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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영화제/16회(2014) 영화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데일리5호_ 악당도, 메리 포핀스도 없는 <마가리타>의 도미니크 카르도나 감독 인터뷰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데일리5호


악당도, 메리 포핀스도 없는 <마가리타> 

도미니크 카르도나 감독 인터뷰



Q. ‘마가리타’는 단순한 퀴어 영화라기보다는 여성의 위치를 다각도에서 드러내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랑뿐만 아니라 인종과 계급 등 다양한 주제를 포함한 이유가 궁금하다.

- 사회는 여성의 불평등을 당연시하는 경향이 있다. 영화를 통해 여성 불법 체류자에 대한 통념을 흔들고, 인물들이 어떻게 옳은 선택을 해나가는지를 보여주고자 했다. 캐나다에서는 인종 문제가 크게 대두되지 않기 때문에 영화를 만들 당시에는 계층적인 문제에 좀 더 집중했지만, 미국에서 영화를 상영하자 미국 내 라틴 아메리카 여성들은 마가리타에 깊이 공감하면서 인종 차별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처럼 개인의 입장에 따라 영화는 다르게 이해될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퀴어 커뮤니티 내부의 상반된 경향에도 관심이 있었다. 나이든 세대의 레즈비언들과 달리 요즘의 젊은 세대들은 결혼 제도에 합류되기를 소망하는데, 오히려 기성세대가 덜 보수적이라고도 볼 수 있는 이러한 대조가 흥미로웠다.



Q. ‘마가리타’는 현실성과 비현실성이 공존하는 캐릭터다. 그녀는 불평등한 조건에 놓여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행운을 누린다. ‘마가리타’라는 캐릭터에 대해 좀 더 듣고 싶다.

- 극 인물이기 때문에 비현실적인 부분이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현실에 기초하는 캐릭터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이민 노동자들은 ‘마가리타’와 비슷한 처지에 있다. 나 역시 프랑스에서 여자 친구를 따라 캐나다로 이민을 왔다가 추방당한 경험이 있다. 또한 레즈비언을 희생자나 피해자가 아니라, 강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진 인물로 보여줄 필요성을 느끼기도 했다. 실제로 라틴 아메리카 레즈비언 여성들에게 ‘마가리타’가 좋은 롤 모델로 작용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흔히들 불법 체류자들은 게으르고 비열하다는 편견을 갖는데, ‘마가리타’를 통해 그들 또한 사회의 중요한, 그리고 든든한 구성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



마가리타 | Margarita

로리 콜버트, 도미니크 카르도나 | 캐나다 | 2012 | 90' | DCP | color | 드라마



Q. 마가리타와 그녀의 여자 친구 제인은 계층적인 지위가 다른 커플이다. 그녀들이 어떻게 만나 함께하게 되었는지 궁금했다. 따로 설정했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지?

- 지적대로, 실은 그들이 만나게 된 중요한 장면이 빠져 있다(웃음). 촬영 제작 예산이 한정되어 있어서 우리는 단 18일 동안 촬영해야 했다. 때문에 영화 속의 장면들도 상당히 제한적으로 구성했다. 영화 속의 시간적 배경은 12월이다. 그리고 두 사람은 만난 지 6개월이 된 연인이다. 나는 아마 그녀들이 캐나다에서 6월에 열리는 게이 퍼레이드에서 만났을 것이라고 상상했다. 게이 퍼레이드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만날 수 있고 인종도, 계층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Q. 1992년 <레즈비언이라 다행이야>부터 로리 콜버트와 계속 공동작업을 하면서 쉽지 않은 주제들을 다루어 왔다. 어떠한 인연인가?

- 로리 콜버트는 내 인생의 동반자이다. 처음에 우리는 서로 영어와 프랑스어를 써서 제대로 대화를 나누지도 못했지만 각자의 모국어를 배웠고, 계속 협업을 하고 있다. 로리가 대본을 쓰면 나는 촬영과 기술적인 부분에 집중을 한다. 로리가 “액션!”을 말하는 쪽이라면 내가 “컷!”을 담당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글 차한비, 박소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