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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영화제/10회(2008) 영화제

<4.11> [감독과의 대화] <제주도 해녀> 바바라 해머 감독

[감독과의 대화] <제주도 해녀> 바바라 해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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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해녀>의 바바라 해머 감독과 관객들이 영화에 관해 질문하고 답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11일(금) 오후 8시, 아트레온 6관에서 영화가 상영된 후 ‘감독과의 대화‘ 시간이 이어졌다. 사회는 김선아 수석 프로그래머가 맡았으며 개막작 <텐 텐>에 참여한 울리케 오팅거 감독도 이 자리에 참석했다.

바바라 해머는 특유의 개방적인 성격답게 관객들의 질문에 성실히 답했다. 무대 앞에서 이리저리 이동하며 영화에 대해 설명하는 등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쇼맨십을 발휘해 직접 객석으로 올라가 관객의 손을 잡으며 영화를 어떻게 보았는지 묻기도 했다.

다음은 ‘감독과의 대화‘에서 나왔던 관객들의 질문과 감독의 답변을 정리한 것이다. 


어떻게 낯선 땅에서 해녀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고, 제작 과정은 어떻게 진행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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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년 전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방문하면서 관광책을 통해 제주도를 알게 됐다. 그 책에서 해녀에 대한 내용을 보며 흥미를 갖게 돼 영화를 제작하게 됐다. 연구, 촬영, 인터뷰를 모두 5일안에 마쳐야 했기에 너무 급하게 진행됐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시간의 제한없이 계속해서 해녀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해녀들의 모습을 담기 위해 나는 조감독과 함께 방수가방을 구매했다. 해녀에 대해 전혀 모르는 미국인으로서 나도 해녀들의 다이빙에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이빙을 하게 됐지만 할 때마다 카메라가 둥둥 떠서 고생했다. 바다 깊은 곳까진 들어가진 못했다. 해녀들이 깊은 곳에 있는 물건들을 카메라 앞에 비춰주는 등 많은 도움을 줘 큰 어려움 없이 촬영할 수 있었다.






실제로 다이빙을 하겠다고 했을 때 해녀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촬영 중 의사전달은 어떻게 이루어졌나.


- 해녀들은 내가 다이빙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워했고 초반에는 내가 여자라는 사실을 믿지 못했다. 그들이 나를 남자로 오해해 나는 가슴을 보여주기도 했다.
촬영하면서도 의사전달이 잘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나는 촬영을 마친 후 미국으로 돌아와 인터넷으로 제주도 방언에 대해 잘 아는 분을 찾았다. 마침 미국에 머물던 분 중에 제주도 방언을 할 줄 아는 분이 있어서 촬영한 장면을 직접 통역해주셨다.


해녀들을 보며 느꼈던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을 말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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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전문 여성들이 주도한 최초의 독립운동이 해녀들의 힘으로 전개됐다는 사실에 매우 놀랐다. 해녀들은 즉흥적으로 일어나서 농담을 하기도 하고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바다 생활을 하기 위해 태어났다고 말했다. 그들의 이런 자부심이 인상 깊었고, 욕 잘하는 모습도 놀라웠다. 나는 개인적으로 자유롭게 욕할 수 있는 분위기는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에 사용된 음악은 비교적 어두운 분위기다. 음악을 통해 해녀들의 삶의 긍정적인 부분 외에도 감독이 느꼈던 복잡한 감정을 전달하려 했던 것은 아닌가?


- 실제로 잠수해보면 알겠지만 바다 속에도 소리가 있다. 전자음악을 통해 수심의 압력, 바다의 느낌을 담고자 했다. 그것이 두려움이나 공포를 의미했던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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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을 시작하기 전, 촬영하던 시기, 촬영 후에 해녀에 대한 이미지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궁금하다.

- 해녀에 대한 시각이 바뀌지는 않았다. 나는 줄곧 어떻게 이 작품을 완성할 수 있을지만 고민해왔기 때문이다. 또 나는 위에서 내려다보는 권위자가 아닌 직접 함께하는 참여자의 시선으로 해녀들의 삶을 바라보고자 했다. 차이점이 있다면 집단에 대한 시각에서 개인에 대한 시각으로 중심이 옮겨갔다는 것이다. 처음엔 해녀를 하나의 집단으로만 간주했지만 편집을 하는 과정에서는 개개인의 외모, 목소리, 성격 등에 집중해서 바라보게 됐다.











웹데일리 자원활동가
김경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