한다. “다들 ‘엄마의 맛’..
[PREVIEW] 도리엔 B의 베스트앨범 The Best of Dorien B. 벨기에 감독 안케 블론데의 장편 데뷔작 은 인생에서 결코 ‘베스트’라고는 할 수 없는 한 시기를 겪는 여성의 이야기를 코미디 드라마의 화법으로 담아낸 영화다. 젊은 나이에 학계에서 성공한 남편, 산만하지만 활기찬 두 아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동물병원까지 가진 수의사 도리엔은 분주한 날들 속에 가정과 직장에서의 역할을 바쁘게 수행하며 살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삶의 모든 것들을 돌아보게 만들 사건이 찾아온다. 도리엔의 왼쪽 가슴에서 악성으로 추측되는 멍울이 발견된 것. X선 촬영 사진을 유심히 보던 그녀는 조직검사를 하자는 의사의 말에 일단 도망치고 본다. 멍울의 정체 대신 도리엔은 지금까지 그녀의 삶을 둘러싸고 있던 문제들을 직면할 시간을 만난다. 매일 아무렇지 않은 듯 사는 사람들 모두, 누군가 ..
[INTERVIEW] [필름X젠더] 주인공 신승은, 오지수 감독 "응원 받아서 좋았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주관하고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 주최하는 단편영화 제작지원 공모사업 [필름X젠더]의 첫 번째 주인공을 한자리에서 만났다. 학교에서 마주하는 젠더화된 일상 문제를 주제로 한 공모에서 신승은 감독은 예술계 내 젠더 격차에 관한 문제를 포착해낸 으로, 오지수 감독은 학생과 교사라는 서로 다른 위치에 놓인 여성들의 연대를 다룬 으로 각각 최종 당선작에 이름을 올렸다. 두 사람에게 이번 작품이 첫 영화는 아니다. 신승은 감독은 전작 (2019)를 제21회 쇼트쇼츠국제단편영화제에서 상영한 바 있으며, 2016년 정규앨범 를 선보인 뮤지션이기도 하다. 오지수 감독은 4.16연대 미디어위원회 소속으로 3년간 활동했던 미디어활동가이자, 세월호 생존자를 담은 다큐멘터리 (2018..
[EVENT] 피치&캐치 10주년 라운드 테이블 대화가 필요해: 여성영화에 대해 우리가 말하고 싶은 것 21주년으로 어엿한 성인이 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그리고 열 살이 된 여성영화 제작 지원 프로그램 ‘피치&캐치’가 함께 손잡고 나아가기 위한 공론장이 열렸다. 9월 2일,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6관에서 개최된 은 피치&캐치 10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성과와 향후 지향점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영화 의 이수연 감독, 김보람 감독이 실제로 여성 창작자가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나눴고, 딥 포커스 안보영 대표,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프로젝트마켓 박세리 코디네이터, 전주국제영화제 프로젝트마켓 강사라 팀장은 영화제가 창작자들을 위해 무엇을 제공할 수 있는지를 논의했다. 영화 속 성평등, 관객들도 원한다 그 어느 때보다 영화 속 성평등이 강조되고 있는 요..
[EVENT] 바리터 30주년의 의미를 말하다 "우리끼리는 누구보다 자유로웠고, 누구보다 ‘래디컬’했다" ‘빨래터’나 ‘파리떼’가 아니다. 대한민국 설화 속 여성 영웅 ‘바리데기’가 모인 ‘터’, ‘바리터’는 최초의 여성영상집단으로 변영주 감독, 김소영 교수, 김영 프로듀서 등 걸출한 영화인의 산실이 되었다. 2019년, 이제는 젊은 여성들이 모여 작당을 하는 ‘페미니스트 코뮌’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30년 전 그들이 처음 만나던 시절은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바리터’ 결성 30주년을 맞아 첫 작품 (김소영, 1990)를 상영하고 창립 멤버와과 20세기를 회고하는 스페셜 토크 “바리터 30년 이후, 그 의미를 말하다”를 마련했다. 김소영 감독, 변영주 감독, 서선영 작가, 김영 프로듀서, 권은선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부집행..
[EVENT] 스타토크: 김민정×정재은 세상 모든 딸의 대변자, 영화 주인공 캐시는 엄마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장례식 추도사를 준비하면서 엄마와의 추억을 거슬러 올라간다. 엄마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어떤 존재였는지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상상하고 복기한다. 그러면서 캐시는 결국 엄마가 왜 그렇게 답답하게 남의 시선만 의식하며 살았는지 나름대로 이해하게 된다. 페트리샤 로제마 감독의 는 판타지적 연출로 두 명의 배우가 캐시 역할을 맡아 한 화면에 동시에 두 캐시가 등장해 이인극을 펼친다. 키가 큰 캐시와 작은 캐시가 한 호흡으로 등장하고 행동도 똑같이 한다. 마치 그림자처럼. 두 캐시가 함께 목욕하고 침대에 눕는 도입부에선 얼핏 퀴어 영화인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영화가 진행되면서 관객은 자연스럽게 두 인물이 실은 다른 모습을 한 한 명의 인물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