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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토리얼]

에디토리얼


2015년 제 17회 국제영화제에 대한 영화진흥위원회의 평가가 나왔다. 영화진흥위원회는 매해 부산, 전주, 부천, 제천, 여성, DMZ 등 총 6개의 국제영화제를 지정하여 ‘글로벌 국제영화제 지원사업’을 하고 있으며, 그 지원이 잘 이루어졌는가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보고와 5명의 전문 심사위원의 심사를 통해 평가해 왔다. 평가는 크게 세 부문 ‘경영 관리’, ‘만족도와 특성화’, ‘행사 성과’로 분류되어 경영과 재정, 전문가/관객들의 만족도 및 영화제의 정체성 구현, 그리고 프리미어 수나 게스트 수, 관객 수 등의 성과 달성도 등을 전반적으로 평가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이 평가 결과에서 영화제에 대한 ‘만족도와 특성화’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만족도와 특성화는 영화제를 찾은 일반 관객들과 ID 카드를 소지한 전문가 관객이 평가하는 부분이다. 만족도는 크게 ‘영화제의 상영작과 각종 부대행사의 콘텐츠가 얼마나 내실 있게 이루어졌는가’를 측정하는 내용 만족도와 ‘영화 관람과 부대행사 참여를 지원하는 서비스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루어졌가’에 대한 운영 만족도로 나뉘어 있고, 이 두 만족도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전반적인 내용 만족도 1위

영화의 질과 다양성 1위

부대행사의 질과 다양성 2위

관객과 영화인의 만남 1위

전반적인 운영 만족도 1위

안내 서비스 1위

통번역 자막 2위 (전문가 관객 만족도 1위)

발귄시스템 1위 


거의 모든 만족도에서 1위를 차지한 걸 알 수 있다. 또한 ‘각 영화제가 가지는 다른 영화제와의 차별성과 고유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핵심적인 지표’인 특성화 척도 부문에서 또한 1위를 차지했다. 특성화 부문 평가에서는 관객들‘여성영화제를 통해 영화제가 “여성영화”를 지향하고 있음을 가장 잘 체감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 여성영화제가 영화제의 제 정체성을 잘 실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물론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개선하고 노력해야 할 부문 또한 많이 있고 특히 규모가 작은 국제영화제다 보니 영화제의 프리미어 수나 게스트 수 등의 정량 평가로는 비교 자체에 한계가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전문가 관객 및 일반 관객들의 만족도’와 영화제의 ‘특성화’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건 그만큼 여성영화제가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고, 관객들과의 정동이 가장 잘 이루어지는 영화제라는 점을 보여준 것이기에 영화제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보면 가장 보람되고 원했던 결과를 낸 거라고 말할 수 있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2016년 올해 18회 영화제 또한 ‘만족도와 특성화’ 에서 나아가 다른 부문에서도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영화제로서의 품격을 더욱 높이고 ‘여성’영화라는 목적성과 고유성을 더욱 다듬어 유지 발전할 것을 다짐한다. 

3월은 여성의 역사의 달이며 특히 3월 8일은 국제 여성의 날이다. 매해 이를 기념하기 위한 재미있고 신나는 여러 관객 이벤트를 꿈꾸지만 매해 영화제 준비에 허덕이고 있는 게 현실이다. 내년에는 반드시 100년이 넘은 국제 여성의 날과 여성 역사의 달을 위한 자체 행사를 기획할 것을 약속드린다. 그리고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살고 있는 여성들의 현실을 인식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행동하는 페미니스트 남성과 여성들의 노력도 더 많이 있었으면 좋겠고 이들과 더욱 강한 연대를 할 수 있도록 여성영화제도 네트워크를 강화할 것이다. 108년 전 시작된 여성의 날은 페미니즘이 평등의 다른 이름이라는 것을 그 시작부터 보여주었다. 페미니즘은 모든 불평등과 불공평이 사회에 존재하는 한 영원히 사라질 수 없는 평등의 또 다른 이름이자 불평등과 불공평의 반테제로 작동하기에 여전히 유효하다. 여성영화제는 이러한 페미니즘의 대의를 함께 하면서도 문화적 재현의 다양성을 열고, 여성의/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하여 도식적이거나 뻔한 여성영화를 지양한다. 대신 벡델 테스트를 통과한 영화, 기존의 도식적 형식과 내용의 틀을 깨는 영화, 낡은 상상력을 넣어두고 현실을 재구성하여 관객 자신의 현실을 다시 인식하게 하는 영화를 지향한다. 그러니까 여성영화는 확대하면 페미니즘이 평등의 다른 말이듯이, 모든 대안적인 상상력을 가진 영화의 다른 말이라 할 수 있다. 올해 여성영화제 또한 관객과 영화가 만나서 동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그야말로 온갖 정동의 힘으로 극장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지는 장이 되길 바란다. 












김선아 (집행위원장/ 수석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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