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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연재] 여성영화의 새로운 지도 그리기


최근 여성혐오 발언과 여성에 대한 폭력 사건이 급증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아직 미미하긴 하지만 영화에서도 성평등 인식을 고취하는 주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페미니스트 재현의 영화적 실천을 고민하는 사례들이 부쩍 늘고 있다. 더 나아가 ‘페미니스트’라는 꼬리표가 붙거나 그러한 범주로 분류될 때 낙인이 될 것을 염려했던 기존의 모습과는 정반대의 마케팅이 펼쳐지기도 한다. 여성참정권 투쟁의 역사를 다룬 <서프러제트>부터 다분히 마초적이었던 시리즈의 전작들과는 달리 강인하고 매력적인 여성 인물들을 내세워 새로운 돌풍을 일으켰던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까지, 이런 영화들은 페미니즘을 앞세워 홍보한다.

그렇다면 페미니스트 영화란 무엇인가? 강하고 긍정적인 여성 주인공을 내세운 영화인가? 혹은 페미니스트 이슈를 담은 영화인가? 아니면 다른 특정한 영화 스타일과 미학을 갖추어야 하는가? 영화산업 내에서의 성적 불평등이나 법적 문제와 같은 실용적인 실천과는 어떤 관계를 갖는가? 혹은 페미니스트 영화 비평과 이론은 무엇인가? 관객 수용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 페미니스트 영화란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 수 있는가?

페미니스트 영화학자들은 1960년대부터 다양한 관점에서 이에 대해 논의해 왔다. 이 논의들은 아마도 매체환경이 급격하게 변화된 지금 새롭게 벼리고 담금질 해야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까지 어떤 논의들이 있었는지 과거를 살펴보고 그로부터 배울 필요가 있다. 과거는 늘 우리가 어느 시점에서 다시 시작해야할지, 그리고 현재 무엇이 귀환했는지를 알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를 위해 제 18회 <SIWFF 뉴스레터> 1/2호는 제 1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기념하여 2008년 개최되었던 국제학술대회 “여성영화의 지도그리기”에서 발표되었던 세계적인 씨네페미니스트들의 발표문을 연재한다. 다음 글들에서 씨네페미니즘의 새로운 방향에 대한 영감의 단초를 발견하고 함께 토론의 장을 만들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글: 조혜영 프로그래머 


제1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국제학술대회

"여성영화의 새로운 지도그리기(2008. 4. 14 개최)"

연재순서

기조발표   

① 시네페미니즘과 비전의 창조 / 테레사 드 로레티스 (캘리포니아 산타크루즈 주립대학교, 미국)

1부: 여성주의 영화학의 지속가능성

 월드 시네마로서의 여성 영화 패트리샤 화이트 

③ 축제원칙을 유지하기: 제도 만들기에 있어서 현실과 쾌락 사이 / 미건 모리스

2부: 동아시아 여성영화의 현재 

④ 중국와 일본의 여성 영화 감독들: 그들은 하늘의 절반을 떠받칠 수 있는가? / 루이자 웨이

⑤ 한국영화산업에서 여성감독의 위상과 전망 / 안지혜 


씨네페미니즘과 비전의 창조

 테레사 드 로레티스 (캘리포니아 산타크루즈 주립대학교, 미국)


여성 관객성의 문제에 푸코의 섹슈얼리티 이론을 도입하면서 동시에 그의 논의에서 누락된 성차의 문제를 제기하는 개념인 ‘젠더의 테크놀로지’를 제안한 씨네 페미니스트 테레사 드 로레티스는 자신의 저서 Figures of Resistance를 중심으로 그녀의 삶을 통해 추구해왔던 페미니스트적 실천 및 인식론에 관해 강연했다. 

오늘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국제 학술회의에서 발표를 하게 되어 큰 영광이며, 제가 이렇게 한국에 첫 방문을 할 수 있도록 친절하고 너그러운 초청을 해주신 김선아 수석 프로그래머와 박미영 포럼 코디네이터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아울러 제 여행을 위해 친절하고 유능하게 일 처리를 해준 구진영 초청 팀장에게도 감사 드립니다. 오늘 저는 북미, 영국 그리고 서유럽 일부 지역에서의 제 개인적 경험과 그에 대한 직접적인 지식을 통해 제한적으로 시네페미니즘을 말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이 포럼에서 논의될 다른 지역들과 아시아에서의 시네페미니즘에 대해서는 제가 충분히 알고 있지 못합니다. 이런 한계에 대하여 미리 사과를 드립니다.

초청을 받은 후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웹사이트를 둘러보고 나는 시간여행을 하고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것은 미래의 자신을 찾아가기 위한 시간여행이 아니었다. 그런 미래는 희망과 공포가 있는, 혹은 SF에서 유토피아나 디스토피아로 묘사되는 현세계의 단순한 투사일 뿐이다. 그렇다고 시간여행자가 자신의 기원이나 뿌리, 또는 잃어버린 순수나 잃어버린 사랑에 대한 기억을 찾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는 식의 시간여행도 아니다. 나에게 영화제 웹사이트를 둘러보는 것은 영화와 SF에서 타임루프로 재현됐던 시간여행 같은 것이었다. 타임루프는 과거로 판명될 시간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시공간 여행이다. 내가 살고 있던 그 때의 역사적 그리고 개인적인 조건들, 즉 실제로 존재했던 과거가 아니라 오히려 그때 상상 가능했던 미래에 일어날 수도 있는 것의 시간이다. 내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좀 더 설명해보겠다.

웹사이트에 기재된 영화제 목표 중 하나(“특징”이라는 목록 하에 있는)는 “문화생산의 주체이자 주제로서 새로운 여성문화 창출”이고, 영화제 캐치프레이즈는 “여성의 눈으로 세상을 보자”이다. 그래서 나는 이것을 읽으면서 내 자신에게 이렇게 말했다. 4월 12일 샌프란시스코를 떠나 서울에 하루 뒤 도착하는, 캘리포니아에서 한국으로의 시공간 여행을 하겠지만, 나는 내 인생의 시간을 내가 처음 여성의 눈 - 여성영화감독의 눈 - 을 통해 세상을 보기 시작한 1970년대로 돌려보겠다.

예를 들면, 벨기에 중산층 중년 주부(델핀 세리그 分)의 판에 박힌 일상의 활동들을 다룬 샹탈 아커만의 영화는 여성경험의 이미지, 즉 감자를 깎고 설거지를 하는 것과 같은 “무의미한” 실시간 몸짓들의 이미지, 나에게 즉각적이고 의문의 여지없이 진실되게 느껴지는 지속, 지각, 사건들, 관계, 침묵의 영상들을 보여주었다.1)

이 영화는 그 당시 서구의 가장 혁신적인 영화 연출자나 감독들 (예를 들면, 고다르, 폴란스키, 안토니오니)의 영화들에 등장했던 유사한 상황에서의 다른 여성 재현들과는 대조적인 진실된 이미지를 보여주었다. 아마도 그들의 영화는 위대한 영화겠지만, 그 영화들에 표현된 여자들은 단지 바라보아질 뿐이었지, 그 여자들이 나를 바라보거나 나에게 말을 걸지는 않았다. 그래서 나는 그것이 차이라고 생각했다. 아커만의 영화는 여성으로서의 관객에게 말을 건다. 그리고 당시 나는 다음과 같은 영화제작에 관한 감독의 인터뷰를 읽었다. 


"나는 이 영화가 페미니스트 영화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여성의 일상적 몸짓처럼 거의 한번도 이런 방식으로는 보여주지 않았던 것에 공간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 이미지들은 영화이미지의 위계 내에서 가장 낮은 위치에 있다. 여성의 몸짓을 정밀하고 꼼꼼하게 보여주려 한다면, 당신이 그것들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당신은 어떤 식으로든 늘 거부하고 무시해왔던 그 몸짓들을 인지한다."2)


이 진술은 나에게 왜 이 영화의 여성재현이 “진짜로 느껴지는지”, 왜 내가 그녀의 동작, 몸짓, 모습, 침묵에서 집이라는 공간에 거주하고, 거리를 걷고, 다양한 감정으로 타인들과 관계를 맺는 내 자신의 경험을 인지하게 되는지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다. 가장 놀라운 것은 아마도 영화를 보면서 전에는 이런 식으로 느껴보지 못했던, 말하자면 다른 영화에서는 받아보지 못했던 “집에 있는” 듯한 느낌의 구현이었다. 나는 이런 영화가 여성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미래의 영화가 될 것이라고 희망했다.

여성영화에 대한 나의 집필과 교육은 그런 놀라움, 그런 새로운 경험에 의해 추동되었다. 나는 유사한 어떤 일들이 나와 같은, 문학, 예술, 예술사 전공- 당시에는 학제나 학과 프로그램으로서 영화학은 존재하지 않았다-의 대학 교수나 학생들인 다른 페미니스트들에게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했으며, 그래서 여기서 우리가 시네페미니즘이라고 부르는 페미니스트 영화를 시작했다. 그러나 개별 여성영화나 영화 속 여성에 대한 학문적 연구는 당시 우리가 여성영화(women’s cinema)라고 불렀던 더 큰 프로젝트의 한 측면이었을 뿐이다. 이에 대해선 잠시 후 다시 논의할 것이다.

그러나 먼저 나는 아커만의 진술과 관련한 또 다른 지점에 주목하고자 한다. 그녀는 여성 감독들은 “그들에 대한 것, 그들이 원하는 것, 그들 자신의 리듬, 사물을 바라보는 자신들만의 방식을 표현하기 위한 형식적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것을 어떻게 하느냐는 여성영화에 있어 중대한 문제이다. 어떻게 영화를 만들고, 보여주고, 볼 것인가에 대한 새로운 방식들, 즉 표현의 새로운 형식적 수단을 어떻게 상상하고 고안해낼 것인가. 그리고 오늘날 여전히 그것은 영화예술가나 영화 비평가 모두에게 무시할 없는 영화제작의 측면이다. 왜냐하면 영화는 단순히 그것의 “내용”이나, 영화가 말하고 있는 것, 스토리, 캐릭터, 배우 혹은 보여주고 보여지는 대상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영화는 곧 비전(vision)의 형식적 상상력이자 기술적 제작- 다시 말하면, 창조-이다.

“비전의 창조”란 나에게 두 가지를 뜻한다. (1) 관람자에게 말 걸고, 말하고, 관람자를 연루시키는 스크린을 넘어서 연장되는 세계관이나 비전의 창조, (2) 비전 그 자체의 제작, 즉 보는 방식의 창조. 두 의미 모두에 있어, 영화에서 비전은 또한 사운드트랙을 통해, 즉 대사, 음악, 목소리, 사운드-동기음향인지 비동기음향인지, 내재적 음향인지 아니면 외재적 음향인지 등-를 통해 창조된다. 왜냐하면 영화를 볼 때 알아채지 못한다 하더라도 영화에서 우리가 듣는 것은 영화가 만들어내는 비전의 결정적 요소이기 때문이다. 사운드는 어떻게 보느냐 만큼 무엇을 보느냐에 영향을 미친다.

새로운 비전의 생산은 관객들에게 시각문화장에 이미 존재하는 것(예를 들면, 각 사회와 문화에서 늘 하나 또는 또 다른 방식으로 재현되는 여성들)을 보는 것에 대한 새로운 방식뿐만 아니라, 실제로 비전의 새로운 대상, 즉 기존 문화의 시청각장 밖에 다른 상태로 남아있는 어떤 것을 보는 것의 가능성을 창조한다(여기서 그 예는 “여성의 눈을 통해 세상을 보자”가 될 것이다). 어떻게 영화가 이것을 성취할 수 있을까, 어떻게 영화가 대상으로서 뿐만 아니라 보고 욕망하는 주체로서의 여성을 보는 새로운 방식을 창조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페미니스트 영화이론의 발전을 가져왔다. 이 사유를 설명하기 위해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1983년 작, 리찌 보르덴의 <불꽃에서 태어나>는 미국에서 성공적인 문화혁명이 있었음에도 서서히 그러나 분명히 남성지배라는 낡은 패턴과 전통적인 좌파가 “여성문제”라고 했던 것에 대한 경시로 어떻게 복귀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SF의 틀을 구성한다. 이 영화는 전투적인 페미니즘의 시대를 다루고 있는데, 흑인여성, 라틴여성, 레즈비언, 비혼모, 지식인, 정치적 액티비스트, 뉴에이지, 펑크 가수, 여성군대까지 다양한 정체성을 드러내는 여러 그룹의 여성들이 특정 성별 억압을 둘러싸고 결집하게 된다. 이 영화의 허구적 세계에서 이 여성들은 그들의 차이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인정함으로써 함께 참여하는데 성공한다.

이 영화는 텍스트로서의 영화, 즉 이야기와 그것을 말하는 형식적 방법이 중심이 되는 미학에서 관객이 영화의 일차적 관심이 되는 수용의 윤리학이라고 하는 것으로 여성영화가 변동- 영화제작과 영화에 대한 비평적 글쓰기 모두에서의 변동-했던 것의 좋은 예다. 이것은 영화감독이 영화를 기획하고 그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관람자에 대한 영화의 효과를 고려한다는 것을 뜻한다. <불꽃에서 태어나>는 북미 페미니즘이 어떻게 여성들 간의 다양한 사회적, 문화적, 인종적, 성적 차이를 조명하면서 성별 억압을 이해하고 그에 맞서 싸울 것인가의 문제에 봉착했던 시기에 만들어졌다. 여성에 관한 주류 영화가 대부분 백인 여성에 대해 다루고 있었던 반면, 북미 인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흑인, 라틴, 인디언 여성들에게는 하녀와 같은 전형적인 캐릭터나 다른 부차적인 역만이 주어졌으며, 아니면 아예 역할이 없기도 했다. 이 영화는 그 이야기와 등장 인물들에 있어 자기 표현의 수많은 색과 모양 그리고 스타일을 가진 여성들을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관객들 역시 그와 유사하게 혼종적일 것이라고 생각 하에 기획했다. 이 영화의 감독이 의도했던 것은 각기 다른 사회적 배경을 가진 관람자들에게 정체화의 다양한 지점들을 제공해주는 것이었다.


“모든 여성들-남성에게 이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은 이 영화 내의 어떤 위치에 정체화 하는 층위를 갖는다…. 흑인 캐릭터의 위치 짓기가 백인 관람자의 위치짓기에 반대되지against 않으며 오히려 초청에 더 응하게 만든다. 이리로 와서 우리와 함께 일하자…. 관객들은 이런 모든 각기 다른 스타일의 수사학과 각기 다른 시점들의 저장고다. 더 나아가 한 사람이 하나의 위치에 정체화할 수 있지만 이 영화에 표현된 이 모든 다양한 위치들을 가늠할 수도 있을 것이다.”3)


이 영화는 또한 여성으로서의 관객에게 말 걸고 있지만, 즉각적으로 자신들의 것으로 느끼는 여성의 경험을 그리는 방식으로 만들고 있지는 않다. 반대로, 이 영화가 보여주는 일관되지 않는 내러티브, 빠르게 움직이는 쇼트들과 사운드 몽타주, 이미지와 대화의 대위법적 배치, 그리고 몸들, 소리들, 언어들의 다양성은 그룹으로서의 여성들 내의 그리고 각 개별 여성 내의 차이의 다리 - 여성들 내의 차이로서 여성들 간의 차이를 보여준다는 의미에서의 다리- 와 같은 픽션을 그녀에게 투사하면서, 관객이 거리를 가로질러 가도록 한다. 내가 그 당시에 썼던 것처럼, 이 영화는 심지어 그들이 때때로 서로 갈등하고 그리고 정말로 그런 비전이 페미니즘 그 자체를 형성한다고 하더라도, 인종, 계급, 언어, 성적sexual 그리고 성별gender 정체화의 흥미로운 복수의 경험들을 가로질러 발생하는 여성의/여성주의적 주체의 비전을 창조한다.

나는 어떻게 페미니스트 영화제작과 페미니스트 영화학이 여성운동에 대한 포부를 공유하면서 서로 협력하며 발전해왔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이 두 영화를 언급했다. 페미니스트 영화학자와 이론가들은 여성영화에 대해 가르치고 글을 쓸 뿐만 아니라, 북미 대부분의 대학에 한참 싹트기 시작해 급속히 성장하고 꽃피웠던 여성학과와 영화학과 내에 학내 프로그램과 커리큘럼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종종 초과근무를 해가면서까지 일했다. 더 중요하게는 시네페미니즘이 컨퍼런스를 조직하고 영화 교수, 학자, 학제 밖 비평가, 영화잡지 편집자, 평론가, 영화제 조직위원, 영화배급업자, 그리고 물론 영화 감독, 편집자, 촬영 감독 간의 네트워크를 유지하면서 아카데미와 더 넓은 층위의 여성운동 사이의 상호적 지지와 교환의 밀접한 관계를 증진하는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여성영화”라는 표현은 그러므로 단순히 여성에 의해 만들어진 영화 뿐만 아니라 영화 비평 담론을 만드는 이들, 상영 네트워크, 페미니스트 사회정치학적 그리고 미학적 의식의 발전을 지탱하는 다른 모든 영화 관련 실천들을 지칭한다. 1970년대와 1980년대 페미니스트 영화 작업은 비전의 새로운 대상을 창조하고 영화의 새로운 실천을 창안하는 데 있어 실제로 여성들에 의해 그리고 여성들을 위한 새로운 영화문화를 생산했다. 그리고 그 효과는 이곳과 같은 영화제나 여기 오늘 참석해 있는 우리 모두를 보더라도 3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가시적이다. 영화의 그러한 새로운 실천에 있어 사실 두 세대에 걸친 페미니스트 영화학자들을 만들어왔던 학문적 영화학과 비평, 이론이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해왔다. 그러나 내가 말했던 것처럼 그것들은 더 큰 페미니스트 기획의 일부였다.

시네페미니즘에 관한 이 포럼의 임무는 내 초청장에 기술돼있던 것처럼 학문적 페미니스트 영화학의 문제들, 즉 오늘날 그것의 유용성과 지속가능성에 대해 논하는 것이다. 페미니스트 영화학은 적절하고 안정적인 아카데미의 한 분야를 구성하는가? 페미니스트 영화연구는 학문적 연구와 학술조사에 있어 성장 가능한 – 즉, 유용하고 지속 가능한 - 영역인가? 이런 질문들에 나는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또한 이런 질문들이 누구에게 유용하며, 어떤 목적을 위해 지속 가능한가 라고 덧붙여 묻고 싶다. 더 나아가 나는 페미니스트 영화학과 페미니스트 연구 혹은 더 넓게는 여성학 사이에 구분을 지을 것이다.

왜냐하면 미국 대학들은 고도 자본주의 경제를 지배하고 있는 수요-공급 법칙에 따라가기 때문에, 1970년대 여성학에서의 학제 과정에 대한 학생들의 수요는 처음에는 인문학과나 사회과학이 제공했던 단일과목의 설립으로 맞아 떨어졌고, 그리고 나서 협동과정 학위 수여 프로그램으로 되었으며, 마침내 여성학이라는 형식적 과로 탄생하게 되었다. 이들 중 많은 과들이 과거 십년 정도를 거치며 여성과 젠더학 혹은 단순히 젠더학과로 개명하거나 재조직되었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이런 경우가 서구 어디에서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내가 태어난 곳인 이탈리아는 대학 커리큘럼을 교육부가 전국적으로 조정하기 때문에, 이탈리아의 페미니스트 운동 진영은 정치적 이유로 제도화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그래서 이탈리아에서는 게이/레즈비언 문화 연합에 의한 공적자금으로 트랜스젠더와 퀴어연구는 비공식적으로 수행되고 있지만, 여성학, 젠더학 페미니스트 연구에서는 어떤 프로그램이나 학위도 찾아볼 수 없다.)

실제로 미국의 적법하며 정규적인 학위 수여 프로그램에서의 페미니스트나 여성운동의 제도화는 페미니스트 비판사유의 발전을 양성했던 만큼이나 그것을 억제하기도 했다. 심지어 그것이 다른 학내 프로그램이나 제도화, 대학의 주류에서는 찾기 힘든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교육을 양성했지만, 동시에 운동의 목적과 여성의 “평등”이 성취되었다는 “포스트-페미니스트” 환상을 추동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것은 정전이 된 기라성 같은 페미니스트 스타들의 성운을 위해 사회적 기억에 대한 비판적이고 급진적인 날을 갈아치웠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페미니스트 영화 연구는 여성학과의 방패 하에 전형적인 방식으로 자리를 잡지 않았으며, 영화학에 집중하는 쪽이든 혹은 영화제작에 집중하든 영화학과에서 커리큘럼으로 채택되지는 않았다. 특히 영화제작 쪽에는 더 부재하는 듯하다. 페미니스트 영화 작업은 흔히 대학원 단계의 인문학과 예술의 간학제적 프로그램 과정에 있는 학생 개인들에 의해 보다 더 많이 이뤄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시네페미니즘을 덜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하지 않은 분야로 만들지만, 연구와 글쓰기에 있어 훨씬 더 창조적인 영역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이런 현상으로 인해 한편으로 현재 비판 논쟁과 이론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이득을 갖게 되었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영화에 있어 특수한 분석 작업과 지식을 잃을 위험도 있다.

다시 일부러 반대 입장을 취해 질문을 던져보자. 우리는 학문적 시네페미니즘으로부터 무엇을 원하는가? 어떻게 우리는 페미니스트 영화학의 유용성을 상상하고 기획할 것인가, 그리고 누구에게? 1970~80년대보다 오늘날 더 많은 여성들이 영화를 만들 가능성이 충분히 커졌지만, 시각 재현의 실천에 연계하고 있는 굉장히 많은 수의 여성들이 반드시 페미니스트 기획에 참석해서 서로 연계할 필요는 없다. 내가 가르치고 있는 대학에 있는, 영화 쪽에서 일하는 많은 여성들은 모두들 페미니스트라는 단어와 그들의 어머니나 할머니 세대를 연관시키면서 페미니스트라는 단어를 거부한다. 그들을 위해 시네페미니즘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역으로, 어떻게 그들 없이 시네페미니즘이 지속될 수 있는가? 페미니스트 영화문화는 페미니스트 기획의 부재 속에서 존재할 수 있는가?

이런 일들이 다른 나라나 문화의 경우에도 일어날 수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페미니스트 문화의 활성화나 재활성화는 대학의 영화학 하나에 의해서만은 이뤄질 수 없다. 다시 말하면, 여성에 의한 그리고 여성을 위한 (잠시 페미니스트라는 단어에 괄호를 쳐보도록 하자) 영화의 유효성은 전지구적 혹은 초국가적 사업으로서가 아니라 특정 문화적, 사회적 맥락과 영화전통에의 개입으로서의, 여성을 위한 그리고 여성에 의한, 공유된 사회적 그리고 미학적 기획의 존재 여부에 달려 있다.

그런 영화문화를 위해서 라면 나는 기꺼이 페미니스트라는 단어를 포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2008년 3월 25일 샌프란시스코에서


1) <잔느 딜망>(샹탈 아커만, 1975). 이번 발표에서 나는 패트리샤 화이트가 편집하고 서문을 쓴 Figures of Resistance: Essays in Feminist Theory (Urbana and Chicago: University of Illinois Press, 2007)에 수록된 나의 이전 논문들과 재키 스태이시와 사라 스트리트가 편집한 Queer Screen: A Screen Reader (Oxon, UK: Routledge, 2007, pp. 21–40)에 재수록된 논문 “Guerrilla in the Midst: Women's Cinema in the 1980s”을 언급할 것이다. 

2) "Chantal Akerman on Jeanne Dielman," Camera Obscura 2 (1977): 118–19.

3) Anne Friedberg, "An Interview with Filmmaker Lizzie Borden," Women and Performance vol. 1, no. 2 (Winter 1984): 43.


Cine-feminism and the creation of vision


Keynote address to be delivered on 14 April 2008 to

the Forum of the 10th International Women's Film Festival in Seoul


Teresa de Lauretis

(University of California, Santa Cruz, USA)


It is a great honor for me to be speaking to all of you today at this Forum of the International Women's Film Festival in Seoul. I am deeply grateful to the Forum Coordinator, Mi Young Park, and to the Festival Programmer, Professor Sunah Kim, for their kind and generous invitation, which has made possible my first visit to Korea. And for her courteous and efficient arrangements of the trip, I wish to thank the Guest Coordinator, Jin-young Goo. My remarks today will necessarily be limited to the cine-feminism of which I have direct knowledge and personal experience, in North America, Great Britain, and parts of Western Europe. Regretfully, I do not know enough about cine-feminism in Asia and other parts of the world to presume to speak about them at this Forum. For this limitation, please accept my apologies.

Looking at the Festival's website, after I received the invitation, I felt I was travelling through time. It was not the kind of time travel in which one finds oneself in the future – a future that is merely the projection of one's present world with its hopes and fears, or what science fiction knows as utopia or dystopia. But it was also not the kind of time travel in which the traveller returns to the past to find her origins, her roots, her lost innocence, or the memory of her lost loves. Looking at the Festival's website, for me, was more like the kind of travel that film and science fiction represent as a time loop: moving forward in space and time toward what will turn out to be the past – not the past as it actually was, the historical and personal conditions in which I lived then, but rather the time of what might have happened in the future that I could imagine then. Let me explain what I mean.

One of the goals of the Festival listed in the website (under item "7. Purpose") is "striving for a new culture whereby women are the leaders and the participants in cultural production"; and the Festival's Catch Phrase (item 5.) aims to "see the world through women's eyes." So, I said to myself when I read this, I will travel forward in space and time from California to Korea, leaving San Francisco on April 12th to arrive one day later in Seoul, and yet I shall go backward in time, I shall return to the time of my life, the 1970s, when I first did see the world through women's eyes – the eyes of women filmmakers.

For example, a film by Chantal Akerman about the routine daily activities of a Belgian middle-class and middle-aged housewife (played by Delphine Seyrig) presented a picture of female experience, of real-time gesture as "insignificant" as peeling potatoes or washing dishes, of duration, perception, events, relationships, and silences that felt to me immediately and unquestionably true.1) It felt true by contrast with other representations of women in similar situations that appeared in the films of some of the most innovative filmmakers or film directors in the West at that time (e.g., Godard, Polanski, Antonioni). Theirs were perhaps great films, but the women presented there could only be looked at; they did not look at me or speak to me. 

So, I thought, that was the difference: Akerman's film addresses its spectator as a woman. And then I read an interview on the making of the film in which the filmmaker said:


“I do think it's a feminist film because I give space to things which were never, almost never, shown in that way, like the daily gestures of a woman. They are the lowest in the hierarchy of film images…. If you choose to show a woman's gestures so precisely, it's because you love them. In some way you recognize those gestures that have always been denied and ignored.“2)


This statement gave me something of an explanation why the film's representation of this woman "felt true"; why I could recognize in her movements, gestures, looks, and silences my own experience of inhabiting the space of a house, of walking down a street, of relating to others with various kinds of emotion. What was most surprising, perhaps, was the realization that I had never felt this way before in watching a film, I had never felt, so to speak, "at home" in a film. I hoped that such would be the cinema of the future, showing the world through women's eyes. 

My writing and teaching about women's films were prompted by that surprise, that new experience. I imagine that something similar happened to other feminists who, like me, were college teachers or students of literature, art or art history – because film studies as a discipline or an academic program did not exist at that time – and thus began feminist film studies, what here we are calling cine-feminism. However, the academic study of women's films and of women in film was only one aspect of a larger project that at that time we called women's cinema. I will come back to this in a moment.

But, first, I want to make another point related to the filmmaker's statement: women filmmakers, she said, should "look for formal ways to express what they are and what they want, their own rhythms, their own way of looking at things." How to do that was the crucial issue for women's cinema: how to envision and elaborate new formal means of expression, new ways of making, showing, and seeing films. And still today it is the aspect of filmmaking that neither film artists nor film critics can ignore. For a film is not simply its "content," what the film is about, the story, the characters, the actors, or the objects shown and seen. A film is at once the formal imagination and the technical production – that is to say, the creation – of vision. 

By "the creation of vision" I mean two things: (1) the creation of a vision or a view of the world that extends beyond the screen to address, speak to, and include the viewer; and (2) the production of vision itself, the creation of a way of seeing. In both these meanings, in cinema, vision is also created through the soundtrack, through  dialogue, music, voice, sounds – synchronous or not, diegetic or not, etc. – for what we hear in a film is a crucial, if at times unnoticed, component of the vision that the film produces; it inflects what we see as much as how we see.

The production of new vision gives spectators not only new ways of seeing what is already present in a culture's field of vision (for example, women, who are always represented, in one way or another, in each society and culture) but actually creates new objects of vision, the possibility of seeing something that otherwise remains outside a given culture's visual and aural field (the example here would be "women seen through women's eyes"). How films can accomplish this, how films can create new ways of seeing women, not only as objects but also as subjects of seeing and desiring – this question brought about the development of a feminist film theory. Let me give you another example to illustrate this idea.

A film called Born in Flames, made by Lizzie Borden and released in 1983, constructs a science-fictional frame to show how a successful cultural revolution in the United States slowly but surely reverts to the old patterns of male dominance and the disregard for what the traditional Left called "women's issues." It is around this specific gender oppression that several groups of women mobilize; groups that identify themselves as black women, Latinas, lesbians, single mothers, intellectuals, political activists, spiritual and punk performers, and even a Women's Army, for those were the days of militant feminism. In the fictional world of the film, these women succeed in joining together not by ignoring but, on the contrary, by acknowledging their differences. 

The film exemplifies a shift in women's cinema – a shift in both filmmaking and the critical writing on film – from an aesthetic centered on the film as text, on the story and the formal ways of telling it, to what may be called an ethics of reception, where the spectator is the film's primary concern; by this I mean that the film's effects on the viewers are taken into account in the filmmaker's project and in the very making of the film. Born in Flames was made at a time when North American feminism was confronted with the problem of how to understand and fight gender oppression in light of the diversity of social, cultural, racial, ethnic, and sexual differences among women. Mainstream films about women were mostly about white women, while black, Latina, Asian, and Native women, who constituted a significant part of the North American population, were typically cast as servants or in other secondary roles, or not at all.  In this film, not only did the cast, as well as the story, include women of many colors, shapes, and styles of self-expression, but the audience was envisaged as similarly heterogeneous. What the filmmaker intended to do was to provide various points of identification for viewers with different social backgrounds. 


“Every woman – with men it is a whole different question – would have some level of identification with a position within the film….  The positioning of black characters was [not] against any of the white viewers but more of an invitation: come and work with us…. The viewer was supposed to be a repository for all these different points of view and all these different styles of rhetoric. Hopefully, one would be able to identify with one position but be able to evaluate all of the various positions presented in the film.“3)



This film also addresses the spectator as female, but it does not do so by portraying a woman's experience which feels immediately one's own. On the contrary, its barely coherent narrative, its quick-paced shots and sound montage, the counterpoint of image and dialogue, and the diversity of bodies, voices and languages hold the spectator across a distance, projecting toward her its fiction like a bridge of difference – a bridge in the sense that it shows differences among women as differences within women – within women as a group and within each individual woman. As I wrote at the time, the film creates a vision of a female/feminist subject en-gendered across multiple and intersecting experiences of race, class, language, sexual and gender identifications, even as they often conflict with one another; and indeed such a vision has shaped feminism itself.

I mentioned these two films to illustrate how feminist filmmaking and feminist film studies developed hand in hand, sharing the aspirations of the women's movement. Feminist film scholars and theorists did not only teach and write about women's films; we also worked strenuously, often overtime, to build the academic programs and curricula in women's studies and film studies that sprouted and flourished in most North American colleges and universities. More importantly, that cine-feminism had a central role in promoting close relationships of mutual support and interchange between the academy and the broader women's movement by organizing conferences and maintaining networks among film teachers and scholars, non-academic critics, film journals editors and reviewers, festival organizers, film distributors, and of course filmmakers, editors, camerawomen, etc. 

The expression "women's cinema," therefore, referred not simply to films made by women but also to a number of film-critical discourses, networks of exhibition, and other cinema-related practices that sustained the development of a feminist sociopolitical and aesthetic consciousness. That feminist film work of the 1970s and 1980s, in creating new objects of vision and inventing new practices of cinema, actually produced a new film culture by and for women whose effects are still visible after three decades, in festivals such as this and in the very presence of all of us here today. Not the least of those new practices of cinema were academic film studies, criticism and theory, which have, in fact, produced two generations of feminist film scholars; but, as I said, they were part of a larger feminist project. 

The task of this Forum on cine-feminism, as described in my letter of invitation, is to address the issue of academic feminist film studies, its usefulness and sustainability today. Do feminist film studies constitute a legitimate and stable academic field? Are feminist film studies a viable – that is to say, useful and sustainable – area of study and research? To these questions I would reply yes and no; and I would also add these questions: useful to whom? and sustainable for what purpose? Moreover, I would make a distinction between feminist film studies and feminist studies or women's studies more broadly.

Because American colleges and universities are guided by the supply-and-demand principle that rules advanced capitalist economies, student demand for academic courses in women's studies in the 1970s was met with the establishment, at first, of single courses offered by humanities and social science departments, then of interdepartmental degree-granting programs, and eventually of formal departments of Women's Studies. It should be noted that many of them, in the past decade or so, have been renamed and/or reorganized as Women's and Gender Studies or just Gender Studies departments. 

(This has not been the case everywhere in the West; for example, in Italy, my native country, where university curricula are nationally set by the Ministry of Education and where the feminist movement has strongly opposed institutionalization on political grounds, there are no programs or degrees in women's, feminist, or gender studies, although transgender and queer studies are carried out informally in publically funded gay and lesbian cultural associations.)

Indeed, the institutionalization of feminist or women's studies in legitimate, regulated, degree-granting programs in the U.S. may have constrained as much as fostered the development of a feminist critical thought. Even as it has fostered an education to cultural diversity not to be found in other academic programs, institutionalization, or academic mainstreaming, may have promoted the "post-feminist" illusion that movement's goals and women's "equality" have been achieved; and it may have exchanged the critical, radical edge of social memory for the consolation of a canon and a galaxy of feminist stars.

The feminist study of film, however, has not typically taken place under the aegis of women's studies departments; nor has it been curricularized in film departments, whether they concentrate on film studies or film production, and seems to be especially absent in the latter.  Feminist work on film is more often done by individual students in interdisciplinary programs in the humanities and the arts, frequently at the graduate level. This makes cine-feminism a less stable or sustainable field of study but possibly a more creative area of research and writing; it has, on the one hand, the advantage of direct exposure to current critical debates and theories but, on the other hand, the danger of losing the knowledges and analytic skills specific to cinema. 

Now, again, let me play devil's advocate and ask the question, What do we want from academic cine-feminism? How do we envision the usefulness of feminist film studies, and to whom? While it is quite probable that more women make films today than in the 1970s and 1980s, especially in light of the accessibility of new media technologies, the greater number of women engaged in practices of visual representation does not necessarily correlate to the presence of a feminist project. In the university where I teach, many of the students working in film reject the word feminist altogether, associating it with their mothers or grandmothers' generations. What can a cine-feminism do for them? And conversely, how can it be sustained without them? Can a feminist film culture exist in the absence of a feminist project?

This may or may not be the case in other countries or cultures; but, in general, it seems to me that the activation or reactivation of a feminist film culture cannot be expected to come solely from academic film studies. In other words, the effectivity of a cinema by and for women (let's bracket for a moment the word feminist) would depend on the presence of a shared social and aesthetic project by women and for women, not as a global or transnational enterprise but as an intervention in specific cultural and social contexts and film traditions.

For such a film culture, I might be willing to give up the word feminist.


San Francisco, 25 March 2008


1) The film is Jeanne Dielman, 23 Quai du Commerce, 1080 Bruxelles (Chantal Akerman, 1975). In this presentation, I refer to some of my previous writings collected in Figures of Resistance: Essays in Feminist Theory, edited and with an introduction by Patricia White (Urbana and Chicago: University of Illinois Press, 2007) and to my article, "Guerrilla in the Midst: Women's Cinema in the 1980s," reprinted in Queer Screen: A Screen Reader, ed. by Jackie Stacey and Sarah Street (Oxon, UK: Routledge, 2007), pp. 21–40.  

2) "Chantal Akerman on Jeanne Dielman," Camera Obscura 2 (1977): 118–19.

3)   Anne Friedberg, "An Interview with Filmmaker Lizzie Borden," Women and Performance vol. 1, no. 2 (Winter 1984): 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