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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1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말한다 - 김선아 공동집행위원장 인터뷰




제 1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말한다: 김선아 공동집행위원장 인터뷰



제1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베일을 벗고 우리의 계획을 속속들이 알리게 되는 것은 아무래도 5월 초가 될 것 같다. 전주국제영화제와 서울환경영화제, 인디다큐페스티발 등 상반기 개최 영화제들이 조금씩 베일을 벗고 있는 가운데, 우리 서울국제여성영화제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모든 것을 밝힐 수는 없지만 김선아 공동집행위원장께서 제17회 영화제에 대해 살짝 귀띔을 해주기로 하였다.











  

Q. 올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언제 열리나요?

A. 제1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2015년 5월 27일~6월 3일 서울 메가박스 신촌과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개최됩니다.


Q. 벌써 17회를 맞이하였군요. 올해 여성영화제는 어떤 섹션으로 구성되나요?

A. 제1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전통적으로 다음과 같은 섹션으로 이루어져 왔습니다. 전세계 여성영화의 흐름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새로운 물결’, 세계 영화계에서 여성감독의 선전이 눈에 띄는 지역의 여성감독 영화를 상영하는 ‘지역 특별전’, 현안의 여성 이슈를 선정하여 영화 상영과 토론을 함께 하는 ‘쟁점’, 영화 역사에서 ‘여성의 자리’를 점검하고 재해석하는 ‘회고전’, 다양한 성소수자들의 영화를 상영하는 ‘퀴어 레인보우’, 10대 관객 심사단 '아이틴즈'가 영화제 기간 동안 예선 심사를 통과한 아시아 단편경선의 아이틴즈 부문 본선 진출작 7작품을 관람하고 열띤 토론을 거쳐 ‘아이틴즈상'을 선정하는 '아이틴즈', 아시아 여성감독이 연출한 단편영화를 대상으로 한 ‘아시아 단편경선’과 한국 여성감독의 극영화와 다큐멘터리 영화를 사전 제작지원 하는 '다큐멘터리 옥랑문화상',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과 청각장애인을 위한 한국어자막을 넣어 장애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함께 볼 수 있도록 제작된 배리어프리 영화를 상영하는 '배리어프리'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편 아시아여성영화제네트워크(NAWFF)가 함께 선정하는 '나프 수상작'과 한국 여성영화인의 극영화와 다큐멘터리 영화 프로젝트를 사전 제작지원 하는 '피치 앤 캐치'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지원 제도가 있습니다. 저희 여성영화제는 이러한 프로그램을 토대로 매해 약 100~120편 이상의 전 세계 여성감독의 영화를 약 8일에 걸쳐 상영하고 있습니다.


Q. 올해 여성영화제는 어떤 주제에 주목하고 있나요?

A. 제1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는 지역 특별전의 관심을 아시아 지역에서 나아가 전 세계로 확장해서 올해는 스웨덴 여성영화 특별전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스웨덴 대사관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이번 스웨덴 특별전은 영화 산업에서 성평등 정책을 도입하고 있는 현재 스웨덴의 법과 제도, 지원책 등과 더불어 동시대 여성영화의 경계를 확장하고 있는 스웨덴 여성감독들의 활약을 조망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한편 ‘쟁점’ 섹션의 주제는 ‘#나는페미니스트입니다’입니다. 올해 특별히 페미니즘과 관련 이슈가 많았던 것을 토대로 현재의 여성주의를 재점검하고 다시 가치를 세우기 위한 보다 깊이 있는 논의가 이번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단순히 영화를 한 번 보고 마는 데에서 나아가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여성주의에 대한 열띤 토론과 뜨거운 분위기를 직접 느끼시길 바랍니다.



Q. 올해 여성영화제에서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A. 올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우선 영문 명칭을 변경하여 새로운 출발을 하고자 합니다. 기존의 영문 명칭인 International Women’s Film Festival in Seoul 은 이제 제17회를 시작으로 SEOUL International Women’s Film Festival(SIWFF) 로 변경됩니다. 상영관 또한 기존의 상영관이었던 메가박스 신촌에 아트하우스 모모를 추가하여 관객들이 보다 편하게 축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 주재 해외 대사관과 문화원 등과의 협조 관계를 한층 더 강화하고, 아시아 여성영화제 네트워크와 세계 여성영화제 네트워크 등 국제적 단체들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전 세계 여성영화의 현안을 토론하고 의제를 제기하는 등의 활발한 활동을 하면서 보다 국제적인 영화제로 발돋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제17회의 가장 중요한 변화를 꼽자면 관객 중심의 영화제, 보다 대중적인 영화제를 지향한다는 점일 것입니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알고 있는 관객들조차도 저희 영화제의 영화를 조금은 어려워하고 뭔가를 반드시 배워야 할 것 같은 분위기를 느끼는 게 사실입니다. 저희 영화제는 이번 제17회 영화제부터 프로그램과 관련된 보다 다양한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고, 단편 프로그램을 주제별로 묶거나 남성 관객을 위한 여성영화들을 묶는 등의 다양한 접근 방식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그를 통해 보다 친절하고 보다 먼저 다가가는 영화제를 목표로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습니다.


Q. 최근 여러 영화제에서 제작 혹은 발굴한 영화들이 해외영화제에서 좋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여성영화제가 발굴한 대표작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A. 이에 대한 질문은 크게 추상적인 개념적 차원과 구체적인 실질적 차원 두 가지로 나누어서 답변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먼저 개념적 차원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여성영화’란 기존의 주류 영화와 독립 영화를 아우르면서 동시에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독자적인 개념입니다. ‘여성’이라는 개념 자체가 양적으로는 세상의 반이지만, 질적으로는 소수자의 사회, 경제, 정치, 예술 문화적 위치와 동일시되기 때문입니다. 보통 저희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상영하는 영화와 해당 영화의 여성감독들은 자신들의 영화가 다른 큰 영화제나 독립영화제에서 상영을 할 때와는 아주 다른 상영의 경험을 할 거라고 예상합니다. 지금까지도 그래왔고요. 기존의 영화들을 ‘여성영화’의 범주로 엮었을 때 상영장의 관객들 또한 여타 다른 일반 영화제와는 아주 다른 반응을 보여줍니다. 이는 여성영화제에서 통용되는 ‘여성영화’가 여성감독의 ‘예술가’로서의 자격을 ‘여성성’이라는 이름으로 협소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예술가’로서의 자격 자체를, 그것을 누가 정의하여 누가 분류하고 무슨 기준으로 그렇게 하는지를, 주류/독립, 상업/저예산 등 기존의 영화를 둘러싼 범주를, 여성과 영화의 관계를 둘러싼 온갖 이데올로기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자리로 만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실질적 차원에서 저희 영화제는 여성감독들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지난 17년 동안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올해 여섯 번째를 맞이하는 사전제작지원 프로그램 다큐멘터리 옥랑문화상 수상작인 <반짝이는 박수 소리>(이길보라 감독, 2014)가 곧 개봉 예정이며, <청포도 사탕: 17년 전의 약속>(김희정 감독, 2011)과 <탐욕의 제국>(홍리경 감독, 2013)은 2012년과 2014년에 각각 개봉한 바 있습니다. 특히 ‘피치 앤 캐치’의 다큐멘터리 부문인 ‘옥랑문화상’은 지난 13년 동안 여성감독의 다큐멘터리 작품을 사전 제작 지원한, 저희 영화제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상 부문입니다.

이 외에도 저희 영화제에서는 저희와 네트워크를 맺고 있는 지역 여성영화제들과 가까운 대만의 대만여성영화제부터 프랑스의 끄레떼이유여성영화제까지 전세계 여성영화제에 해마다 한국 여성감독의 영화를 알리고 소개하여 국제영화제 써킷에서 한국의 여성영화가 순환되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Q. 올해 여성영화제에서는 어떤 새로운 영화들을 만나볼 수 있나요?

A. 관객 여러분들이 5월 27일부터 8일 동안 만날 여성영화들은 이미 상당 부분 준비되어 있다는 점만 일단 말씀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조금만 말씀을 드리자면 첫째, 전 세계 여성감독들 중 신인 여성감독들의 영화가 특히 강세라는 것, 그래서 신선하고 도전적인 작품들이 만만치 않게 많다는 것, 둘째는 프랑스의 셀린 시아마(Céline Sciamma) 감독의 화제작 <걸후드 Girlhood>를 비롯해 국내에서는 최초로 공개하는 프리미어 작품들이 상당수 포진해 있다는 것, 셋째는 지난 해에 화제를 일으켰던 한국 여성감독의 장편영화 <카트>, <거짓말>, <도희야>를 초청해서 현재 한국 여성감독의 다양한 관심, 관점, 표현방식에 대해 논의해 보는 자리가 있다는 것, 넷째는 신작과 화제작이 대거 포진한 올해 영화제 프로그래밍이 예년보다 이른 시점인 3월 내로 완료될 것이라는 점만을 말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