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후원회원 장폴홍 씨를 만나다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장폴홍이라고 합니다. 그림을 그려요. 건설 회사에 다니고 있구요. 한국에선 그림만으론 생활이 안 돼요. 생활비는 회사 다니면서 벌고, 여가에 그림을 그리는 선데이 페인터(Sunday painter)예요. 무명작가긴 하지만 국내, 해외에서 전시도 했어요. 그림은 드로잉, 유화 등 다양하게 하고 있구요.
Q. 2010년부터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후원해주셨는데요. 여성영화제를 언제,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A. 여성영화제에 관객으로 참여한 것은 10년 정도 됐어요. 일반 극장에서는 상영이 안 되는 영화를 함께 보는 모임이 있었는데, 거기서 여성영화제를 처음 알게 됐죠.
Q. 기억 속의 여성영화제는 어떤 모습인가요?
A. 쇼킹했어요, 처음에. 거의 90%가 여자고 남자들은 별로 없고. 그래서 약간 주눅이 들었죠, 비난 받을까 봐서. 뭔가 겁이 났어요. 근데 영화 보고 하니까 점점 편안해졌죠. 두세 번째부터는 편안하게 다녔어요.
여성영화제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제 중 하나예요. 저는 영화를 굉장히 좋아해요. 어느 정도냐면 영화제의 프로그램 가이드북도 모으고, 영화 관련 자료를 수입하기도 해요. 한국에서 60~70년대에 발간된 영화 잡지가 30종 정도 있는데 요즘엔 그걸 모으고 있어요. 나중에 영화 박물관 만들려고요. 그만큼 영화를 좋아하는데 딴 데서는 못 보는 영화를 많이 상영하니까 여성영화제가 좋아요. 매년 가요. 휴가 내고 가든가, 안되면 주말에라도.
Q. 여성영화제에서 본 영화 중에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나요?
A. 2010년에 본 <탱고 싱어>라는 영화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Q. 다른 영화제와 비교했을 때 여성영화제에 특별히 느껴지는 것이 있나요?
A. 다른 데서는 폭력적이다, 야하다 해서 자체적으로 검열하는 걸 여성영화제에서는 눈치 안 보고 잘 상영하는 것 같아요. 최근 영화제의 영화 상영을 제재하려는 그런 경우가 있었는데 말이 안 되는 거죠. 독재국가인가요? 영화제에는 표현의 자유가 있어요. 상업성이 없어 딴 데서는 볼 수 없지만 사회에 꼭 필요한 다큐멘터리나 영화들을 트는 것. 그게 영화제의 힘이고, 동시에 여성영화제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지켜져야 하는 것이죠.
Q. 여성영화제를 후원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저는 여성영화제만 후원하고 있어요. 전체적으로는 여성영화제랑 희망제작소, 딱 두 곳 후원해요. 이 두 곳은 기부한 돈이 엉뚱한 데 쓰이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가서 하는 거죠.
Q. 후원 제도에 개선할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A. 여성영화제의 후원 회원만 가질 수 있는 뭔가가 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티켓을 많이 주는데 ‘후원 회원에게만 드립니다.’ 이런 거 해주면 저한테도 기념되고 남한테도 자랑할 수 있어서 좋을 것 같아요.
Q. 후원회원님께 ‘여성’과 ‘영화’란 무엇인가요?
A. 저는 영화를 보면서 위로도 받고, 또 내가 저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했을 텐데 하면서 생각이 정리돼요. 마치 바닷가에 발자국이 많아도 파도가 몇 번 왔다 가면 깨끗해지는 것처럼요. 영혼이 정화된다고 할까. 그리고 여성은 좋은 친구라고 생각해요.
Q. 마지막으로 여성영화제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A. 저처럼 여성영화제가 좋아서 계속 찾는 사람들에게 좋은 추억거리들을 꾸준히 만들어줬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홍보팀
인터뷰 정리: 이슬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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