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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세미프로의 마음만은 뜨거운 출장기 – 대만여성영화제와 부산국제영화제






1. 대만여성영화제

自由之癮 崩壞之慾 (Aim High In Inspiration!)

 



22개국에서 초청된 80편의 작품을 소개한 제21회 대만여성영화제(Women Make Waves Film Festival Taiwan)가 지난 10 17일부터 26일까지 열흘간 대만, 타이페이 SPOT - Huashan Theatre에서 개최됐다서울국제여성영화제와 대만여성영화제는 오랜 시간 자매애와 연대의식을 가지고, 각각 아시아를 대표하는 여성영화제가 되기까지 서로 다양한 영향을 주며 함께 성장해왔다.

 



 

16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상영 시 큰 호응을 받았던 카트린느 브레야(Catherine Breillat) 감독의 <어뷰즈 오브 위크니스>(Abuse of Weakness, 2013)가 이번 대만여성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었고, 이외에도 16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소개된 8편의 화제작이 대만여성영화제의 주요 상영작으로 초청되었다.

 

출장의 첫 공식일정은 기자회견 참석이었다. 국내 영화제의 경우 영화제 개막 한 달 전에 기자회견이 개최되는 것과 달리 대만여성영화제는 개막식을 몇 시간 앞둔 당일 오후에 기자회견을 개최하였다. 그 덕분인지 영화제에 초청된 해외 감독들과 해외 게스트, 영화제 주요 스폰서 및 대만 감독들이 대부분 기자회견에 참석하여 영화제 개막을 함께 축하하고 다양한 미디어의 관심을 받았다.

 


10 17() 기자회견 © Women Make Waves Taiwan Film Festival

 


대만여성영화제는 서울 문래동 문래창작존과 유사한, 양조장을 개조해 만든 Huashan 1914 creative park에 위치한 극장 SPOT - Huashan Theatre에서 대만여성영화제의 자유롭고 밝고 패기넘치는 독특한 분위기가 잘 녹아있는 개막식 공연을 시작으로 열흘 간의 대장정의 막을 유쾌하게 올렸다.

 

김선아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의 개막 축하인사를 포함해, 다양한 인사들이 저마다 대만여성영화제 개최를 축하하고 새로운 세대를 맞이한 영화제로서 서로를 격려했다. 대만 여성 영화인들과 관객들의 유쾌하고 편안한 호응 속에서 서울국제여성영화제와 또 다른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10월 17(개막식 축하인사(서울국제여성영화제 김선아 공동집행위원장) / 개막식 행사 @SPOT - Huashan Theatre

© Women Make Waves Taiwan Film Festival

 


신작 및 대작 위주의 프로그래밍이 아닌, 각 섹션 별 주제에 충실한 대만여성영화제 프로그램은 올해 역시 Fuck Life! , Queer Up!, For Those Who Can Tell No Pain 등 상영작품 제목 및 프로그램 경향에 맞춰, 작명 센스 넘치는 섹션 제목으로 다양한 관객 층의 관심을 받아 다수의 작품이 매진되었다.



 상영작 트레일러


© Youtube


 

<어뷰즈 오브 위크니스>의 카트린느 브레야 감독, 2010년 부산국제영화제 APM프로젝트로 제작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할 때 말하지 않는 것들>(What They Don't Talk About When They Talk About Love)의 인도네시아 대표 여성감독 몰리 수리아(Mouly Surya), 16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개막작 <그녀들을 위하여>(For Those Who Can Tell No Tales)의 주연배우 킴 버르코(Kym Vercoe), 작가 겸 퀴어 페미니스트 활동가로서 퀴어 페미니즘 포르노를 제작한 스웨덴 감독 마릿 오스트버그(Marit Ostberg) 등 다양한 국가에서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여성감독들이 초청되어 Q&A 및 심화토크를 통해, 관객들과 뜨거운 교감을 나눴다.



© Women Make Waves Taiwan Film Festival

 

 

이외에도 섬세한 연출력과 다양한 캐릭터가 빚어내는 플롯이 훌륭했던 누스 발루스(Neus Ballus) 감독의 <더 플레이그>(The Plague)와 다큐멘터리와 픽션 안에서 한 케이블 TV 리포터의 패닉으로 가득찬 하루를 그려낸 저스틴 트라이어트(Justine Triet) 감독의 <패닉의 시대>(Age of Panic) 등 흥미로운 작품이 많았다.

 

 별도의 지정석 없이 자유입장으로 진행된 좌석운영의 호방함, 영화제 공간이 위치한 Huashan 1914 creative park 문화공간의 특성상 각종 갤러리, 마켓, 공연장 등과 인접해 있어 영화제 이외에도 다양한 볼거리들을 제공한다는 점, 모르는 관객들 사이에도 스스럼 없이 대화가 오고가는 친화력 넘치는 분위기 등 다양한 매력이 가득한 WMWFF!


10월 중순, 33도의 뜨거운 날씨의 타이페이에서 맞이한 대만여성영화제는 영화제 이름처럼 여성들이 만들어내는 크고 작은 물결이 넘실대는 파도를 서핑하듯 유쾌하고 즐거운 에너지로 가득했다. 내년 22번째 영화제가 벌써 손꼽아 기다려진다.




    © <사랑에 대해 이야기할 때 말하지 않는 것들> 작품스틸                            © Women Make Waves Taiwan Film Festival

    

 






2. 넘사벽 부산국제영화제

 



      © 부산국제영화제 뉴스레터

 


국내 관객들은 물론이고 해외 영화인들과 어우러져 끊임없는 장시간 대화가 가능한 부산국제영화제가 지난 10 2일부터 11일까지 열흘간 부산에서 개최되었다.

 

매년 영화제의 팬, 영화제 종사자(출장) 두 개의 자아로 참석하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올해 개인적으로는 프로그래머로 참석한 첫 번째 출장이었기에 의미가 남달랐다.

 이전에도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출품을 홍보하고,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여성감독의 작품을 관람했지만, 이번에는 여성 감독들의 경향 및 흐름을 파악하고 타 영화제 및 해외 게스트들과의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하는 공적인 업무들이 더해져 상당한 부담감을 가지고 부산에 내려갔다.



부산국제영화제 주요 행사장

 



몇 년 전 해운대에서 센텀으로 영화제 메인 공간이 옮겨진 이후부터 부산국제영화제의 행사장 동선 및 관객서비스는 더욱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되었고, ‘영화제’ 이외에도 아시아필름마켓아시아프로젝트마켓아시아영화아카데미아시아영화펀드 등 개별적으로 운영되는 굵직한 프로젝트도 각각 성황리에 진행되는 등 부산국제영화제는 이제 영화제 그 이상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부산국제영화제 규모답게 영화제에 초청된 상영작과 게스트는 규모 역시 상당했는데그 중 여성감독들의 신작이 다수 초청되어 상영시간표를 짜는데 고민이 많았다.

 





*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난 여성감독 작품들에 대한 짧은 감상

 



© 부산국제영화제 홈페이지 작품 스틸. 좌측 위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테헤란의 낮과 밤>, <아리아>, <파티 걸>, <낮은 밤보다 길다>




이란의 대표 여성감독 락샨 바니에테마드(Rakhshan Bani Etemad) <테헤란의 낮과 밤>(Tales, 2014)은 다양한 계층의 캐릭터들의 에피소드를 통해 이란의 사회문제와 삶의 결들을 짚어내고 적절한 호흡으로 이야기를 그려냈다.

 

세계적인 배우 아시아 아르젠토(Asia Argento)의 네번째 연출작 <아리아>(Misunderstood, 2014)는 아홉 살 난 아리아의 시점을 통해 가족친구주변인들 안에서 외롭고 감수성이 풍부하고 영민한 아리아의 짠한 성장기를 담아낸다불온한 관계와 불안한 공간에서도 특별한 빛을 잃지 않는 아리아의 섬세한 감정이 음악촬영편집 등을 통해 유려하게 표현되었다.


마리 아마초켈리-바르사크(Marie Amachoukeli-Barsacq), 클레르 뷔르게(Claire Burger), 사무엘 테이스(Samuel Theis) 세 감독이 연출한 <파티 걸>(Party Girl,2014)은 감독 중 한 명의 자전적 스토리로 토대로 제작되었고, 주인공 앙젤리크 역의 배우로는 실제 감독의 어머니가 출연했다. 앙젤리크의 얼굴(눈빛, 주름, 표정)이 전하는 감정의 힘이 상당한 작품. 나이 듦과 안정-비안정적인 삶의 경계 안에서의 고민, 엄마와 자식들과의 관계 설정이 다양한 에피소드 안에서 힘있게 전개된다.

 

조지아 특별전여인천하 – 조지아 여성감독의 힘’ 섹션을 통해 소개된 12편의 작품 중 라나 고고베리제(Lana Gogoberidze)가 연출한 <낮은 밤보다 길다>(Day is Longer than Night, 1982)는 흔들리는 역사 안에서 여성의 일대기를 잘 녹여낸 작품으로 서사와 사운드 등의 측면에서 새로운 영화미학을 선보였다.





강바다 /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