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영화제에 바란다'는 기획 시리즈의 세 번째 포문을 열어주신 두 분은 여성영화제 후원회원(아이우피시안)이신 김용옥님 유이님이십니다. 김용옥님은 2008년 여성영화제와 연을 맺었고 유이님은 여성영화제의 마니아로 해마다 영화제에 참석해오며 지속적으로 후원을 하고 계셨던 분입니다. 어찌보면 스탭보다 더 가까이, 더 속속들이 여성영화제를 알고 계시는 분들 같습니다. 두 분이 바라보는
여성영화제는 어떤 모습일지 만나 보세요.
속 터지는 영화 때문에 속 터졌던 시간을 추억하며, 이제 박수가 필요할 때입니다
2008년 여름, '아이우피시안'에 입문하여, 11, 12 영화제에 열심히 참석 했고,이제 '활개 ' 펴는 13회 영화제를 고대하고 있다.
매년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참석하면서 평소 보다 많은 영화를 접해 (서당개 풍월로 ), 영화 보는 '눈' 이 확 달라졌다.
첫 화면(Title Sequence?)을 보면 대충의 전개상황이 엿보이기도 한다. '여성 영화'라는 장르 속, 그동안 보도 듣도 못했던 ,
처절한, 비참한, 답답한, 황폐한, 애달픈 등등의 부정적 사연을 가진(개중엔 고무적인, 희망적인 영화도 있었지만) 여성들 삶의 대리경험을 통해, 그러한 여성들에 대한 이해, 세상 삶에 대한 지평을 넓혔다는 생각은 드나, 좋은 것, 아름다운 것 다 보기에도 짧은 세월에, 뒷끝이 찝찝한 영화들에 속이 터질 때도 있었다.
(영화 제목은 생각 안나는데) 첫번 만남에 뭇 사내와 잠자리를 같이 한 후, 꼬이는 인생으로 망가지는 한 여성, 그 책임은 분명 그녀에게 있었다. '맞을 짓을 해서 맞는다'라는 표현이 있다. 이런 류의 영화는 선정 과정에서 생각해 보지 않아야 할까? 나의 좁은 소견 일까? 이제 오지 말래도 즐겨 찾게 된 '아이우피시안' 행사에, 혼자만 즐기지 말고, 이웃에 좀더 적극적으로 알려, 이 좋은 모임이 오래 유지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 할 때다. 바로 '박수가 필요할 때' 입니다.
- 아이우피시안 김용옥
행복한 우연으로 시작된 만남, 이제 멋진 쉼터이자 놀이터가 되주길...
올해도 어김없이 고고씽~~
이제껏 열린 여성영화제에서 영화 한 편도 보지 못한 적이 딱 한 번 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야근에 주말 특근까지 밀려 못 갔던 그 해, 사장님이 얼마나 미웠는지 모른다. 간만에 친구들과 따끈한 커피 한 잔이라도 하면서 오순도순 여성 영화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말이다.
여성영화제가 열리던 첫 해 스산한 봄날을 지금껏 잊지 못한다. 낮설음에 대한 두려움과 새로움을 접한다는 설레임이 함께 했던 그 느낌. 여성주의에 막 관심을 갖기 시작해 여성문화에 목말라 있었던 그때 여성영화제를 접하게 된 건 행복한 우연이었다. 여성영화제에서 토요일 심야영화를 내리 보고 나면, 고개도 허리도 아팠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밖으로 나와 새벽하늘을 올려다보면 기분이 참 상쾌했다. 그 기분으로 해장국에 밥 한그릇 뚝딱 해치우고 사우나로 고고씽~~.
영화를 보면서 언젠가부터 항상 힘들고 불쌍하게 고생만 했던 엄마의 삶, 학교와 직장에서 경험한 무수한 남녀차별이 나 혼자만 끙끙 싸매고 앓다가 끝낼 문제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것,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만나는 게 얼마나 즐겁고 멋진 일인지 실감하게 된다.
3월 즈음이 되면 나도 모르게 4월을 기다린다. 예매하고 영화관 안팎을 기웃거리며 기다리는 그 시간이 즐겁고 또 고맙다. 영화관에서 우연히 오래된 친구라도 만나면 어찌나 반가운지 모르겠다. 여성영화제가 앞으로도 나와 친구들,그리고 많은 여성들에게 멋진 쉼터이자 놀이터가 되주길 바란다.
- 아이우피시안 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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