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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영화제/16회(2014) 영화제

제16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데일리 4호_ 이상과 현실의 경계에 선 여성들에게 <캠걸> 감독 미르카 비올라 인터뷰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데일리4호


이상과 현실의 경계에 선 여성들에게

<캠걸> 감독 미르카 비올라 인터뷰

Q ‘캠걸’이라는 소재를 통해 이 시대의 성문화와 여성의 사회적 진출의 어려움이라는 문제를 다루는 게 신선하게 느껴졌다. 이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 최근에 이탈리아의 경제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많은 여성이 일자리를 잃거나 직업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캠걸 일을 하는 여성이 늘어나게 되었다. 이탈리아에서 캠걸은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캠걸 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으며 소비자도 더욱 늘어나고 있다. 모든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권리가 있는데 그 권리를 박탈당해서 이런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개인적으로도 심각하다고 느껴져 영화를 만들게 되었다.


Q. 여성영화감독이 갖는 장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많은 영화에서 남자가 중심이 되고 여성은 주변 인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여성영화감독이 영화를 만들게 되면 아무래도 여성을 중심에 세워서 여성의 문제를 조금 더 심도 있게 다룰 수 있는 것이 좋은 점이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여성감독으로서 여성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많은 시간을 투자해왔다. 전 작품인 <사랑의 상처>도 여성에 관한 이야기이다.


Q. 이 영화를 보게 될 한국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캠걸>이라는 제목 때문에 겉보기에는 남성들을 위한 영화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여성들을 위한 영화이다. 지금과 같은 시대에 여성의 사회진출 장벽을 낮추고, 여성이 자유롭게 꿈꾸면서 사랑도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여성들 스스로도 서로 경쟁하는 분위기를 형성하기 보다는 서로의 권리를 증진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글 김초롱, 문현순



캠걸 Cam Girl | 미르카 비올라 | 이탈리아 | 2013 | 87' | HD,DV,HDV | color | 드라마

프로그램 노트

알리체는 견습 사원으로 일하면서 야심적으로 발렌타인 데이 초콜릿 광고 아이디어를 내지만, 아이디어만 고스란히 회사에 뺏긴 채 정식 사원으로 채용되지 못하고 쫓겨난다. 수년간 반복된 이러한 상황에 지친 그녀는 마침내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서 일하는 ‘캠 걸’ 친 구들을 설득해 새로운 인터넷 채팅 사이트 사업을 벌이기로 한다.기본적으로 남성 고객들을 대상으로 화상 채팅을 통해 성적인 것과 돈을 교환한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으나, 이 여성 친구들의 창업의 혁신적인 측면은 고용주와 노동자 간의 이익 배분에 있다. 주로 남성 고객과 남성 고용주 간의 화폐-쾌락 교환에서 이중 착취되어온 성 노동자에게 더 많은 이익 배분을 보장함으로써 착취의 부분을 줄여주는 것이다.<캠걸>은 다소 도발적이면서도 무겁지 않은 방식으로, 오늘날 전지구적인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의 ‘1대 99의 사회’와 인터넷 기반의 정 보화가 서로 얽혀 들며 만들어낸 결과인 출구 없는 욕망과 고용 상황에 놓인 젊은 여성들의 삶을 질문한다. 자본은 여전히 그들에게 냉 정하다. 그리고 일과 감정, 혹은 일과 꿈의 분리라는 영리한 기획도 마음만큼 산뜻하게 작동하지는 않는다. 

글 권은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