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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영화제/10회(2008) 영화제

아시아 단편경선 서문


제 1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시아 단편경선에는 한국을 포함해서 인도네시아, 인도, 일본, 중국, 대만, 이스라엘, 이란 등 아시아 13개국에서 총 263편의 작품이 출품되었고, 이 중 여성으로서의 분명한 시각, 영화적 완성도, 감독의 가능성 등에서 뛰어난 자질을 보여준 19편이 본선 진출작으로 선정되었다. 총 251편이 출품되어 본선진출을 위해 경합을 벌였던 9회와 비교하면 규모 면에서 또다시 성장한 모습이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아시아 단편경선 부문은 아시아 여성영화의 현재를 지원하고 풍성한 미래를 독려하는 부문으로 지난 10년간 아시아 여성영화와 함께 해 왔다. 그런 의미에서 한층 성장한 아시아 단편경선의 출품규모를 자랑하는 것은 비단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뿐만 아니라 아시아 여성영화 자체의 성장과 풍부한 가능성을 자랑하는 일이 될 것이다. 더욱 고무적인 일은 여성으로서 영상을 통해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도 뛰어난 영화적 재능을 보여주는 감독이 많아졌다는 사실이다.
 
제 1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시아 단편경선은 무엇보다 한번 보면 곧 사랑에 빠지게 될 많은 여성 인물을 소개한다. 그녀들은 일흔이 넘은 나이에 연극을 시작하거나, 호모포비아 사회에 도전하기 위해 용기 있게 커밍아웃하고, 동네 꼬마가 잃어버린 개를 찾아 온 골목을 뛰어다닌다. 또 그녀들은 한적한 시골 파출소 소장이고, 현대 병원이 강요하는 폭력적인 출산 방식을 거부하는 채식주의자이며, 아프리카를 꿈꾸는 고등학생, 낯선 땅을 표류하는 유목민, 시골의 친절한 미장원 언니, 그리고 필요할 땐 과감히 칼을 빼드는 정육점 주인이다.

10회 아시아 단편경선에서 맛볼 수 있는 여성감독들의 기발한 영화적 상상력은 가부장제, 자본주의, 나이주의, 개발지상주의 등 다양한 억압으로 여성의 삶을 조건 짓는 현대 사회에서 톡톡 튀는 도발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프로그래머 손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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