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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토리얼]

제2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92호 뉴스레터_에디토리얼

20살 입니다. 두 번의 강산을 넘는 건 결코 만만한 여정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축제는 다시 열립니다. 그것도 더 성대하게 말입니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게 20살은 성장의 시기를 지나 성숙한 내면을 다지는 때입니다. 국제영화제로서 그리고 서울시를 대표한 영화제로서 성평등한 영화산업과 성평등한 세상을 위해 더욱 힘차게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20살 영화제는 이전보다 커졌습니다. 영화제 역사상 처음으로 야외에서 개막식을 개최하여 보다 열린 영화제, 보다 함께하는 영화제로 관객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려 합니다. 영화제 일수는 7일에서 8일로, 상영관은 4개관에서 6개관(문화비축기지 제외)으로, 상영회차는 이전보다 약 60회차 이상 증가했으며, 이전보다 약 40~45편이 증가된 147편의 영화를 상영합니다. 본 상영관인 신촌 메가박스에서는 지금의 편중된 극장 환경에서는 잘 볼 수 없는 147편의 취향이 있고 특색이 있으며 보기 힘든 영화들을 7일동안 한꺼번에 볼 수 있습니다. 극장 앞 광장에서 열리는 마켓 F는 영화만이 아니라 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여성이나 페미니스트 아티스트들을 한 자리에 만날 수 있는 공연과 토크 버스킹 등 다양한 이벤트가 관객들과 함께 할 겁니다.

20살 영화제는 국제장편경쟁과 한국장편경쟁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신설했습니다. 영화제는 이제10대를 위한 아이틴즈, 단편영화 감독을 위한 아시아 단편경쟁, 그리고 장편영화제작지원 프로그램인 피치 앤 캐치 부문에 장편경쟁 부문을 추가하여 관객과 감독들의 세대와 경력을 관통하면서 산업적으로도 여성감독들이 선순환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완성했습니다. 기존 프로그램인 새로운 물결 부문, 페미니스트 필름 클래식, 퀴어 레인보우, 쟁점들, 작가전, 특별전, 회고전 등은 한국에서 보기 힘든 영화를 발굴하고, 각종 컨퍼런스와 토크 등을 통해 시대를 말할 수 있는, 그래서 극장의 공공적 집단적 예술적 가치를 높이는 영화들을 발굴 선정했습니다. 페미니스트 영화비평과 성평등 영화산업과 관련된 두 개의 국제 컨퍼런스는 영화제가 오랜 만에 개최하는 커다란 국제 컨퍼런스입니다. 영화비평과 영화정책의 장은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가장 관심을 갖고 여러 연구를 전개하고 입안을 고민하고 있는 장 중의 하나입니다. 또한 페미니스트 미디어 비평가인 아니타 사키시안의 특강을 비롯해서 미투 운동, 디지털 성범죄, 낙태 크게 세 가지 키워드로 구성된 쟁점 토크와 김아중, 한예리 등 역대 페미니스타들과의 스타 토크, 20주년 기념 라운드 테이블 등 풍성하고도 다양한 대화와 강연을 준비했습니다. 20살 성인식을 기념하는 각종 20주년 기념사업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여성감독 단편영화 DVD 콜렉션을 발간하고 20주년 기념 다큐멘터리 제작과 각종 전시를 통해 잘 견뎠고 잘 버텼으며 앞으로도 영원히 늙지 않을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자랑스럽게 관객들에게 보여주려 합니다. 함께 축하해달라고 말입니다. 영화제가 놓여 있는 사회적인 장소를 항상 잊지 않고,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친정’, ‘고향등으로 표현하면서 늘 아껴주시는 관객들의 감정의 공동체를 소중하게 보다 더 끈끈하게 만들기 위해 20살 여성국제여성영화제는 이제 더 깊고 더 멀리 나아가려 합니다. 물론 함께 말입니다.

김선아 집행위원장/수석 프로그래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