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여성영화제 데일리5호
<낮은 목소리> 2편
토크 인 씨어터 3 : 특별상영 응답하라, 이 오래 지속되는 낮은 목소리에
<낮은 목소리> 1편이 개봉했던 1995년으로부터 20여년이 지난 지금, 당시 이십대이던 변영주 감독도 어느덧 중견감독이 되었고,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대중의 인식도 많이 향상되었다. 2014년에 이른 오늘날, 우리에게 들려오는 ‘낮은 목소리’는 어떠한 울림을 지니고 있을까? 5월 30일 금요일 오후 6시 반, 신촌 메가박스에서 <낮은 목소리>2의 상영이 끝난 뒤 변영주 감독과 CBS라디오의 정혜윤 PD로부터 영화와 관련한 특별한 이야기를 전해 듣는 시간이 있었다. 작게 훌쩍이는 소리가 이어지는 가운데에서 진지하고 엄숙한 대화의 장이 펼쳐졌다.
변영주 | 한국 | 1997 | 56' | DV,DVD | color | 다큐멘터리
“<낮은 목소리> 2는 나에게 있어 가장 사적이고 힘들었던 영화”
변영주 감독은 <낮은 목소리> 2를 낮은 목소리 3부작 중 가장 사적인 영화라고 소개했다. 상처의 기억을 가지고 있지만 누구보다도 열심히 사는 할머니들과 강덕경 할머니의 마지막 모습까지. <낮은 목소리> 2는 일제의 만행을 고발하기 보다는 농촌에서의 위안부 할머니들의 일상과 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변 감독은 1년 반이라는 긴 제작 기간이 들었고, 촬영 내내 할머니들과 깊은 관계를 가졌던 만큼 <낮은 목소리> 2는 자신에게 힘들었던 영화이자, ‘내가 만들었지만 가장 보기 어려운 영화’ 라고 말했다.
“할머니들은 실패하지 않았다”
변영주 감독은 유엔이 보스니아 내전의 성범죄를 전쟁범죄로 인정한 사례를 언급하며 그동안의 위안부 할머니들의 노력과 그 영향력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유엔은 2000년대에 들어서야 보스니아 내전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일어난 성범죄를 전쟁범죄로 인정했다. 그동안 인정되지 못했었던 전쟁 내 성범죄를 전쟁범죄로 인정하도록 탄원서를 제출하고 요청한 것이 바로 위안부 할머니들이었다. 변 감독은 ‘비록 아직 일본정부에게서 진정한 사과와 배상을 받지는 못했지만 할머니들은 실패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위안부 할머니들이 자신들과 전쟁으로 상처 입은 전 세계 모든 여성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죄책감을 가지지 말라”
“사람들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라는 관객의 질문에 변영주 감독은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대답했다. 변 감독은 미안한 마음을 갖는 것 자체가 자신이 가해자 쪽에 있거나 제 3자의 입장일 때 나오는 생각이기 때문에 가장 비겁하다고 설명했다. 가슴 아픈 사건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나 죄책감을 가지게 되면 그 사건에서 멀어지고 회피하게 된다. 변 감독은 관객들에게 위안부 할머니들을 직접 돕지 못한다고 죄의식을 느끼는 대신에, 위안부 할머니들을 잊지 않고 계속해서 기억해줄 것을 부탁했다.
글 박소현, 정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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