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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개 발견

[피플] 검색 결과

  1. 미리보기 2018.05.23

    [SIWFF] <방해말고 꺼져!> 아니타 사키시안 특별 강연

  2. 미리보기 2018.05.04

    3대 페미니스타 이영진 “한국영화계 내 여성 역할의 다양성 기대!”

  3. 미리보기 2018.03.21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 초대 센터장 심재명 대표 인터뷰

  4. 미리보기 2018.01.31

    <피의 연대기> 김보람 감독, 오희정 PD 인터뷰

  5. 미리보기 2017.11.29

    <동두천> 김진아 감독 인터뷰

  6. 미리보기 2017.05.17

    개막작 <스푸어> 아그네츠카 홀란드 감독

  7. 미리보기 2017.04.21

    배우 한예리, 제2대 페미니스타 위촉

  8. 미리보기 2017.01.20

    제1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시아 단편경선 최우수상 차정윤 감독

  9. 미리보기 2016.05.16

    페미니스타 김아중 인터뷰

  10. 미리보기 2016.04.08

    DHL 코리아 여성위원회 박미림 위원장 인터뷰

  11. 미리보기 2016.04.08

    제38회 크레떼이유여성영화제 출장기

  12. 미리보기 2016.04.06

    아시아 단편경선, 아이틴즈 부문 예선 심사위원 구정아, 최지은 인터뷰

2018.05.23 18:38 - 서울국제여성영화제 SIWFF

[SIWFF] <방해말고 꺼져!> 아니타 사키시안 특별 강연

66() 진행되는 쟁점 토크에서는 페미니스트 게임 비평가인 아니타 사키시안의 특별 강연이 펼쳐진다. 게임을 비롯해 대중문화를 페미니스트 관점에서 비평한 온라인 콘텐츠를 제작하는 저명한 비평가 아니타 사키시안(Anita Sarkeesian)은 게임 산업 내에서의 여성 혐오와 온라인 공격을 다룬 <방해말고 꺼져!: 게임과 여성>을 상영에 이어 특별 강연을 개최한다.

 

미디어 비평가인 아니타 사키시안은 비디오 게임을 페미니즘 관점에서 탐색한 획기적인 콘텐츠로 비평적 찬사와 대중적 지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은 여전히 게이머게이트에서 그녀가 겪은 사건들로 인해 그녀를 인지하고 그녀의 작업은 그녀의 경험에 가려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이 토크에서 사키시안은 온라인에서 그녀를 괴롭힌 이들의 행동이 지지하고 더 나아가 반동적인 정치적 아젠다를 촉진하고 세상 여성들의 목소리를 침묵시킨 방식을 풀어놓기에 앞서 그녀를 액티비스트로 만든 경험을 이야기할 것이다.  

 

강연자 소개: 아니타 사키시안 (Anita Sarkkesian)

페미니스트 미디어 비평가이자 비디오 블로거, 대중 강연자로 유명하며 대중문화에서 여성 재현을 분석한 논평 비디오를 제작 유통하는 웹사이트 “페미니스트 프리퀀시Feminist Frequency”의 설립자이다. 그녀가 제작한 시리즈 중 “비디오 게임에서의 여성 재현”은 엄청난 관심을 모았다. 2012년 사키시안은 킥스타터에서 시리즈 제작을 위한 펀딩을 시작했는데, 이후 남성 게이머와 일부 개발자들을 중심으로 그녀를 온라인에서 괴롭히고 희롱하는 대대적 공격이 일어났다. 그녀의 사진을 포르노 사진에 합성한 이미지가 배포되었을 뿐만 아니라 살해를 시도하겠다는 협박 메일이 줄을 이었다. 이 같은 온라인의 여성혐오 공격에 오히려 많은 지지자이 모여 이 프로젝트는 원래 목표했던 6천 달러를 훌쩍 넘겨 16만 달러를 모았다. 이 사건은 미디어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었으며 사키시안은 비디오 게임 문화에서의 여성혐오와 사이버 괴롭힘 논쟁의 핵심에 놓이게 되었다.

2014년 북미에서 성차별과 여성혐오를 비판한 여성 게임 개발자를 공격하고 비하한 남성 게이머들의 ‘#gamergate’ 공격과 논란이 일어났을 때도 조이 퀸, 브리아나 위와 함께 공격받기도 했다. 사키시안의 활동은 ‘게임에서의 여성’의 존재를 크게 부각시키는 역할을 했다. 그녀는 현재 게임 및 영화 같은 대중문화 뿐만 아니라 역사 속 여성영웅 발굴로도 영역을 넓혀 페미니즘 영상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관련 사이트

트위터: @femfreq

웹사이트: https://feministfrequency.com/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user/feministfrequency/featured

“Tropes vs. Women in Video Games” 에피소드:  https://www.youtube.com/watch?v=X6p5AZp7r_Q

TED 강연: https://www.youtube.com/watch?v=GZAxwsg9J9Q

XOXO 강연: https://www.youtube.com/watch?v=ah8mhDW6Shs

 

 

작성 : SIWFF 프로그램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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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4 12:38 - 서울국제여성영화제 SIWFF

3대 페미니스타 이영진 “한국영화계 내 여성 역할의 다양성 기대!”

 

대망의 20주년을 맞이한 제2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올해 영화제를 대표해 홍보대사로 활약할 3대 페미니스타에 배우 이영진을 위촉했다. 페미니스타는 그간 개막식 사회뿐만 아니라 아시아단편경쟁 심사위원 활동 및 스페셜 토크 이벤트에 참여하는 등 독보적으로 활약해왔다. 올해에는 배우 이영진이 서울국제여성영화제와 새롭게 인연을 맺어 대망의 20주년을 맞이한 영화제를 빛낼 전망이다.

 

지난 52() 공식 기자회견에서 제2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3대 페미니스타 배우 이영진의 위촉식이 진행되었다. 김선아 집행위원장은 페미니스타 선정 이유로 이영진 배우가 우리 사회에서 여성배우를 향한 고정관념이나 선입견을 깨고 벗어나기 위해 사회적으로 발언을 해 온 만큼 서울국제여성영화제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원한다는 느꼈다고 전했다. 이영진 배우는 3 페미니스타로 선정된 대해서 "많은 용기를 지니고 배우 활동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많은 지지와 용기를 받았다 하며, 더욱 많은 분들이 즐길 있는 축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포부를 밝혔다.

 

배우 이영진은 1998년 모델로 데뷔해 활약하고, 이듬해 영화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의 주연으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는 공포 장르의 학원물로서 십대 여성들의 섬세한 내면을 풀어낸 수작으로 극찬 받아, 이영진은 제36회 백상예술대상 여자 신인연기상과 제20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신인여우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촉망 받는 배우로 발돋움했다. 이후 <요가학원>, <4교시 추리영역> 등 공포 스릴러물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펼친 데 이어 <로봇, 소리>, <환상속의 그대>, <고령화 가족>, <열여덟,열아홉> 등 다양성 영화로 활동범주를 넓혀 한국영화계를 이끄는 여성영화인 대열에 올랐다. 또한 여러 매체를 통해 한국영화계의 성평등 문화가 실현되기를 바라는 의지를 밝혀, 페미니스타로서 앞으로의 활약에 귀추가 주목된다.

 

페미니스타로 위촉된 이영진은 오는 531() 문화비축기지에서 진행되는 개막식에서 단독 사회를 맡아 노련한 진행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2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아시아단편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며, 67() 폐막식에서 시상을 진행한다. 또한 64() 메가박스 신촌에서 여성가족부 주최로 정현백 장관이 참여하는 쟁점 토크 여성가족부XSIWFF 토크콘서트: #WITH YOU’ 참석을 확정해 눈부신 활약을 기대케 한다

 

정리: 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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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1 14:41 - 서울국제여성영화제 SIWFF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 초대 센터장 심재명 대표 인터뷰

 

 

 

 

2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영화제 개막에 앞서 자원활동가를 포함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이하 든든’)에서 지원하는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을 진행한다. 든 초대 센터장인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는 단독 인터뷰를 통해 여성영화인을 지원하고 한국영화계의 성평등문화를 지향하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지원하게 된 계기를 밝혀 이목을 집중시킨다.

 

 

 

Q. 든든이 제2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교육을 맡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든든을 운영하는 ()여성영화인모임은 든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서울국제여성영화제와 함께 성평등 영화정책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이를 의제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2017년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여성영화인축제에서 진행된 성평등 영화정책대담 시리즈 "영화산업에서의 성평등, 어떻게 성취할 것인가?"는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여성영화인모임은 든든이 영화산업 내 성희롱·성폭력 예방 및 근절 활동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영화산업 내 성평등 구현을 위해 필요한 일들을 해야겠다는 뜻을 갖게 되었다. 든든은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여성영화인을 발굴 및 지원하고, 여성 영화를 통한 다양성 영화를 확산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영화를 통해 성평등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것에 공감하며 지지한다. 든든 또한 성희롱·성폭력 문제를 포함하여 영화산업 내 성평등 환경조성을 저해하는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보다 성평등한 환경을 만드는 데 필요한 영화정책과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실태조사 및 연구, 캠페인 등의 활동을 펼쳐나가고자 한다.

 

Q. 이번 교육을 지원함으로써 든든이 기대하는 효과는 무엇인가?

A.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1997년 국내 최초로 '여성의 관점'을 모토로 시작된 영화제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 영화산업 내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2017년 영화진흥위원회가 여성민우회와 함께 '영화산업 내 성폭력 예방교육 강사양성 사업'을 진행하여 강사를 파견하면서부터이고, 영화제에서 예방교육이 실시되기 시작한 것은 올해부터이다. 그만큼 그 역사가 짧고, 앞으로 보완되어야 할 부분이 많다. 현장의 특징을 반영한 예방교육이 필요한데, 프리프로덕션 단계와 프로덕션 단계의 특징이 다르고, 영화제의 특징은 또 다르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가지고 있는 그동안의 영화제 운영 경험 및 젠더감수성을 토대로 예방교육에 대해 피드백을 해준다면, 앞으로 더 나은 예방교육이 가능하도록 보완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Q. 든든에서 지원하는 성희롱·성폭력 예방 교육에 앞서 전하고픈 메시지가 있다면?

A. 든든에서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실시하고 있는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은 이수를 위한 최소 시간이 2시간으로 정해져 있다. 사실 이 두 시간의 교육은 최소한의 기초교육일 뿐, 두 시간짜리 한 번의 교육으로 커다란 변화를 만들기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예방교육을 받는 수강생들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하다. 이번 교육을 통해 동료들과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교육 이후에도 일상 속에서 성희롱·성폭력을 비롯한 젠더 문제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실천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문화가 되면 좋겠다.

그리고 예방교육 실시를 고민하고 있는 영화인들이 있다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예방교육부터 시작해나가기를 권하고 싶다. 예방교육은 하나의 정답을 알려주는 족집게 과외와는 다르다. 영화계의 특수성을 반영하여 현장에서 실효성 있는 예방교육 및 사건처리 절차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예방교육이라는 자리를 통해 더 많은 이야기가 쏟아져 나올 필요가 있다. 든든에서는 올해 영화산업 내 성희롱·성폭력 예방 및 처리를 위한 가이드북을 개발할 계획이다. 예방교육 실시하며 이루어지는 논의들이 가이드북 개발 작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 드린다.

 

 

 

정리: 오지혜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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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31 15:07 - 서울국제여성영화제 SIWFF

<피의 연대기> 김보람 감독, 오희정 PD 인터뷰

 

 

한 달에 한 번, 일 년에 12번, 살아가면서도 적어도 400번.

귀찮은 '그날;의 이름은 대자연, 마법, 반상회='생리'

 

모든 여자들이 생리를 하지만 그것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는데요,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여성의 몸을 자세히 들여다 보고 그에대한 연대기를 다룬, '여성의 몸'과 '생리'에 관한 범시대적, 범세계적 탐구다큐인 영화 <피의 연대기>가 지난 달 개봉을 했습니다.

 

 

 

2016년 다큐멘터리 옥랑문화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어 제작지원을 받아 제 19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월드프리미어로 상영한 김보람 감독의 <피의 연대기>의 김보람 감독과 오희정 피디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김보람 감독

 


 

 

Q: 영화를 위해 여러 여성들로부터 생리에 대한 개인적인 이야기를 들으면서 특별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무엇입니까?

 

A: 우리 모두 이때까지 질과 친하게 지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성장기에 질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했다고나 할까요. 이 부분은 국내외 마찬가지였습니다. 우리 중 누구도 학교나 가족들로부터 내 질이 어떻게 생겼고,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특정 상황 시(생리 중, 혹은 섹스 시)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삽입형 생리용품은 어떻게 사용하고, 자위는 어떻게 하는지등 어떠한 정보도 접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흥미롭다기보단 슬펐습니다. 결국 내 몸의 일부를 알지 못하고, 삽입 섹스를 하는 관계에 진입했을 때 내가 손가락을 넣어보지 않은 나의 신체에 다른 사람의 신체를 먼저 받아들이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게 슬펐습니다.

 

 

Q: <피의 연대기>가 여성뿐만 아니라 예상 밖으로 남성 관객의 호응을 많이 받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A: 의외로 남자 관객분들이 질문을 많이 해주시는데요, 제 생각은 아니고 GV 때 질문을 하시는 남성 관객 대다수가 이전까지 모르던 것을 알게 되어 좋았다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Q: 영화에 생리에 대한 비교적 많은 정보가 들어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루지 못해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A: 제작 1년 차까지만 해도 영화의 엔딩은 생리하지 않을 권리였습니다. 본질적으로 반영구 피임을 목적으로 하지만 배란을 조절해 생리양이 현격히 줄거나 아예 하지 않는 다양한 시술들에 대해 소개하고, 제가 직접 임플라논 시술을 받아 생리를 하지 않는 첫 번째 달을 맞이하는 것을 엔딩으로 생각한 적도 있었습니다. 실제 IUD 시술을 받은 여성 분을 인터뷰 했고,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네덜란드 친구인 샬롯의 경우도 IUD를 받아 12년 째 생리를 하지 않는 자신을 ‘non-period person(생리하지 않는 사람)’으로 소개하기도 헀습니다. 하지만 임플라논 시술을 받기 위해 상담을 받으면서 월경 전 증후군이 꽤 심한 제가 임플라논을 시술 받을 경우 증후군이 더 심각해질 수도 있어 제 경우 피임을 위해서는 피임약을 복용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때 문득, 90분짜리 영화의 한 챕터로 다루기엔 너무 광범위한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피임, 생리하지 않을 권리는 그 자체로 2시간짜리 영화로 만들어지기에 충분한 이야기였고, 저희 영화에서 10-15분 챕터 안에서 다루고 말 주제가 아니라는 판단이 들어 최종적으로 영화에는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이 주제는 영화로 만들어지기 전에 의학계, 과학계에서 먼저 좀 더 적극적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하는 이슈라고 생각합니다.

 

Q: 여성의 몸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또 한번 찍게 된다면 어떤 소재를 가지고 작업하고 싶은가요?

 

A: 현재 플러스 사이즈 모델 김지양 씨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기획 중에 있습니다.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그 아름다움을 규정하는 것은 나 자신인가 자본 권력인가, 아름다움이 외부로부터 규정될 때 인간 내부에 생기는 문제는 무엇인가, 하는 문제를 다루게 될 것 같습니다.

 

 

 

 

 

 

 

 

 

 

 

 

 

 

 

 

 

 

   오희정 PD 

 

 

Q: <피의 연대기>를 기획할 때에 가장 중요하게 잡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던, 다시 말해 큰 줄기는 무엇이었나요?

 

A: 생리를 본격적으로 다룬 장편 다큐멘터리가 없었기 때문에, ‘영문학 입문처럼 생리 입문서같은 영화를 만들고 싶었고, 개인적으로는 세 가지 목표가 있었어요. 첫번째로, 비주얼과 형식적으로 새롭고 젊은 감각의 다큐를 선보일 것. 젊은 여성 제작진이 평등하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제작 환경을 조성할 것. 마지막으로, 영화를 통해 생리에 대한 담론이 활발해지는 시작점이 되길 바랬어요.

 

 

 

 

 

Q: 영화는 생리에 대한 개인의 경험을 소개하기도, 연대기를 훑어 내리기도, 국내외로 정책적인 변화와 염원을 다루기도 합니다. 이 중에 제작단계에서 가장 안 풀렸던 부분은 어느 부분인가요?

 

A: 제작비 마련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아요. 다양한 개인을 만나 그들의 경험을 소개하고, 다각적인 리서치를 진행하고,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의 사례들까지 다루기 위해서 필요한 제작비가 상당했어요. 그리고 저희 영화는 소품 준비부터 시작해서, 애니메이션, 모션그래픽 등에 소요되는 제작비 규모도 컸고요. 보람씨와 저 모두 첫 영화였는데 당시에는 신인창작자가 제작지원 받는 게 쉽지 않았어요. 다행히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시작으로 부산국제영화제 등에서 지원해주신 덕분에 큰 고비를 넘길 수 있었어요. 제작지원을 받지 못해서 후반작업을 위한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했어요. 해외에서는 신인창작자에게 특화된 펀드들이 꽤 많고, 이게 우리 첫 영화라고 하면 분위기 자체가 어머, 축하해!” 이런 식인데, 한국에서는 네가 잘 할 수 있겠니?” 이런 분위기라서 자신감을 가지고 밀고 나가는 게 어렵기도 했어요.

 

 

 

Q: 다른 인터뷰에서 영화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열정페이를 강요하지 않는 원칙을 지켰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당연한 일이지만) 열악한 독립 다큐 제작환경 속에서 그 원칙을 고수하게 된 이유나 계기가 있다면 무엇인지요?

 

A: 저희가 열정페이를 강요당했던 안 좋은 경험 때문이겠죠(하하). 그런 부당한 일을 겪어서 속상할 때마다 나는 절대 그러지 말아야지다짐했던 것 같아요. 물론, 알게 모르게 도와주신 분들도 계세요. 그리고 저희 영화에 참여해주신 분들이 워낙 재능이 뛰어나서, 더 드리고 싶었던 아쉬운 마음도 있고요. 그래도 그런 원칙을 지켜나가기 위해서 피나는 노력했던 건 사실이에요. 지속가능한 작업 환경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원칙이라고 생각해요. 재능 있는 분들이 삶이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작업을 포기하는 건 큰 손실이고, 너무 속상한 일 같아요. 생계 걱정을 덜 할 수 있을 때, 좋은 작업을 위해 더 집중할 수 있는 건 당연한 이치인데, 그런 환경을 만드는 게 결코 쉽지는 않았죠.

 

 

 

 

정리: 함유선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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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9 15:30 - 서울국제여성영화제 SIWFF

<동두천> 김진아 감독 인터뷰

 

 

VR(Virtual Reality)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면 VR시네마 <동두천>에 대해 잘 알고 계실텐데요, 지난 9월 막을 내린 제74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베스트 VR 스토리상(Best Virtual Reality story)’을 받으면서 <동두천>은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습니다.

 

 

베니스국제영화제보다 한 발 앞 서 <동두천>을 발견하고 월드 프리미어(World Premier)로 상영한 영화제가 있었으니! 바로 서울국제여성영화제입니다. 지난 6월 제19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VR프로젝트 포럼-<동두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동두천> 상영과 함께 김진아 감독, 강지영, 김선아 프로듀서, 전우열 촬영 감독 등을 초청하여 생생한 제작과정을 듣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동두천>은 최근 제58회 그리스 테살로니키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VR상을 수상하는 등 올해 최고의 VR화제작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UCLA 영화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김진아 감독에게 수상 축하의 메시지를 전하며 <동두천>에 대한 전화 인터뷰를 나누었습니다.

 

 

Q: <동두천>1992년 발생한 '윤금이 살해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사건을 극영화 작품이 아닌, VR 작품으로 제작하시게 된 이유 또는 계기가 있으신가요?

 

 

A: 1992윤금이 살해 사건이 일어났던 당시, 저는 대학교 1학년이었어요. 사건 자체에 충격을 받기도 했지만, 더 충격 받았던 지점은 윤금이씨 사체 사진이 아무렇지 않게 언론에 노출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사건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사진을 퍼뜨려야 한다는 측과 노출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측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분위기였어요.

저는 그때부터 재현의 윤리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을 영화로 표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었어요. 하지만 영화 매체가 근본적으로 관음의 미학이 내재되어 있다 보니 피해사건의 이미지가 남용될 여지가 크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던 중, VR을 접하게 되었고 VR이라는 매체를 통해서라면 경험을 공유할 수도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VR1인칭 시점이 가능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 완전하게 그 상황 속에서 적극성을 가질 수 없는 수동적인 자세가 가능합니다.

수동적인 입장이지만 경험이 공유되어지는 모순적인 명제를 가지고 <동두천>제작은 시작되었습니다. 이러한 생각의 바탕으로 <동두천>은 관람객이 피해자도 아니고 그저 관음하는 사람도 아닌 딱 잘라 정의할 수 없는 이상한 존재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Q: 일반적인 영화 촬영과 편집과는 다른, 360VR촬영과 편집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A: 360도 촬영이다 보니 프레임이 없는 것 자체가 생소했어요. 어떻게 보면, 영화의 프레임자체가 반민주적인 방식이라고 할 수 있잖아요.

거기에 편집이 더해지면 감독의 권한이 무한정 커지게 되죠.

그런데 VR은 프레임이 사라지면서 관객이 어느 방향이든지 다 볼 수가 있어요. 관객들이 모든 방향을 자유롭게 바라보면서 작품에 대해 새로운 방식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점에서 민주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촬영을 할 때도 이러한 점들이 그대로 반영이 되죠. VR에는 프레임은 없지만 메인뷰가 있습니다. 관객들이 정면을 바라볼 때 볼 수 있는 장면을 메인뷰라고 하는데, 촬영할 때 메인카메라를 메인뷰 위치에 두고 찍습니다.

그런데 메인뷰를 찍고 나면 메인뷰를 중심으로 앞, 뒤 장면도 모두 마음에 들어서 다 찍고 싶은 거예요. 그런데 이미 메인뷰를 촬영할 때 앞, 뒤 장면이 모두 한꺼번에 촬영되었기 때문에 다시 찍을 필요 없이 해당 촬영본을 그대로 사용하면 되는거죠.

그리고 편집을 할 때 샷 길이를 정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적당한 샷 길이를 찾기 위해서 같은 클립을 여러 번 보면서 편집을 해나갔습니다. 그런 뒤, UCLA 교수들과 함께 시연 테스트를 하며 그때마다 나오는 코멘트들을 메모하면서 편집의 방향성을 잡아 나갔습니다.

 

 

 

Q: 서울국제여성여화제와 부산국제영화제 등 국내 상영은 물론이고 미국, 이탈리아 등 다양한 나라에서 <동두천>은 상영되었습니다. 해외에서 <동두천>을 접한 관객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A: 관객들은 반응은 같지만, 달랐어요. “파격적이다라는 공통적인 반응은 있었지만 공포감을 느끼는 정도가 모두 달랐습니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상영했을 당시, 한국 여성관객들은 모두 무서워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UCLA 시연 테스트 당시에는 무서움을 느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제가 처음으로 접한 VR콘텐츠는 바다 속에서 물고기를 보는 체험이었는데 전혀 무서운 내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무서움을 느꼈어요. VR을 접하는 관객들이 무서움을 느끼는 이유가, 관람객 자신의 몸은 사라지는데 시선은 살아 있는 원초적인 공포심이 있는 것 같아요. 상처받기 쉬운 상태가 되는 거죠.

그리고 또 하나는 공간이 주는 공포감이 있습니다.

<동두천> 제작을 위해 동두천을 꽤 여러 번 갔는데, 조감독, 제작실장, 저 이렇게 3명이서만 갔던 적이 있어요.

그때 두 명은 카메라로 테스트 촬영을 하고 저는 배우의 역할이 되어 동두천 밤거리를 걷는데 굉장히 무서웠습니다. 멀리서 미군이 걸어오기만 해도 너무 무서운거죠. 한국여성들에게는 사건에 대한 공포심이 기본적으로 있는 것 같습니다.

<동두천>을 보며 공포감을 느끼는 정도는 한국여성들에게 압도적으로 크고 다음이 아시아 여성들, 유색인종 여성들, 그리고 한국 남성들, 백인 남성들 순인 것 같습니다. 이는 후기 식민주의적 감정과도 연관된다고 봅니다. 피해자로서 누가 더 깊게 공감하는가에 대해 지독하리만치 정확하게 나뉘어 나타난다고 생각합니다.

 

 

 

Q: 한 인터뷰에서 "VR은 한 마디로 타자와 완전히 공감하는 경험을 유도하는 매체다"라고 말씀해 주기도 하셨는데요, 감독님의 다음 VR프로젝트에서 전달하고 싶은 공감 경험의 주제는 무엇인지요?

 

A: <동두천>과 같은 주제로 확장해 나가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일어나는 미군 범죄들, 가해 당사자들이 의도를 가졌든 그렇지 않았든 수 없이 발생했던 미군관련 사건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성희롱 관련된 뉴스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성희롱 같은 경우에는 개념이 모호하고 애매한 지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이는 성희롱을 예방하는 교육의 부분에서부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감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말로서 교육될 수 있는 부분에는 명확하게 한계가 있어요.

그리고 이미지가 범람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범죄인지 아닌지 모호한 지점들이 생기는 것이죠.

그런 측면에서 최근에 재미있게 본 VR연구 작품이 있습니다. 다른 인종이 된 자신의 모습을 거울에 비친 모습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 다른 인종이 되었을 때 느낄 수 있는 심리적 변화를 느껴보는 작품입니다. 공감을 키워드로 인종문제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죠. 이러한 체험은 나와 너를 구분 짓는 경계들이 무의미해지는 순간을 경험하게 합니다.

이런 순간에 자신이 노출되었을 때 공감의 감정들이 자연스럽게 생겨나며 교육되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김진아 감독은 여성의 몸을 화두로 하는 여성 중심의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를 차기작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차기작 준비와 함께, <동두천> 상영요청이 물 밀 듯 들려와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고 하는데요, <동두천>은 현재 30개 이상의 영화제에서 초청을 받은 상황이며, 전 세계에서 한 주에 4개 이상의 영화제에서 상영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암스테르담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는 네덜란드 필름뮤지엄 아이(Film Museum EYE)와 함께 <동두천>을 주제로 자체적인 포럼을 준비할 만큼 <동두천>이 가지고 있는 주제의식과 문제의식에 깊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여성의 영화를 VR로 확장해 나가며 영화 속의 여성, 영화로 표현되는 여성, 영화의 주제를 밝게 빛내는 여성으로 전 세계에서 이름을 떨쳐 나가고 있는 김진아 감독님을 응원합니다!

 

 

 

정리: 손지현 교육사업팀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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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7 20:20 - 서울국제여성영화제 SIWFF

개막작 <스푸어> 아그네츠카 홀란드 감독

아그네츠카 홀란드

Agnieszka Holland


폴란드 시인 비스와바 쉼보르스카는 유토피아라는 시에서 


모든 것이 명백하게 설명되어 있는 섬. 이곳에서는 탄탄한 증거의 토대를 딛고 서 있을 수 있다. 모든 길은 목적지를 향해 뻗어 있다. 덤불은 정답의 무게에 짓눌려 있다...오른쪽에는 의미가 보관된 동굴. 왼쪽에는 깊은 신념의 호수...하지만 이 모든 매력적인 조건에도 불구하고, 섬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다...’ 


이어서 시는 바다 속으로 몸을 던지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로 가득한 삶 속으로사람들이 떠나 유토피아라는 이름의 섬은 이제 텅 빈 섬이 되었다는 걸로 끝맺는다


쉼보르스카의 유토피아는 또 다른 폴란드 출신의 영화감독인 아그네츠카 홀란드 감독의 영화 세계와 유사하다. 의미, 진실, 증거, 이성, 이념을 토대로 존재와 삶의 모든 것을 판단하고 설명할 수 있다는 신념이 결국 광기의 역사를 만들었다는 것을 이들 지혜 가득한 현자들은 이미 일찍이 알고 있었던 듯하다.

 

정치적 영화, 홀란드의 영화

 

아그네츠카 홀란드 감독


폴란드 계 유태인인 아그네츠카 홀란드는 폴란드인 저널리스트 어머니와 유태인 공산당 아버지 사이에서 1948년에 태어났다. 체코 영화학교 FAMU를 다닐 때 1968년 프라하 혁명에 가담해서 체포되었고 1981년 폴란드 공산정권을 무너뜨린 자유노조 운동으로 인한 계엄령 덕분에 80년대 말까지 딸이 있는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프랑스에서 영화작업을 해야 했다. 80년대 말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후 홀란드는 상대적으로 국가의 검열과 지원에서 자유로운 서유럽에서 주로 활동을 하게 된다


2000년대에는 미국의 HBO 제작 드라마 연출자로 참여, 미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2014년 유럽영화아카데미 회장으로 선출되고 2016년 다국적 유럽 연합의 제작 자본으로 <스푸어>를 완성한다. 베를린 국제영화제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여 영화예술을 확장시킨 영화에 수여하는 은곰상을 <스푸어>에 수여하면서 홀란드의 유럽으로의 복귀를 환영했다.


영화 <유로파 유로파>, <어둠 속의 빛>


홀란드는 아마도 여성 감독 중 가장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한 감독일 것이다. 다작의 필모그래피를 분류하기란 쉽지 않지만 돌출된 몇몇 지점들은 분명 있다. 하나는 유태인 정체성이다. 그녀에게 국제적인 명성을 안겨 주었던 <유로파 유로파>에서 <어둠 속의 빛>까지 홀란드가 반복해서 다루는 주제는 2차 세계대전에서의 폴란드계 유태인의 삶 특히 바르샤바의 게토에서이 삶이었다


홀란드는 이전의 씨네 21과의 인터뷰에서 유태인을 희생양으로 보거나 천사 같은 이미지로 지나치게 감상적으로 묘사하는 영화들에 진저리가 난다. 유대인들 역시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다. 그래서 결론은 이름 없는 희생자 집단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고유의 캐릭터를 부여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영화 <토탈 이클립스>, <카핑 베토벤>


<유로파 유로파>의 솔로몬과 <어둠 속의 빛>의 주인공 페렉은 적과 동지로만 구분되는 전쟁의 도식 어디에도 속해있지 않은 인물이다. 그들은 죽음 앞의 생에서 선택에 직면했던 한 인간일 뿐이었다. 다만 집단주의의 광기에서 홀란드가 견지하려는 것은 솔로몬의 대사처럼 나 자신이 되고 싶다.”는 것이다. 개인의 정체성을 인정하면 전쟁의 포화는 사라질 것이다. <토탈 이클립스><카핑 베토벤>처럼 예술가의 광기를 다룬 작품들 또한 크게 연관 없어 보이지만, 예술가 개인의 광기에 가까운 자유가 집단의 맹목적 신념보다는 낫다.’는 감독의 시선은 일맥상통한다


영화 <철의 사나이>


홀란드 영화경력에서 또 다른 돌출 지점은 그녀가 집단과 대의의 프로파간다 영화와 정치적 영화를 구분한다는 점이다. 홀란드가 보기에 공산주의나 그 이후의 모든 대의 민주주의 정치는 늘 소외와 배제를 낳고 인간(시민, 국민)의 자격과 조건을 되묻게 되는 상황을 낳는다. 폴란드의 또 다른 대표적인 영화감독이자 홀란드의 사수였던 안제이 바이다 감독은 레흐 바웬사가 이끌었던 자유노조 운동 속에서 <철의 사나이>(1981)를 만들어 바웬사를 영웅시하고 그의 정치적 노선을 옹호한 바 있다


영화 <A Woman Alone>, <올리비에 올리비에>


그러나 홀란드는 이런 영화들은 사람들 사이에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사람들 외부에 놓여있는 정치학을 다루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정치적 영화가 아니라 프로파간다 영화이다.”라고 인터뷰를 통해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1981년 같은 해에 홀란드는 <여성 혼자 A Woman Alone>를 만들어 격렬한 자유노조운동 속에서도 빈곤의 사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무시당하면서 비참하게 사는 한 미혼모의 삶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 여성은 공산주의와 그에 대한 반대운동이라는 적대적 공생관계에서 배제당한 인간을 대표하는 하나의 기호로 등장한다. 영화 <올리비에 올리비에> 또한 남편과 아들이 있어야 가족은 완성된다는 엄마와 그의 소외된 딸의 갈등을 다뤘다는 점에서 비슷한 맥락에 놓을 수 있는 영화이다


홀란드는 그렇게 늘 공동체나 공화국에서 나 자신이 되고 싶다는 이유로 추방된 자들을 자신의 영화의 주인공으로 불러들여 환대한다.

 

유토피아의 회복, <스푸어>

 

홀란드의 가장 최근 연출작이자 이번 19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작이기도 한 <스푸어>는 트럼프와 브랙시트가 지배하는 세계정세에 대한 홀란드의 정치적 코멘트라 할 수 있다. 자신 스스로를 정치적 동물이라고 말할 만큼 늘 시대와 역사()를 배신()한 인간을 다뤘던 홀란드는 <스푸어>에서 생명의 생기를 통해 지구 유토피아를 회복하려 시도한다. 홀란드는 동시대의 횡행하는 내셔널 파퓰리즘의 광풍이 거대한 남성 동성지배 카르텔에 있다는 걸 지목하면서 다시 한 번 정치적 영화를 빚어낸다. 이제 전쟁은 이념과 신념의 영역이 아니라 일상과 관습의 영역에서 일어난다.


영화 <스푸어>


이 영화는 블랙 코미디 요소를 지닌 무정부주의적인 페미니스트 범죄 이야기이다.’ 홀란드는 자신의 영화 <스푸어>를 이렇게 정의했다. 나치즘과 공산주의 등 집단주의의 억압과 광기를 평생 회의적으로 바라봤던 홀란드가 결국 무정부주의적 페미니스트 영화를 만들었다는 건 결과론적 이야기지만 어찌 보면 당연한 귀결 같기도 하다. 영화 <스푸어>는 고요하고 거대한 원시림을 부감으로 보여주다가 나란히 정렬해 있는 사슴 떼로 안착한다


이어서 떼로 몰려 있는 한 무리의 사냥꾼들과 그들이 몰고 온 차로 혼란스러워 지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영화는 은퇴한 교각 기술자이자 아마츄어 점성술가이며, 방과 후 영어 교사인 주인공 두쉐이코가 모든 생명의 고향인 숲에 함부로 침입하여 살상을 일삼는 이들 남성 무리들에게 차례로 복수를 가하면서 자연을 회복한다는 에코 페미니스트 스릴러이다. 지역의 시장, 경찰, 검찰, 여우 공장 상인, 마을 성당의 남자 신부 등 보이 클럽은 정치, 경제, , 종교 시스템을 장악, 생명을 죽일 뿐 아니라 여성에게도 거침없이 폭력을 휘두른다두쉐이코는 버섯 채취꾼, 체코의 곤충학자, IT 기술자이자 미니멀리스트, 구러시아에서 온 이민자 여성 등 주변부 인물과 함께 숲의 유토피아를 만든다


결국 홀란드가 만든 <스푸어>의 숲은 마치 디스토피아 같던 쉼보르스카의 유토피아를 숨과 생기로 되살린 태곳적 유토피아의 땅이 아닐까.



김선아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


(본 컬럼은 영화전문지 씨네21에도 기고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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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1 18:11 - 서울국제여성영화제 SIWFF

배우 한예리, 제2대 페미니스타 위촉



페미니스타 Feminista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 여성영화의 발전을 선도하고 있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올해의 페미니스타로 배우 한예리를 위촉했습니다.

 

 

배우 한예리는 15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는 트레일러의 주연으로. 1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여판사>, 1962X2016’에서는 공연자로써 서울국제여성영화제와 함께 해주셨고, 올해는 페미니스타로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영화 <최악의 하루>, <춘몽> 등에서 지금껏 없던 독보적인 여성 캐릭터를 소화하며 영화팬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아온 배우 한예리는 여성영화를 관객들에게 소개하는 데 앞장서 온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알리는 2대 페미니스타 맡게 되어 기쁘다.”는 소감을 전해왔습니다.

 

페미니스타 한예리는 제19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식의 사회뿐만 아니라 올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시아 단편경선의 심사위원으로 합류하는 등 올해 제19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찾아주신 관객 분들과의 폭넓은 소통을 위해 힘쓴다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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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0 14:56 - 서울국제여성영화제 SIWFF

제1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시아 단편경선 최우수상 차정윤 감독

 

<나가요 : ながよ> 가 세상에 태어나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만나기까지

- 처음으로 밝혀보는 제작기 & 잊지 못 할 첫 경험






안녕하세요. 저는 <나가요 : ながよ>라는 영화로 제1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와 첫 만남을 가졌던 차정윤입니다. 제 영화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아시아 단편경선 부문을 통해 처음으로 관객분들과 만났습니다. 제가 만든 영화가 영화제라는 공간을 찾게 된 것, 그로 인해 낯선 관객들을 만나게 된 것, ‘국제여성영화제라는 이름에 걸맞게 다양한 국가의 여성감독님들을 만나게 된 것 모두가 제게는 첫 경험이었습니다. 지난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의 시간을 떠올리면 한없이 소중하고 특별한 기억들로 가득 차서 다시금 가슴이 두근거리곤 합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 좋을까 고민하다가 <나가요 : ながよ>의 탄생기부터 간단히 짚어보고, 서울국제여성영화제와의 만남과 그 이후의 이야기들을 함께 나눠 보고자 합니다. 2년여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지난날의 일기장을 뒤적여보고 나가요 제작노트를 들추어 보았습니다.





2015. 9. 11

새 시나리오를 썼다. 한 달 하고 조금 더 후인, 10월 말과 11월 초에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주인공이 다현 이라는 이름을 가진 친구인데, 살아가려고 하는 의지가 강한 친구다. 우리는 누구나 다 행복할 권리가 있으며, 무얼 하고 살아가든 어찌됐건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있는 상태 그 자체는 참으로 귀한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나가요 : ながよ> 와 함께 올 한 해가 마무리 될 것 같다. 


2015. 9. 24

공개 통합 오디션 자리에서 문혜인 배우를 발견하다.


2015. 10. 29 ~ 

영화의 부제인 ‘기나긴 가을밤’에 맞춘 듯, 늦가을에 촬영 시작. 우여곡절과 함께 4회차의 촬영을 마치고 촬영이 중단됐다. 아, 이렇게 영화가 엎어지는 구나, 나는 망했다고 생각했다. 집에 돌아와 혼자가 된 순간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 내렸다.


2015. 11. 21 ~

한 달여의 기간 동안 절치부심. 추가촬영을 해야 하는 씬들을 위한 준비작업을 마치고(세트 제작) 다시 촬영에 들어갔다. 


2015. 11월 말.

크랭크업. 10월 말부터 11월 초에 본 촬영을 진행하고, 예정에 없던 추가촬영으로 인해 한 달 여 만에 촬영이 마무리 되었다, 내일은 서울에 첫 눈이 내린다고 한다. 다시금 내딛어야 하는 발걸음들이 무수히 많다. <나가요 : ながよ>를 준비하고 촬영하며 가을날들을 보내왔듯, 영화 후반작업을 하며 겨울날들을 보낸다. 


2016. 1. 1

편집실 골방에서 편집을 하다가 새해를 맞았다. 근처 문 연 식당에서 혼자 떡국을 사 먹고, 다시 편집작업을 이어갔다. 한동안 갈피를 잡고 있지 못하던 작업이 과감한 삭제들을 통해 명확해지기 시작했고, 두 개의 씬을 통째로 드러내는 선택을 감행했다.


2016. 2. 15

광화문의 어느 오피스텔에서 후시녹음을 진행했다. 사운드 감독님과의 일정조율로 한 새벽에 홈 레코딩을 하게 되었고, 그 날 <나가요 : ながよ>의 엔딩 랩이 탄생했다. 혜인 배우가 목감기에 잔뜩 걸린 상태로 나타났지만 막상 녹음에 들어갔을 때엔, 감기에 걸린 티가 나지 않았다. 이것은 기적.


2016. 2. 19

1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시아 단편경선 부문에 출품을 했다. 편집만 완료된 상태였고, 음악과 믹싱, 색보정 등 아직 많은 후반 작업이 남아있는 상태다.


2016. 4. 8

서울국제여성영화제로부터 아시아 단편경선 본선작이 되었다는 전화 연락을 받았다. 고백하자면, 영화제에 출품을 하고 난 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연락처를 휴대폰에 저장해 두었었다. 영화제 측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을 때, 순간 심장이 쿵. 하면서 ‘혹시나?’ 했고 그 ‘혹시나’가 현실이 되었다. 


2016. 4월 말.

영화의 최종 완성본이 나왔다. 드디어 끝이 났다.


2016. 5. 6

떨리는 마음으로 마스터링 파일을 뽑았고, 상영본 도착 마감일에 맞추어 여성영화제 측으로 상영본을 보냈다. 앞만 보고 계속 내달리기만 하다가 막상 끝을 내어 놓고 나니 마음이 허하고 묘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시간들을 뒤로 하고, 이렇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내심 바라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이루어질 거라 생각지 못했던 일이었기 때문에 놀라움도 있었고 설렘도 있었습니다. 영화제가 열렸던 지난 2016년의 62일부터 8일까지, 저는 매일 신촌을 찾았습니다. 쑥스러운 이야기이지만 <나가요 : ながよ>의 첫 상영 전날 밤에는 해가 뜨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고,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가 예정되어 있던 두 번째 상영 전날 밤에도 역시나 밤을 꼴딱 새고 영화제를 찾았습니다. 스크린 앞으로 나아가 처음으로 관객들 앞에 서는 순간, 주연을 맡은 문혜인 배우와 두 손을 꼭 잡고 섰습니다. 두렵고도 설레는 시간들을 보냈고, 벅차고 따뜻한 순간들이 제 안에 고스란히 남았습니다. 일주일 간 열렸던 영화제의 막을 내리던 날, 제 영화가 그 날의 폐막작이 되었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고 그저 놀람에 두 다리모든 힘이 풀려버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수상소감을 했습니다. 


<나가요>를 만드는 데에 8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지난 8개월 동안 너무 많이 울어서, 이제는 울지 말아야지. 다짐했는데, 너무나 기쁘고 감사해서 눈물이 납니다. 나가요 는 제 몸과 마음이 모두 무너져 있었을 때, 다시 일어서기 위해. 다시 앞을 보고 살아나가기 위해 만든 영화입니다. 오늘은 너무나도 기쁜 날이지만, 그럼에도 앞으로 제가 걸어 나갈 앞길이 그다지 밝지 않을 거라는 것을 잘 압니다. 영화 만드는 것은 힘들고, 어렵고, 늘 돈도 없고. 앞으로 수없이 많이 넘어지고 좌절할 테지만, 그 때마다 -다시 일어서라. 다시 일어서서, 또 다시 영화를 만들라는 의미로 이런 큰 것을 저에게 주시는 거라 생각하고 감사히 받겠습니다.

 

저는 타이페이에서 온 여성감독 루 미앤 미앤(<미드나잇 댄스>)과 인도 여성감독인 파얄 세티(<거머리>), 인도네시아 여성감독인 키키 페브리얀티(<차라라이>), 그리고 독일의 여성감독 베르나데테 크놀러(<휴일>)와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분들은 아시아 단편경선 섹션에서 함께 상영을 하기도 했고, 새로운 물결 섹션에서 장편영화를 선보이기도 했던 감독들입니다. 영화제가 끝나고 헤어지면서 언젠가 다른 영화로 또 다시 함께 만나자는 약속을 했고, 저는 머지않은 미래에 그들을 만나러 타이완과 인도에 가기로 했습니다. <나가요 : ながよ>가 없었다면, 그리고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없었더라면 모두 일어나지 않았을 일들입니다.

 

살아오면서 맞이했던 수많은 처음의 순간들을 되돌아보면 늘 첫 경험만이 가져다주는 강렬함이 있는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이 처음이기 때문에 예상하기 어렵고, 상황에 대응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그저 그 때 그 순간마다 나에게 주어진 것과 찾아오는 것들을 오롯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때. 그런 저의 첫 경험을 서울국제여성영화제와 할 수 있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럽고, 또 행복한지 모릅니다. 하루 종일 이 곳 저곳을 한참 걸어 다니다가 집으로 돌아오면, 갑자기 모든 긴장이 일순간 해제되는 느낌을 받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밖에 있는 동안 나의 몸에 이렇게나 강한 힘을 주고 있었구나.’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되지요. 은연중에 긴장을 했을 수도 있고 세상의 어떤 것들로부터 제 자신을 지키기 위해, 힘을 주고 다녔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여성영화제가 열렸던 그 기간 동안의 저는 매우 평온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멋진 여성들로 가득한 곳, 내 오른쪽에도 그리고 왼쪽에도 든든한 여자친구들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에 아마 머리보다도 몸이 먼저 반응하고, 안온함을 느꼈으리라 생각합니다.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언제나 외롭고도 지난한 여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과 같은 시대를 공유하고 있는 동료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커다란 힘이 됩니다. 많은 수의 스탭분들과 배우분들과 함께 <나가요 : ながよ>를 만들어 냈던 약 8개월의 시간동안 무던히 외롭고 고단했지만, 영화가 완성되고 여성영화제를 만나면서 - 제가 고군분투하고 있었던 그 같은 시간대에, 나와 비슷한 다른 여성감독님들도 크게 다르지 않은 시간을 보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그 때 서로 너무 바빠서 만나지 못했을 뿐, 같은 길을 함께 걷고 있었구나.’ 하는 동지애, 동료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영화제가 끝나고, 약 두 달 여 후인 지난해 8월에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정기상영회를 통해 다시 한 번 상영의 기회를 얻기도 했습니다. 그간 단편영화로써 단독 GV자리를 갖는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었는데, 덕분에 보다 깊은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간으로 남았습니다. 이후에 여러 좋은 자리에서 몇 번의 상영이 더 있었고, 새해를 맞은 요즈음의 저는 새로운 이야기 작업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2017, 19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열리는 자리에 많은 기대와 애정을 갖고 한 사람의 관객으로 영화제를 찾을 예정입니다. 그리고 또 다시 꿈을 꾸게 됩니다. 좋은 영화로 다시 한 번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관객분들을 만날 수 있다면,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는 동료 여성감독님들을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생각해봅니다.


좋아하는 책의 어느 한 구절을 빌어 마지막 소회와 함께 글을 마칠까 합니다. 누군가를 기억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그들이 형성하도록 도와준 나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그들이 만들어 준 사람의 모습으로 사는 것은 단순한 기억이 아니라 그들을 존경하는 방법이다.’ <나가요 : ながよ>라는 영화와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통해 만나게 된 모든 존재들을, 저는 존경합니다. 그 존재들이 형성하도록 도와준 제 모습은, 그 이전의 나보다 훨씬 단단한 긍지를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여자라는 것과 내가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라는 것이 이렇게나 좋은 것이구나,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게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차정윤 (<나가요 : ながよ>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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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6 22:02 - 서울국제여성영화제 SIWFF

페미니스타 김아중 인터뷰

지난 해 제1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최초로 도입된 홍보대사인 1대 페미니스타 당시 관객과의 소통에 앞장서며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어 큰 호응을 얻었던 배우 김아중이 2년 연속 페미니스타로 위촉되었다. 올해는 페미니스타로서의 홍보 활동뿐 아니라, 재능있는 여성 감독을 배출해온 영화제의 대표 경쟁부문 '아시아 단편경선'의 본선 심사위원으로도 참여해 의미 있는 자리에 함께한다. 새로운 활약이 기대되는 배우 김아중에게 페미니스타로서 심사위원으로서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페미니스타 활동을 작년에 이어 두 번째 하게 되었는데요, 간단히 소감을 말씀해 주세요.

A :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 여배우로서 나아가 영화인으로서 무엇이든 도모하고 싶다는 바람을 갖고 있었어요. 그 바람으로 작년에 인연을 맺게 되었고, 꾸준히 함께 재밌는 작업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 같아 설레이는 마음입니다.

 

Q : 올해는 페미니스타 이외에도 아시아단편경선 본선 심사위원을 맡게 되었는데, 어떤 심사 기준으로 임할 예정인지 그리고 특별한 각오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A : 심사 기준에는 여러 항목들이 있어요. 여성주의적 시각을 담고, 여성의 이슈를 잘 담아낸 영화 그리고 여성감독으로서의 가능성과 영화의 완성도, 독창성 등이 있어요.

이러한 조건들을 토대로 심사를 하지만 더욱 열린 시각으로 각 영화들을 볼 예정이고, 함께하는 심사위원분들과 함께 충분히 상의하여 객관적인 심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Q : 페미니스타 활동 전과 후에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A : 다양하고 새로운 여성영화를 많이 접했습니다. 곧 한국의 장편 영화에서도 여성의 이슈와 시각을 담은 다양한 영화가 나올 것을 더욱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Q : 최근에 국내외로 여배우들이 활약할 만한 작품들이 많지 않다는 의견들이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 남자배우들이 활약할 수 있는 작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사실이예요. 여성에 관한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겠다, 어렵다 혹은 무엇을 다뤄야 할 지 모르겠다 등 영화인들의 고민이 많더라구요. 그런 의미에서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여성에 관해 많은 소재와 이슈들을 접할 수 있는 곳이고, 자극받을 수 있는 여성영화들이 많아요. 여성분들 뿐만 아니라 영화인, 영화를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Q : 가장 좋아하는 영화 속 여성 캐릭터와 연기해보고 싶은 여성 캐릭터나 주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 철의 여인(The Iron lady, 2011), 스틸 앨리스(Still Alice, 2014) 등의 영화를 재미있게 보았어요. 우선 연기가 너무 훌륭했고, 이야기도 좋았어요. 그리고 한 인물에 관한 일대기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Q : 김아중씨에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란?

A : 평소 극장에서 즐길 수 없는 다양하고 신선한 영화들이 넘쳐나는 신나는 영화제!!

기다리고 보고싶던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는 곳!!

 

Q : 제1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찾는 관객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

A : 저에게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갖는 의미처럼 많은 관객분들에게도 이 영화제가 신나고 재밌는 영화들이 넘쳐나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그런 영화제이길 바랍니다. 영화제를 찾아주신 관객여러분 모두 즐거운 시간이 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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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08 15:11 - 서울국제여성영화제 SIWFF

DHL 코리아 여성위원회 박미림 위원장 인터뷰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든든한 17년지기 파트너 DHL 코리아에서는 여성 직원들의 사내 네트워크가 활발히 운영중이다. 통상 물류회사라고하면 딱딱하고, 남성중심적인 조직일 것 같은데 이곳에서 여직원들의 사내 네트워크는 어떤 모습을 띄고 있을까. DHL 코리아 여성위원회(DHL Women’s Network in Korea) 박미림 위원장에게 회사 내 여성위원회 활동 내용과 여성의 커리어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DHL 코리아 여성위원회 박미림 위원장

 

Q1. 간단한 본인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DHL 영업부에서 글로벌영업팀을 관리하고 있는 박미림이라고 합니다. DHL에서 일한지 20년이 넘었고요, 회사에 오래다니다보니 의지와는 상관없이 제 이름 앞에 여러 타이틀이 붙더군요. 사실 여성위원회 위원장이란 타이틀은 지금까지 달아온 많은 타이틀 중에 가장 기쁘게 받아들였던 직책입니다. 직장생활을 해오면서 느낀 많은 것들은 우리 후배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의미있는 조직의 왕언니 역할이니까요.

 

 

Q2. 여성위원회란 어떤 조직이며, 조직이 출범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DHL 코리아 여성위원회(DHL Women's Network)는 여성의 리더십과 잠재력 향상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만들자는 목적으로 2014년 10월 13일 공식 출범했습니다. DHL의 모기업인 도이치 포스트 DHL 그룹은 다양성 관리(Diversity Management)를 중요한 인사정책 기초로 세우고 있습니다. 다양하고 균형잡힌 조직문화를 위해 인종, 나이, 성별, 종교, 국적 등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것이죠. 많은 사람들이 물류회사라 남성중심적이지 않냐고 하지만, 오히려 이런 다양성을 중시하는 정책때문에 여직원들에 대한 지원이 높은 편입니다. 이런 회사의 든든한 지원속에 DHL코리아 여성위원회를 조직했고, 한국 외에 AP의 여러 국가들에서도 우먼스 네트워크가 발족했습니다.

 

 

Q3. 그럼 여성위원회에서는 어떤 활동을 주로 하나요?

 

DHL Women's Network의 기본 가치는 Inform, Inspire, Engage입니다. 리더십 함양을 위한 다양한 소스를 서로 공유하고(Inform), 사내외 여성 리더를로부터 긍정적인 자극을 받을 수 있도록 하며(Inspire), 모두가 참여(Engage)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자는 것이지요. 이를 기반으로 우리 여성위원회는 '나눔'(CSR중심), '배움'(교육 역량개발 중심), '멘토'(리더십, 커리어 개발 중심) 3개 그룹을 자체 구성했습니다. '나눔' 그룹에선 자선단체와 다양한 CSR 활동을 같이하고, '배움' 그룹에선 여직원들의 역량을 개발시킬 수 있는 여러 교육 기회를 마련하여 제공합니다. '멘토' 그룹에선 선후배 여직원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고민을 얘기하고 세대간 소통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렇게 여직원들끼리 다양한 활동을 통해 네트워킹하고, 그 안에서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이끌어내 궁극적으로는 여직원들의 잠재력을 일깨워내고자 하는 것이죠.

 

 

DHL 여성위원회 조직위 운영위원들

 

Q4. 실제 여직원들이 만족하나요?

 

업무에 바쁜 직장인이 네트워킹하고 자기개발할 기회를 마련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특히 가정이 있는 여직원들은 가사와 육아로 인해 커리어 개발은 엄두도 못내는 경우가 많아요. 지난해 여성위원회 자체적으로 설문 조사를 했는데 우리 여직원들이 여성위원회에 가장 바라는 활동이 자기개발 기회와, 멘토링에 대한 니즈입니다. 여성위원회에서 조금이나마 이런 부분에 대한 갈증을 채워주다보니 많은 직원들이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봐주고 있는 것 같아요. 저희도 보다 많은 여직원들이 직접 참여하고, 만족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아죠.

 

 

Q5. 위원회 출범 이전과 이후가 어떻게 달라졌나요? 성과라 하면 어떤게 있을까요?

 

서로 교류하면서 고무된다고(inspired) 해야할까요? 다양한 부서, 다양한 층의 여직원들과 교류하다보면 서로 배우게 되는 점이 참 많습니다. 비단 주니어가 시니어 직원에게만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시니어 직원 역시 주니어 직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받습니다. 커리어에 대한 실제적인 도움과 조언을 나누기도 하고, 직장과 가정생활을 병행하면서 겪는 문제도 함께 이야기하고요.

 

 

Q6. 앞으로의 계획은?

 

뛰어난 잠재력을 지닌 우리 여직원들이 여성 특유의 장점을 잘 살려 훌륭한 리더로 성장해 갈 수 있는 기반을 잘 다져나갈 계획입니다. 제가 젊었을 때만 해도 결혼과 육아로 직장을 그만두는 여직원이 많았는데, 앞으로 우리 여직원들은 서로 도와가며 잘 성장해 서로가 서로를 이끌어주는 좋은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우리 여성위원회는 알찬 프로그램으로 우리 직원들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주어야죠.

 

 

Q7. 개인적으로 후배 직장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한 번쯤은 본인이 열정과 도전정신을 갖고 자신의 역량을 펼치기 위해 노력을 했는지, 조직 안팎에서 네트워킹을 쌓기 위해 적극적으로 임했는지 되돌아 봤으면 좋겠어요.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고 여성이라는 틀에 갇히는 것은 남성 중심의 문화 탓만은 아닐겁니다. 이런 말이 있죠? 노력하는 자에게 길이 있나니. 우리 DHL 코리아 여성위원회 모두 화이팅입니다!

 

 

DHL 여성위원회 조직위 운영위원들

  1. 껍데기에 불과한조직.
    내가 부끄럽다!

  2. 이회사는 사진으로 승부합니다. 겉모습만 찍고 그걸로 홍보하는거죠..월급말고는 아무런 비젼이 없는 다국적 기업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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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08 11:22 - 서울국제여성영화제 SIWFF

제38회 크레떼이유여성영화제 출장기

제38회 크레떼이유여성영화제 출장기

 

 

제38회 크레떼이유여성영화제 공식 포스터

 

 

2015-16 한불상호교류의 해를 맞이하여 서울국제여성영화제와 크레떼이유여성영화제는 지난 몇 년간 프랑스와 한국을 넘나드는 교류 프로그램을 준비하며 긴밀히 협조해왔다. 바로 그 모든 노력의 결실인 제38회 크레떼이유여성영화제의 한국여성영화특별전을 축하하기 위해 김선아 집행위원장과 최진아 프로그램코디네이터가 프랑스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영화제 장소인 Maison des Arts의 전경

 

 

상영시간표를 배경으로 두 수석프로그래머의 만남

 

 

2016년 3월 18일부터 27일까지 총 10일간 열린 이번 제38회 크레떼이유여성영화제에는 한국여성영화특별전 뿐만 아니라 장, 단편 극영화 및 장편 다큐멘터리 국제 경쟁 섹션, 작년부터 꾸준히 여성 감독의 활약이 눈부시게 빛났던 음악 영화 특별전, 부고 소식에 슬픔을 감출 수 없었던 샹탈 애커만 감독과 솔베이그 안스팍 감독의 추모전까지, 의미 있고 인상 깊은 프로그램으로 가득했다.

 

 

샹탈 에커만 추모전, 마리안 랑베르 감독의 <I Don't Belong Anywhere: The Cinema of Chantal Akerman>

 

 

음악영화특별전, 로리 엔더슨 감독의 <Heart of a Dog>

 

 

한국여성영화특별전은 한국독립영화를 주제로 다소 급진적인 프로그램으로 꾸며졌다. 김동령, 박경태 감독의 <거미의 땅>, 홍리경 감독의 <탐욕의 제국>, 안선경 감독의 <파스카>, 추가로 한국계 입양 프랑스인 우니 르콩트 감독의 <여행자>가 최종적으로 선정되어, 출장 첫째 날인 3월 21일에 집중적으로 상영되었다.

 

 

 

<거미의 땅> 김동령 감독 GV                   <탐욕의 제국> 홍리경 감독 GV

 

 

 

 

한국이라는 낯선 땅에서 누구보다 용기 있는 작품을 만들어 온 3명의 감독 및 배우에게 궁금한 것이 참 많은 프랑스 관객들은 많은 박수와 질문을 쏟아냈다. 크레떼이유 영화제 특유의 여유로운 진행으로 감독과의 대화 시간에 보다 많은 관객 참여를 이끌어 내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파스카> 성호준 배우, 안성경 감독 GV                  김선아 집행위원장 소개         

 

400석 규모의 극장을 가득 채운 영화제 관객들

 

 

영화제 로비 한 켠에는 영화제 스태프와 게스트, 관객이 어우러져 마음껏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작지만 아늑한 칵테일 파티가 마련되었다. 건배를 외치는 두 집행위원장의 흥이 넘치는 모습을 살짝 공개한다.

 

 

 

 

출장 둘째 날에는 한국여성영화특별전이 감독 및 배우,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김선아 집행위원장, 파리한국영화제 프로그래머 Hugo Paradis가 참석하는 한국독립영화에 대한 라운드테이블이 열렸다. 크레떼이유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 Jackie Buet와 수석 프로그래머 Norma Guevara가 진행을 맡았고, 김선아 집행위원장이 한국독립영화사에 대한 개괄적인 소개를 마친 후, 3편의 작품에 대해 차레로 질문이 이어졌다. 한국독립영화계의 제작 현실 및 작품의 제작 배경, 감독의 삶 등에 대해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눠보는 시간이었다.

 

 

 

 

한국여성영화 특별전의 감독과의 대화 및 라운드테이블 영상은 다음 사이트에서 만나볼 수 있다.

https://www.facebook.com/cinemacoreen/?fref=ts

 

 

끝으로 한국여성영화특별전 및 음악영화특별전이라는 올 영화제의 주제를 감각적인 애니메이션으로 녹여낸 크레떼이유여성영화제의 트레일러를 소개해본다. 다가오는 6월,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프랑스특별전 "프랑스 여성영화 120년, 1896-2016"을 진행하니 부디 많은 관심을 부탁 드리는바다.

 

 

 


 

 

글. 최진아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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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06 16:20 - 서울국제여성영화제 SIWFF

아시아 단편경선, 아이틴즈 부문 예선 심사위원 구정아, 최지은 인터뷰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대표 경쟁부문아시아 단편경선아시아 여성영화인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참신한 부문으로 주목받아 왔다. 2016년 제1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시아 단편경선 부문에는 한국을 비롯 중국, 홍콩, 인도, 인도네시아, 이란, 이스라엘,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대만, 베트남 등 아시아 여성 감독의 작품이 총 419편의 영화가 출품되었다. 

국내 10대 여성감독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아이틴즈(I-TEENS)부문은 2014년 신설되어, 미래의 여성감독을 발굴하고 있다. 올해에는 십 대들의 재기 발랄함과 현실의 고민을 잘 담아낸 작품이 다수 출품되었다.  

3월 한 달 내내, 아시아 단편경선 부문과 아이틴즈 부문을 심사한 두 명의 예선 심사위원에게 최종 심사회의 직후, 올해 아시아 단편경선, 아이틴즈 출품 작품의 경향과 심사 소감을 물었다. 



1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예선 심사위원 

(좌)구정아 중앙대 대학원에서 영화이론을 전공했다. 독립영화배급사 인디스토리 창립멤버로 영화일을 시작했으며 2011년에는 <티끌모아 로맨스>(송중기, 한예슬 주연)를 기획, 제작했고 2015년에는 문소리 감독의 '여배우 시리즈'에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PGK) 운영위원으로 있으며 현재는 프리랜서 프로듀서로 한국의 큰 여성감독님들과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다. 

(우)최지은 2006년 대중문화웹진 [매거진t]에 입사, [10아시아]와 [아이즈]의 기자로 일했다. 언제나 재미있는 글을 쓰고 싶어 하지만 늘 뜻대로 되지는 않는다. 2015년 이후 일련의 사건들을 계기로 대중문화 영역에서 여성을 다루는 방식과 여성주의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있다. 


-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 대한 인상 및 이미지는 무엇인가? 

최지은 대학 때 여성학 수업 과제로 한 번 다녀온 적이 있는데, 그 후로 오랫동안 ‘마음은 있지만 게을러서 미루다 보면 어느새 끝나 있는’ 행사였던 것 같다. 그런데 작년에 SNS에서의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 해시태그 캠페인과 관련된 오픈토크에 초대해주셔서 참석하게 되었다. 영화를 보는 자리가 아니었는데도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활발하게 참여하시는 걸 보며 이렇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구정아 영화과 대학원생이던 시절 여성영화제의 탄생을 목격했고, 흥분했었다. 2회 때에는 자막 작업도 참여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에 봤던 <팝의 여전사들>과 같은 영화는 실로 가슴을 뛰게 했고 한참을 매해 참여하면서 즐겼었다. 처음엔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편파성이 맘에 들었지만, 어쩌다 영화를 업으로 삼게 되고 나서는 그 편파성에 조금 거리가 생기기도 했다.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여성영화제의 구경꾼으로 지내다가 (게다 내가 제작에 참여한 영화는 모두 여성주의 시각이 결여된...) 작년에 인연이 닿아 피치&캐치 담당자로 참여하게 되었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여전히 고군분투하고 있었고, 여성주의는 여전히 유효한 캐치프레이즈였다. 그리고 이제는 예전에 거리감을 느꼈던 그 편파성이 이상하게도 편해졌다. 


- 아시아 단편경선, 아이틴즈 심사를 진행하면서 올해 출품작의 경향 및 몇 개의 키워드를 선정한다면? + 심사 소감

최지은 가정 내에서의 억압과 착취, 주로 여성에게 부과되는 감정노동과 돌봄노동, 혼자 사는 여성이나 미성년자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 주거나 생계 문제로 고민하는 20대 여성들에 대한 작품들이 많았다. 이런 주제들은 수많은 여성들이 일상 속에서 느끼는 것인데 TV 드라마나 상업영화에서는 거의 다루어지지 않거나 아주 피상적으로, 혹은 왜곡된 채 그려지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고민과 고통을 공유할 수 있어 슬프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한 경험이었다. 

구정아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다. 아무래도 서울여성영화제의 취지상 보기에 힘들고 어려운 영화들이 많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그러나 예상 외로 의미도 있고 재미도 있는 잘 만든 단편들이 많아서 다행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사 내내 떠나지 않는 이미지는, 굳이 하나로 묶자면 ‘위기의 여자들’이었다. 대부분의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 주인공들이 (남성 주인공들도) 모두 어떤 위기를 겪고 있다. 벼랑끝엔 선듯한 그 모습들이 다 얼얼했다. 그리고 ‘일하는 여성들’이 겪고 있는 위기 또한 심각했다. 20대 주인공 중에 취직을 하고 안정된 삶을 사는 이들은 없었고, 일을 하는 경우에는 대개가 성을 매개로 한 감정, 육체 서비스 직종이나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가내 노동, 그리고 열악한 노동 조건의 비정규직 등이었다. 단편 영화는 상업영화에 비해서 훨씬 더 직접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지금, 현재 이곳의 여성들의 모습은 분명 위태로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점 없이 현실을 관조하기만 하는 영화들보다는 만든 이의 관점이 조금이라도 드러나는 영화들을 선택하고자 했다.  

- 아시아 단편경선, 아이틴즈 심사를 수락하게 된 이유? 

구정아 앞서도 밝혔듯이 나는 서울여성영화제의 탄생을 지켜보고 환호했던 세대이다. 20대였던 그 당시 세상은 조금씩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의 공기가 미약하나마 분명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고 보니까 세상이 나빠질 수도 있겠다는, 아니 조금은 더 나빠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 SNS를 통해 활발하게 펼쳐졌던 ‘나는 페미니스트다’ 선언들을 보면서, 아니 어째서 이제 와서 다시 페미니스트라는 걸 밝혀야만 하는 상황이 됐는지 당황스러웠다. 영화계에 있으면서 특별히 여성 차별을 느낀 적도 없었고 이제는 나만 잘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최근에 결국 낑낑대며 올려놓은 돌이 굴러 떨어지는 건 한 순간일 수도 있겠다는 위기의식마저 들었다. 계속 낑낑대야 하는 것이 숙명이라면 이제야 비로소 받아들이자고 생각하기도 했고. 편하게 살고 싶었는데 나 혼자 편하게 산다고 그게 아닌 걸 알았다. 너무 거창하게 말한 것 같지만...정말 가만히 있으니까 가마니 쓴 줄 알고 너무한다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가마니를 벗는다는 심정으로 여성 창작자들이 만든 좋은 영화를 보고 고르는 일에 기꺼이 함께 했던 것 같다. 

최지은 일단 시장을 통해 걸러지기 전의 다양하고 새로운 영화들을 볼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이 사회에서 나이를 먹어가는 여성의 한 사람으로서, 여성이나 청소년과 관련된 일에 대해서는 상황이 허락하는 한 조금이라도 함께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사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도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 두 심사위원 모두, 페미니스트가 된 (또는 페미니즘 시각을 갖게된) 계기 또는 순간은 언제 였는지? 

최지은 어릴 때부터 여자라서 겪는 부당한 일에 대해 참지 않고 화를 내는 성격이었던 것 같다. 사실 딸만 둘인 집에서 자라 여고-여대를 졸업했고,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로는 성차별이나 성폭력을 거의 느낄 수 없는 조직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지내다 보니 오히려 무뎌진 감이 있었는데, 지난 해 옹달샘의 팟캐스트 여성혐오 발언 등을 계기로 드러나기 시작한 대중문화 영역에서의 여성혐오/비하/차별 이슈를 보며 반성했다. 그동안 명백히 존재해온 문제에 대해 기자로서도 여성으로서도 제대로 직면, 대처하고 있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나름대로 페미니스트라고 여기며 살아온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다시 정신 바짝 차리려고 한다. 

구정아 나는 딸만 넷인 집의 첫째이다. 계속 아이를 낳은 이유는 단 하나, 아들을 낳기 위한 것이었는데... 이런 태생이 날 때부터 내가 여자라는 자각을 계속 하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게다 초중고, 대학교를 남녀공학을 다녔고 특히 대학교 때는 여학생이 절대적으로 적은 과에서 학교를 다녔다. 남성적 문화가 팽배한 그 곳에서 (그 때는 정확히 몰랐지만 아마도) 견디기 위해서 다섯 명뿐인 여학우들끼리 여성학 스터디를 시작했었고 그런 독학을 통해서 자신감도 많이 생기고 시야도 넓어졌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페미니스트가 된다는 것은 사실 대개 어떤 절실함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혹자가 생각하듯 어떤 욕심이나 여유로부터가 아니라.

 

- 지금 현재의 관심사 또는 이슈는 무엇? 

최지은 대중문화, 특히 방송 영역에서 여성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1년 전에 결혼을 했는데, 아이를 낳을지에 대해 매일 고민하고 있다. 양육은 부부가 함께 하는 거지만 임신과 출산은 여성의 몸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고, 수유를 비롯해 짧지 않은 기간 동안 개인으로서의 온전한 시간을 가질 수 없는 상황을 감당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그리고 한국이라는 사회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피로하고 수많은 폭력에 맞서야 하는지, 또 거기에 물들지 않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기에 과연 한 인간을 이 세상에 내보내는 게 정말 그를 위한 일인지도 잘 모르겠다. 만일 아이가 여성이라면 겪을 어려움은 훨씬 더 커질 것 같다. 살면서 가장 내리기 힘든 결정이다. 

구정아 한국의 대중문화에서 여성의 재현은 심지어 과거와 비교해도 후퇴한 것 같다. TV를 켜면 남성들만 보인다. 왜 세상의 절반이 여성들인데도 이렇게도 배제될 수밖에 없는지 여러 모로 생각이 많다. 


- 끝으로 아시아 단편경선, 아이틴즈 섹션을 관람할 관객들에게 한 마디 

최지은 관객의 입장에서 재미를 느끼고, 여성의 삶과 그를 둘러싼 사회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될 만한 작품을 선정하기 위해 노력했다. 아시아 단편경선은 한국 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권의 여성들의 이야기가 그 ‘다름’에도 불구하고 여성이기에 보편적인 공감대를 이룬다는 면에서 흥미롭게 보실 수 있을 거다. 그리고 아이틴즈 부문에는, 이 어둡고 험한 세상에도 지지 않는 에너지와 사랑스러움이 담긴 작품들이 있다. 

구정아 일단 재미있다. 아무리 전달하려는 의도가 좋아도 영화적으로 흥미롭지 못하다면 매체를 잘못 선택한 것이다. 영화적으로 재미있고 보고 나서도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들을 뽑고자 함께 노력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놀랍게도 아이틴즈 섹션에서 경선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좋은 작품을 많이 만났다. 아이틴즈 작품들은 말 그대로 애정을 담뿍 담아 선정했으니 부디 눈여겨봐주기를 바란다. 우리의 미래가 달려 있다. 


1차 예선심사부터 3차 최종 심사까지, 다양한 국가와 문화 안에서 각 세대 여성들의 현실과 고민을 잘 담은 영화, 여성주의적 시각으로 세계관이 확장되는 영화를 선정하기 위해 오랜 시간 고민했다. 두 예선 심사위원과 함께 심사를 진행한 사람으로서 올해 아시아 단편경선과 아이틴즈 본선 심사 과정 역시 우열을 가리기 꽤 어려운 심사가 진행되리라 예상한다. 현재와 미래의 여성감독을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안에서 발견하는 역할을 '관객상' 투표를 통해 관객도 함께 할 수 있다. 고심 끝에 최종 선정한 아시아 단편경선 본선 진출작 19편과 아이틴즈 본선 진출작 7편은 오는 4월 8일(금) 영화제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다.  


인터뷰 및 정리: 강바다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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