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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공식데일리

[PREVIEW] 박강아름 결혼하다 Areum Married

<박강아름 결혼하다>

감독 박강아름은 진보정당 활동가였던 성만과 연애하고 동거하다 결혼한다. 그리고 오랫동안 준비한 프랑스 유학을 함께 떠난다. 자신은 영화를 공부하고, 식당에서 일한 적 있는 성만은 요리를 배우면 좋겠다는 정도의 마음이었다. 하지만 둘에게 새로 주어진 현실은 만만치 않다. 넉넉지 않은 생활은 물론이고 프랑스에서 가사를 전담하게 된 성만은 우울해 한다. 박강아름은 그토록 원했던 아이를 얻지만 육아는 이들이 감당하기엔 버거운 짐이 된다. 이들은 주말에만 손님을 받는 ‘외길식당’을 운영해 보지만, 이러한 시도가 소원해진 아름과 성만의 삶에 돌파구가 돼주진 못한다.

 

<박강아름 결혼하다>는 감독의 결혼, 임신, 출산, 육아, 학업, 영화 제작의 과정이 담긴 자전적 다큐멘터리다. 박강아름은 결혼과 생활을 둘러싼 경험과 질문을 내레이션과 애니메이션을 곁들인 일상 기록으로 전한다. 이 과정에서 성만의 존재는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다. 이혼 얘기가 나온 뒤에도 아름은 성만과 마주 앉는 대신 ‘외길식당 시즌 2’를 열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 사이에서 ‘결혼이 뭘까’에 관한 답을 구하려고 한다. 아름과 성만이 서로를 향해 말하고 듣는 시간은 좀처럼 허락돼 있지 않다. 박강아름이 인정하듯이, 이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고 실패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영화 후반, 이들은 덩케르크 여행을 떠난다. 바닷가로 가자는 아름과 몸이 아프다는 성만의 대치. 그리고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 말이 없는 두 사람. 이 두 장면 사이에 있었을 하나의 사건, 즉 비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 기어코 바닷가 끝까지 나갔다 돌아오는 이들의 모습이 영화의 엔딩을 차지한다. ‘인생은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일까. 이들은 흔들리는 관계를 다잡고, 신뢰 회복을 위해 손잡을까. 혹시 반대로 이 장면은 위태로운 미래로의 연장이 아닐까. 어쨌거나 둘 사이의 장벽이 완전히 허물어지지 않은 것만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무엇이 아름과 성만의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것일까.

 

 

박강아름 결혼하다 Areum Married
다큐멘터리 옥랑문화상|박강아름|한국|2019|85분|전체|DCP|컬러|다큐멘터리

627 2019-09-04 | 20:00 - 21:25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8관 GV

*박강아름 감독·김문경 PD 인터뷰

 

글  정지혜(리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