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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SIWFF 미리보기] 퀴어 레인보우 퀴어 레인보우, 미국, 중국, 한국의 퀴어들 성 다양성을 지지하며 성적 소수자들의 삶과 사안을 다룬 영화를 소개해온 '퀴어 레인보우'의 올해 특징은 미국, 중국어권, 한국의 주목할 만한 성취다. 최근 미국 퀴어 영화는 주제의 다양성과 완성도에 있어 뉴 퀴어 시네마의 부활을 보고 있는 듯 하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오바마 정부의 퀴어 우호적 정책과 트랜스젠더나 유색인종 등 성소수자 내의 소수자 문제에 대한 깊어진 고민과 높아진 감수성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포스트-트럼프의 미국이 더 걱정되기도 한다. 이미 여러 단편으로 선댄스 등의 북미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아온 뎁 쇼발과 제니퍼 리더의 장편 데뷔작, 경제문제가 심각한 미국 변두리 레즈비언의 강렬한 연애를 탁월한 연출로 그려낸 과 이민전문변..
[2017 SIWFF 미리보기] 페미니스트 필름 클래식 마가렛 애트우드의 소설 『시녀 이야기』는 다음과 같은 말로 끝을 맺는다. “돌아서서 그녀를 쳐다보면, 그녀는 잠깐 모습을 보이지만 어느새 우리 손아귀를 빠져 나가 사라집니다. 과거는 위대한 암흑이요, 메아리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 속에서 목소리들이 우리를 찾아올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들이 하는 말들은 그들이 온 세상의 어둠에 흡수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노력해도, 우리는 우리 시대의 선명한 빛 속에서는 그 목소리를 정확히 해독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길리어드라는 가상의 공화국을 배경으로 한 디스토피아 소설 중의 소설인 『시녀 이야기』에서 애트우드가 피력한 역사관은 암울하기 그지없는 그녀의 소설을 닮아있다. 돌아서서 쳐다보면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과거의 그녀들을 어떻게 우리는 현재에 불러들일 ..
제 19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뉴스레터 85호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뉴스레터
“나의 어머니는 컴퓨터였다” - 여성, 과학 그리고 SF “나의 어머니는 컴퓨터였다.” SF 문학의 디지털 주체를 페미니즘 관점에서 풀어낸 자신의 저서에 캐서린 헤일스는 이와 같은 제목을 붙였다. 처음엔 이 제목의 의미가 명확하게 해독되지 않아 혼란스러웠다. ‘마더컴퓨터’나 ‘마더보드’ 같은 은유를 지칭하는 건가? 아니면 ‘여성은 자연, 남성은 기술’이라는 유해한 편견을 퍼트린 가부장제 이데올로기를 비판하는 선언인가? 그 의문은 약간의 당혹스러움 속에서 이 책을 펼친 직후 단박에 풀렸다. 그러나 나의 예상과는 달리 그건 환상도 은유도 아닌 존재하는 역사적 사실이었다. 좀 길긴 해도 너무나 매혹적인 이 이야기를 잠깐 들여다보자. 제목에 붙여 닐 스티븐슨의 『크립토노미콘』에서 허구의 인물인 수학천재 로렌스 프리처드 워터하우스가 상관 얼 콤스톡 중령에게 자신의 새로..
에디토리얼 여성의 과거, 현재, 미래 이번 19회 영화제는 ‘여성의 과거, 현재, 미래’라는 주제로 다채로운 영화들이 상영될 예정이다. 보통 영화제 즈음해서 개최되는 기자회견에서 상영작과 프로그램 이벤트 등 전반을 발표하기 때문에 개별 작품들을 지금 이자리에서 언급하지 못하는 점 양해바란다. 영화제를 이렇게 정성스럽게 준비했다면서 소개하고 의도를 알려 함께 하자는 말을 건네는 데에는 그래서 조금 한계가 있을 수 있겠으나, 기자회견 때 발표라는 일종의 엠바고를 어기지 않은 선에서 올해 영화제의 기획 방향과 진행 과정 등에 대해 말해야 겠다. ‘여성의 과거’ 는 일종의 회고전으로 이라는 섹션명으로 선을 보인다. ‘세계영화사’라는 역사는 보통 할리우드 대 반할리우드 프레임으로 기술되어 왔다. 흔히 예술영화라고 불리던 반..
소신 있는 그녀들의 특별한 말, 말, 말! 배우 앤 해서웨이가 여성을 대변한 소신 있는 발언으로 많은 여성들의 공감을 얻으며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3월 8일 앤 해서웨이는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국제 여성의 날 UN 연설에서 “엄마들에겐 유급 육아휴직이 필요하다. 부모가 되는 일이 경제적으로 부담되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여성들만 가족을 돌보는 관행은 차별적이다. 가정과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남성들의 참여와 연결을 제한하며 가정에서 아버지가 아닌 어머니에게 더 부담을 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여성의 진출 기회를 보장하지 못할뿐더러, 남편에게도 악영향을 준다"고 덧붙였다. 또한 “육아휴직은 일을 쉬는 것이 아니라 역할을 정의하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투자하도록 돕는 제도”라며 육아휴직의 필요성에 대..
여성영화를 분류하는 새로운 기준, “F Rated” 2014년 영국의 영화 감독이자 배스 영화제(Bath Film Festival)의 디렉터인 홀리 타퀴니(Holly Tarquini)가 처음으로 “F-Rated”라는 것을 소개했다. “F-Rated”는 앞서 공개된바 있는 영화 속 여성 캐릭터의 기여도를 따지는 벡델 테스트와 이를 보완하기 위해 나온 여성 배우의 비중과 독립성에 중점을 두고 양성 평등 지수를 따지는 마코모리 테스트 이후 등장한 여성영화 테스트이다. 이를 개발한 페스티벌 디렉터 홀리 타퀴니는 3가지 조건에 속하면 F등급이 부여된다고 말했다. “F-Rated”의 3가지 조건은 아래와 같다. l 여성 감독이 연출했거나 (is directed by a woman)l 여성 작가가 각본을 썼거나 (is written by a woman)l 여성 캐릭터..
여수 예울마루 여성영화산책 2월 여수 예울마루 여성영화산책 2월 여수에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와 인연을 키워가는 예울마루가 있습니다. 복합문화예술공간인 예울마루는 전통가옥 마루와 같이 여수 시민과 여수를 찾는 분들이 쉬어갈 수 있는 곳입니다. 공연과 전시가 주로 이루어지지만 짝수 월 마지막 주 수요일이 되면 여성영화가 예울마루로 산책을 나옵니다. 2015년 8월부터 시작된 예울마루 여성영화산책을 위해 2월 22일 아카이브 보라가 여수를 찾았습니다. 22일 수요일에 도착한 여수는 비가 많이 오고 있었습니다. 비가 오면 떨어지는 비에, 손에 든 우산에 움직이기가 여간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혹시 많은 분이 예울마루 여성영화산책에 오시려 했다가 예정을 바꾸시지 않을 까 걱정을 했답니다. 그러나 영화 시작 전 인사로 만난 관객들을 보며 괜한 걱..