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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해외 게스트의 눈 2 :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만나는 새로운 차원의 페미니즘

Herstory에 연재될 글은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2008년 10주년을 맞아 제작했던 기념 백서 <<여성, 영화 그리고 축제!>>의 내용을 발췌한 것입니다. 기념 백서 <<여성, 영화 그리고 축제!>>는 총 3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_보다 _ Records>에서는 1회부터 10회까지 개/폐막식을 비롯한 국제포럼 등의 행사와 상영작들이 총 망라되어 있으며 <_말하다 _쓰다>는 여성영화제의 10년간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져있습니다. <_Perspectives _Herstory>는 <_말하다 _쓰다>의  영문버전입니다. 
Herstory는 여성영화제의 역사를 기록한
<_말하다_쓰다>에 있는 글을 지속적으로 연재할 예정입니다.


                                         10회 국제학술회의 초대, 특강을 하고 있는 세계적인 석학 테레사 드 로레티스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집에 돌아가서도 친구들에게 계속 이야기하고 싶어지는 그런 영화제 중 하나이다. 이런 일이 흔한 것은 아니다. 머나먼 나라에서 열리는 영화제 그리고 내 친구들 대부분이 아마도 볼 기회가 전혀 없는 영화들에 대해 계속 얘기하고 싶어 할 리 없지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좀 달랐다. 왜냐하면 내가 보게 되었던 영화들과 연관된 너무도 재밌는 후일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얘기들의 대부분은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만나게 된 전혀 새로운 차원의 페미니즘에 대한 것들이었다. 독일의 낡고 전형적인 접근방식의 페미니즘의 비교한다면 마치 공상과학 페미니즘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완전히 다른 경지의 것이었다.

무엇보다도 그 많던 잘 생긴 남성 자원활동가들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 이 놀라운 현상은 멋진 한 남성 자원활동가가 설명해주어 이해가 갔다. 페미니즘이 가장 최신 유행의 ‘힙(hip)’한 것이라고 생각해서 자원활동가로 응모했다는 것이다. 그 한 마디만으로 그가 너무 사랑스러워보였다. 많은 영화들을 보며 지낸 며칠 후 대학 세미나에 초청되었었다. 그리고 거기에서 다시 이런 질문이 있었다. 여성영화제에서 남성들과 협력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것이었다. 교육 잘 받은 한 여성이 차분하게 설명했다. ‘영화제 초반에는 많이 노력했지만 곧 포기했다. 단순히 잘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설명은 영화제 초반 남성 자원활동가들과의 즐거운 만남과 모순되어 보이지 않았다. 그건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남성과 여성의 공생 · 공존 방식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정의와 접근방식을 구하고자 했던 의도와 같은 맥락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영화를 통해서, 영화의 힘을 빌어서 말이다.


- 도로시 베너  베를린국제영화제 탤런트 캠퍼스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