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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영화제/10회(2008) 영화제

<4.11> [관객 인터뷰] 힙합소녀, 여성영화에 빠지다.


[관객 인터뷰] 힙합소녀, 여성영화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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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평등. 그녀가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찾는 이유다. 영화 ‘마돈나’를 보고 나온 안혜선(23)씨는 올해로 3번째로 영화제를 찾았다. 그녀는 현재 대학교에 재학 중이면서, 힙합음악 레이블에 소속되어 있는 뮤지션이였다. 힙합의 정신도 역시 자유를 토대로 하기에 그녀는 영화제를 즐길 수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가 다소 지루했다는 주위 사람들과는 달리 그녀는 이 영화에서 의미를 찾으며 영화를 설명하기에 이른다. 사회가 여성성을 강요하는 현실이 이 영화 속 주인공 여성이라고 하며, 깔끔하게 영화내용을 정리했다.  
그녀는 이어서 다음 영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퀴어 레인보우. 이분법적인 발상으로 인해 이 사회 속에서 대우를 받지 못하는 성적 소수자들에 대한 영화란 점이 그녀를 이끌게 만들었다. 여기서 다시 여성영화제를 찾는 그녀의 다른 이유가 이어진다. 여성영화제에서는 여성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수자를 위한 프로그램이 포함되어 있어서 호기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 여대를 다니고 있는 그녀는 우연히 학교게시판에 붙어있는 영화제 포스터를 보게 되었는데, 호기심에 사이트를 통해 영화제와 첫 인연을 닿았다고 한다. 영화제로 인해 여성학을 알게 되었고, 이젠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알리는 전도사가 되었다고 옆에 서 있는 남학생에게 웃음을 보낸다.
다소 수줍게 시작했던 인터뷰가 종반에 이르자, 그녀는 영화제에 대한 바람을 우리에게 전한다. 10회를 맞이하는 영화제의 규모가 커지는 것에 상당히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하지만, 커지고 있는 이면에 우려되는 몇 가지 점을 꼬집었다. 일단, 그녀가 두려워하는 것은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전문성보다는 상업성에 지나치게 의존하여 기존관객의 기호를 흔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였다. 초심을 잃지 말라는 그녀의 충고였다. 다음으로 그녀가 영화제에 원하는 것은 영화를 보여주는 것에만 임무를 다하지 말고 피드백할 수 있는 창구를 많이 열어달라는 당부다. 기존의 세미나와 학술회의가 부족하다는 것과 동시에 일반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이해하는 데 좀 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녀는 무대만 있다면 행복하다고 한다.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고 싶어한다. 그래서 몇 년째 그녀는 대부분 자신보다 어린 여학생들을 이끌고 여러 공연장을 전전한다고 한다. 오늘은 그녀가 무대 위의 힙합여전사로가 아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관객으로 짧은 시간이지만 자유를 느끼고 갔다. 꽤 진지했던 인터뷰를 마치고, 그녀는 카메라에 촬영된 자신의 모습을 걱정하며 20대 꽃처녀의 천진난만함을 마지막으로 보이고 갔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찾은 가장 이상적인 관객이 아닐까한다.          
                                                         

  웹데일리 자원활동가 신동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