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아카이브 보라 결산]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카이브 보라는 지난 10년간 매회 영화제 상영작 중 뛰어난 작품성과 문제의식으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화제작을 엄선하여 영화제 기간이 아니더라도 언제 어디서나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2019년 새해를 맞아 작년 한 해 동안 아카이브 보라에서는 어떤 작품이 이슈가 되었고 많은 관심을 받았는지 돌이켜 보자!
<아카이브 보라 대여 순위 BEST 5>
1) 할머니와 란제리(베티나 오베를리, 2006)
아카이브 보라의 스테디셀러. <할머니와 란제리>는 스위스 작은 시골에서 80살 할머니인 마르타가 주인공인 코미디 영화이다. 시골의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분위기에 맞서 마르타의 가게를 준비하고 지켜내는 마르타와 친구들은 개인의 독립과 자긍심은 나이를 불문하고 실현되어야 하는 자연스러운 욕구라는 것을 보여준다. 백세(百歲)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생각하게 만드는 수작.
2) 낳을 권리, 낳지 않을 권리(시비아 타마킨, 2017)
제2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기간 동안 뜨거운 반응을 일으킨 화제작. 미국 전역에 걸친 낙태반대 운동이 거세지면서 수많은 여성이 감옥에 갇히거나 폭력 및 죽음의 위험에 놓이게 되었다. <낳을 권리 낳지 않을 권리>는 ‘재생산권’에 대한 논쟁이 다만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님을 보여주며, 이 사회가 수많은 이유들로 낙태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여성들에게 얼마나 가혹한지 그리고 있다.
3) 아니타 힐 (프리다 리 모크, 2013)
‘SPEAKING TRUTH TO POWER.’ 아니타 힐은 1991년 대법원장 후보자 조사를 진행하는 FBI에게 ‘권력 앞에서 진실을 이야기하는’ 시민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한 결과 상상치도 못했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녀의 진실된 행동은 20여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성희롱, 인종, 권력에 대한 정치적 뇌관을 건드리면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4) 바디토크(천 신징, 2018)
육체는 단지 껍데기나 도구로서 정신을 따르는 것처럼 보인다. 당신에 대한 모든 것은 머리카락 속에, 당신 피부 깊숙이, 당신의 장기와 내장 아래, 수천만의 신경 사이에 묻혀있다. 당신이 그 모든 것을 잊었든, 그렇지 않았든 당신의 육체는 여전히 기억한다. 이 영화에서 천 신징은 30명 이상의 여성들과 인터뷰했고, 그 인터뷰 영상들은 영화 전반에 걸쳐 사이사이 배치되어 끊임없이 육체의 ‘생(生), 노(老) 그리고 병(病)’에 대해 이야기한다.
5) 일과 후(제인 캠피온, 1984)
제인 캠피온의 1984년 단편영화. 직장 내 성폭력을 섬세하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다루고 있다. 주인공은 상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다가 직장에서 쫓겨난다. 동료들과 남자친구는 그녀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녀의 탓으로 돌린다. <일과 후>는 직장 내 성폭력이 일어난 이후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악몽을 충실히 보여준다. 숨 막히게 그려낸 이 집단적이고 미묘한 폭력 뒤에 스며든 모순을 이해하려는 시도 앞에서 우리는 30여 년이 지난 우리의 현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작년 아카이브 보라는 ‘권력’에 의한 성폭행/성추행에 관련된 영화 혹은 ‘몸’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영화들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해였다. 지난 한 해 사회를 관통하는 이슈들에 대한 관심이 아카이브 보라 대여작 선정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아카이브 보라의 작품들은 기민하게 사회 이슈에 반응하며 다양한 주제의 영화를 만나 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2018 아카이브 보라 신작 소개]
<장편>
1) 텅 빈 여자(크리스틴 레폰드, 2017)
결혼 35주년 파티 준비에 한창이던 메레디스는 HIV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고 충격에 휩싸인다. 남편 앙드레로부터 감염된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그녀는 남편이 성매매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음을 알게 된다. 검사 결과를 들이대며 남편에게 따진 후, 그를 집 밖으로 쫓아내긴 했지만, 평생을 가족을 돌보며 살았던 메레디스에게 혼자가 된다는 것은 견디기 힘든 일이다. 한바탕 싸움을 벌인 후, 그녀는 결국 남편을 다시 받아들이기로 한다. 마찬가지로 HIV 양성 판정을 받은 앙드레와 함께 세상의 손가락질 견디며 병마에 맞서 싸우기로 결심한 것이다.
2) 스위티(제인 캠피언, 1989)
케이와 스위티는 자매이다. 비록 케이는 그렇지 않았더라면 좋았겠다고 생각하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케이는 수줍음이 많고, 미신을 믿고, 성적으로 억압되어 있지만, 스위티는 화려하게 꾸미길 좋아하고 사생활이 약간 복잡하다. 스위티는 자기 말이라면 꼼짝 못 하는 남자 친구를 케이의 삶에 던져 넣고서는, 자신의 남자친구 루이스와 ‘정상적’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케이를 방해한다. 그러한 시도는 결국 전체 가족의 썩은 뿌리를 드러내기에 이른다.
3) 개를 위한 민주주의(메리 저나지, 2016)
<개를 위한 민주주의>는 아테네에서 집 없이 떠도는 개들과 그들을 보살펴주는 사람들에 대한 다큐멘터리이다. 작가이자, 이 영화로 감독 데뷔를 한 ‘메리 저나지’는 개와 사람들이 겪는 경험을 통해 거리의 삶을 탐구한다. 민주주의 발상지, 아테네에서 촬영된 이 다큐멘터리는 그리스가 어떻게 ‘유럽의 떠돌이 개’가 되었는지, 그리고 개들이 어떻게 민중의 희망이며 긴축재정 반대 운동의 상징이 되었는지 대해 이야기한다. 이 영화는 사랑과 충성심에 대한 보편적 이야기이며, 우리가 동물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4) 낳을 권리, 낳지 않을 권리(시비아 타마킨, 2017)
제2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기간 동안 뜨거운 반응을 일으킨 화제작. 미국 전역에 걸친 낙태반대 운동이 거세지면서 수많은 여성이 감옥에 갇히거나 폭력 및 죽음의 위험에 놓이게 되었다. <낳을 권리 낳지 않을 권리>는 ‘재생산권’에 대한 논쟁이 다만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님을 보여주며, 이 사회가 수많은 이유들로 낙태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여성들에게 얼마나 가혹한지 그리고 있다.
5) 바디토크(천 신징, 2018)
육체는 단지 껍데기나 도구로서 정신을 따르는 것처럼 보인다. 당신에 대한 모든 것은 머리카락 속에, 당신 피부 깊숙이, 당신의 장기와 내장 아래, 수천만의 신경 사이에 묻혀있다. 당신이 그 모든 것을 잊었든, 그렇지 않았든 당신의 육체는 여전히 기억한다. 이 영화에서 천 신징은 30명 이상의 여성들과 인터뷰했고, 그 인터뷰 영상들은 영화 전반에 걸쳐 사이사이 배치되어 끊임없이 육체의 ‘생(生), 노(老) 그리고 병(病)’에 대해 이야기한다.
6) 아마추어(가브리엘라 피츨러, 2018)
“라포스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독일의 유명 할인점인 ‘슈퍼빌리’가 새 출발이 절실한 스웨덴의 이 작은 마을에 들어온다는 소문이 돌자, 마을 사람들 사이에는 희망의 기운이 퍼져나간다. 무려 500개나 되는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라포스 홍보 영상을 제작할 영광은 지역 공무원인 무세에게 돌아갔지만, 아이다와 다나가 휴대폰과 셀카봉을 들고 홍보 영상에 나와서는 안 되는 사람까지 찍어가며 돌아다니는 통에 싸움이 벌어진다. 마을 홍보 영상의 담당자는 과연 누가 될 것인가?
7) 아니타 힐(프리다 리 모크, 2013)
‘SPEAKING TRUTH TO POWER.’ 아니타 힐은 1991년 대법원장 후보자 조사를 진행하는 FBI에게 ‘권력 앞에서 진실을 이야기하는’ 시민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한 결과 상상치도 못했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녀의 진실된 행동은 20여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성희롱, 인종, 권력에 대한 정치적 뇌관을 건드리면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8) 도나 해러웨이: 지구 생존 가이드(파브리지오 테라노바, 2016)
도나 해러웨이는 과학 기술 분야의 저명한 학자이자 페미니스트이며 SF 애호가이다. 1980년대 젠더와 정체성, 테크놀로지에 관한 작업을 통해 당시 유행하던 학계 경향에서 벗어나 종의 경계를 넘어선 페미니즘을 제창하며 큰 유명세를 누리게 되었다. 파브리지오 테라노바 감독은 해러웨이의 자택에서 몇 주간 머무르면서 그녀의 인생에 관한 인상 깊은 작품을 탄생시켰다. 해러웨이가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그녀의 자택에서 촬영을 진행하고, 흥미로운 연출로 이 과학자의 놀라운 지적 감수성을 선보였다. 이렇게 탄생한 이 작품은 누구보다 독창적으로 사고하는 한 학자의 솔직하고 지적인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9) 버진머신(모니카 트로이트, 1988)
작가 겸 기자가 되고 싶은 도로시는 오래전 연락이 끊긴 어머니와, 사랑이라는 열병의 치료제를 찾아 오즈의 나라와도 같은 샌프란시스코를 향해 떠난다. 그녀는 호텔에 머물며 평범한 여행을 하기도 하지만, 이웃 투숙객들의 기괴한 섹스 의식을 엿보기도 한다. 그렇게 미국에 머무는 동안, 남장을 하는 라모나, 헝가리 출신의 보헤미안 도미니크, 여성전용 스트립쇼의 호객 직원 수지 섹스퍼트 등을 알게 되면서 자기 발견과 즐거움으로 가득 찬 모험에 나서게 된다. 도로시가 급진적 레즈비언 공동체에 눈부셔하며 깨어날 때, 그녀는 자신의 진정한 섹슈얼리티를 발견하고… 어떤 환영들은 뒤로 남겨둔 채 떠난다.
10) 젠더너츠(모니카 트로이트, 1999)
<젠더너츠>는 트랜스젠더주의를 탐구한다. 새 천년이 시작하는 시점의 샌프란시스코. 젠더벤더들과 성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보그들이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자신의 육체를 교환하게 된다. 여기서 남성 혹은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은 의문시된다.
<단편>
1) 자유연기(김도영, 2018)
육아로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는 배우 지연. 어느 날 유명 감독의 오디션을 보러 오라는 전화를 받는다.
2) 골목길(오수연, 2017)
은재와 늘 다니던 골목길을 피하는 문영. 문영은 은재에게 동성애자에 대한 생각을 묻고 학교엔 레즈비언에 관한 소문이 돌기 시작한다.
3) 버려진(아자데 무사비, 2017)
신생아를 팔기로 한 부부, 그 대가가 입금되기를 병원에서 기다리고 있다. 기다려도 입금은 되지 않고, 거래를 중재한 간호사를 따져가 묻는다. 실은 아이를 사기로 한 가족 측에서 아이의 기관지에 문제가 있는 것을 알고서는 거래를 취소했다는 것. 미리 받은 계약금의 반을 돌려줘야 하지만, 이미 그 돈은 빚을 갚는데 사용해버렸다.
조아라(서울국제여성영화제 교육사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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