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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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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마우스피스 Mouthpiece 페미니스트가 맞닥뜨리는 가장 힘겹고 거대한 상대는 누구일까. 가부장제의 폭력성에 저항하며 삶의 주체로 바로서기 위한 과정에는, 어머니라는 여성 혹은 여성으로서의 어머니를 대면하는 시간이 필연적이다. 는 페미니스트 여성 내부에서 벌어지는 격렬한 전투를 그린 작품이다. 주인공 캐시를 두 배우가 함께 연기하며, 여성의 머릿속을 포화 상태로 만드는 끝없는 논쟁과 갈등을 표현한다. 두 배우가 한 인물의 양분된 자아를 연기하는 일은 드물지 않으나, 캐시는 빛과 어둠처럼 극명하게 나뉘지 않는다. 극중에서 그들은 자매, 모녀, 연인, 친구 등 다양한 관계를 함축한다. 캐시는 캐시를 위로하고 방해하며, 부추기고 만류한다. 30대 비혼 여성이자 작가인 캐시는 엄마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고, 추도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예기..
[PREVIEW] 나를 데려가줘 Take Me Somewhere Nice 보스니아 출신의 알마는 현재 네덜란드에서 엄마랑 살고 있다. 아빠는 어릴 적 향수병에 걸려 보스니아로 돌아가 버렸다. 알마는 어느 날 아빠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빠를 만나기 위해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보스니아에 가기로 한다. 보스니아에 도착해서 사촌 에미르와 에미르의 친구 데니스를 만나지만 아빠에게 가는 길은 순탄치 않다. 는 육체적으론 성인과 다름없지만, 아직은 성인이 되지 못한 10대 소녀 알마와 그와 동행하는 또래 소년들의 여정을 따라간다. 이들은 4:3의 꽉 짜인 프레임에 갇혀 있고, 영화 내내 프레임 안으로는 들어와도 좀처럼 프레임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 탈출하고 싶은 욕망과 그 욕망을 거세하는 현실 사이에서 아이들은 감정의 변화에 몸과 마음을 맡긴 채 부유한..
[PREVIEW] 에바를 찾아서 Searching Eva 애써 찾지 않아도 에바는 온라인상에 언제나 노출된 채다. SNS적 자기과시가 일상화된 세상에 프라이버시 따윈 중요치 않을지 모른다. 적어도 그녀에게 프라이버시란 과거의 유물이다. 모호한 경계를 가로지르며 살아가는 에바는 간성, 무남근, 양성애자다. 자폐증자이자 칩거 중인 중독자이고 아나키스트, 페미니스트다. 모델이자 베를린의 성노동자이며 방랑하는 아티스트다. 완고한 이탈리아의 시골에서 성장한 에바는 약물중독 어머니와 자율주의 노동주의자 아버지를 떠나 ‘무분별의 제국’을 향해 떠나기로 했다. 자본주의와 가부장주의에 강간당한 자신의 과거를 매장한 후 유동하고 흐르는 순간들이 구성하는 정체성에 자신의 현재를 맡기기로 했다. 그렇게 타인에게 부여된 이름을 버리고 스스로를 ‘에바’로 명명하며 블로그에 공사의 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