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청소녀 특별전: 걸즈 온 필름’이 상설전으로 재정비되어 10회 여성영화제에서 소개된다. ‘걸즈 온 필름’은 성장의 과도기적 단계에 있는 ‘미’성년자 혹은 무성적 존재로만 인식되었던 10대 여성이 하나의 온전한 주체임을 주장, 지지하기 위해서 마련된 특별전이었다. 뿐만 아니라 이 부문을 통해 영상문화의 적극적인 생산 주체인 10대 여성에 주목하고자 했다. 10회 여성영화제는 ‘걸즈 온 필름’의 이러한 취지를 견지하면서 세계 각처에서 다양한 삶의 조건들을 대면하면서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10대 여성들에 대한/의한 영화를 상영한다.
<네이키드>와 <앨리스>, 그리고 <워터 릴리즈>는 10대 여성의 삶과 정체성이 그들의 몸과 분리되어 사고될 수 없다는 점을 드러내면서, ‘미숙한 몸’이 아니라 ‘변화하는 몸’으로서의 10대 여성의 몸에 주목하게 한다. 특히 <워터 릴리즈>의 경우에는 섹슈얼리티를 둘러싼 정체성의 문제가 처녀막이라는 신체적 조건으로 상징되는 ‘경계’의 도발을 통해 표현된다. 현실의 트라우마를 인터넷에서 치유하면서 현실 공간과 사이버 공간에 공존하는 10대 여성들을 다룬 <이모티콘>과 전쟁의 한 복판에서 음악을 통해 삶의 변화를 꿈꾸는 10대를 보여주는 <전장을 울리는 춤>, 그리고 자신이 근간을 두고 있는 두 개의 땅이 주는 혼란을 극복하고 정체성을 찾아가는 10대 이주여성을 다룬 <키드의 특별한 여름>은 자신이 존재하는 공간이 부여하는 다양한 조건들을 대면하게 되는 10대 여성들의 삶을 보여준다. 두 편의 한국 작품 <열 세살 수아>와 <도화지>는 현재 한국을 살아가는 10대 여성의 삶과 한 인간이자 여성으로서의 성장담을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달의 환상동화>와 <나는 10대 페미니스트였다>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10대 여성들에게 권하는 영화다.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꿈을 현재로 살고 있는 ‘문’을 보여주는 <달의 환상동화>와 21세기를 살아가는 여성으로서 ‘나를 위한 페미니즘’을 고민하는 <나는...>은 10대 여성들에게 이 사회를 살아감에 대한 새로운 비젼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프로그래머 손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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